언론사 연말 광고 성수기 '옛말'

주요 기업 실적부진 여파로 언론사 광고·협찬도 직격탄
취재비 감액 등 단순절감보다 비용혁신 등 발상 전환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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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광고매출이 3224억원이었는데 올해는 1450억원으로 절반도 안 된다.”(지난 6일 열린 중앙일보 조직개편 설명회 내용)


‘연말 특수’마저 옛말이 되면서 매출 감소에 대한 언론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광고·협찬 매출이 안 좋다는 게 새로운 이야기는 아니지만 올해는 예년과 분위기가 전혀 다르다는 게 언론계의 공통적인 반응이다.


광고주들이 선호하는 광고 플랫폼이 종이신문이나 TV에서 모바일로 급속히 변한데 따른 여파도 크지만, 올해의 경우 삼성이 관련 예산을 옥죄고 주요 기업들의 실적 부진 여파가 언론사 광고·협찬 매출에 직격탄이 되고 있다.


A메이저신문 관계자는 “삼성 등 몇몇 기업들에 대한 의존도를 새삼 실감한 한 해였다”고 말했다.


특히 삼성 미래전략실 해체에 따른 컨트롤타워 부재 탓에 삼성 계열사 광고·협찬 물량이 자취를 감춘 여파도 적잖다.


주요 언론사들은 올해 상반기 삼성 관련 매출이 급격히 줄어들었지만 하반기쯤 정상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다른 기업들이 하반기에 집행할 광고·협찬 예산 등을 상반기에 끌어다 썼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삼성이 광고·협찬 예산을 풀지 않는 데다 하반기 예산을 미리 쓴 데 따른 후폭풍이 하반기 한꺼번에 불어 닥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경향신문의 지난 3분기 지대·광고매출은 16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83억원)보다 8.2%가량 하락했다. 1~2분기 관련 매출의 경우 지난해 같은 기간(300억원)보다 7% 증가한 321억원을 기록한 것과 대조적이다.


이런 분위기는 엇비슷해 서울신문의 3분기 신문매출액은 156억원에서 148억원으로, 한겨레의 3분기 신문매출액은 138억원에서 130억원으로 떨어졌다.


문제는 ‘한 해 장사’를 판가름하는 12월 광고·협찬 매출 전망 역시 불투명하다는 점이다. 그동안 삼성은 새해 전후로 광고·협찬 예산을 삭감하겠다고 엄포를 놨지만 연말엔 부족분을 메워줬다. 하지만 올해는 상황이 달라져 이마저도 기대하기 힘든 분위기다.


B경제지 광고국장은 “12월은 한 해 장사를 판가름하는 시기인데 연말까지 삼성광고 정상화는 기대하기 힘들 것 같다”며 “삼성 전체 물량 중 삼성전자가 70%를 차지하고 나머지 30%는 삼성 계열사 예산이었는데 계열사 광고는 올해 아예 자취를 감췄다”고 우려했다.


메이저신문이나 경제지보다 삼성 의존도가 높은 중소 신문사일수록 그 피해는 클 수밖에 없다. C신문사 관계자는 “올해 삼성 여파로 관련 매출이 30%내외로 줄어들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언론사 입장에선 광고·협찬매출이 빠진 만큼 신규 사업을 찾아 메워야 하는데 말처럼 쉽지 않다.


이 때문에 취재비 등 손 쉬운 비용절감에 나설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이보다 각 사에 맞는 비용혁신에 대한 발상 전환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예컨대 조선일보는 지난 3월부터 전 독자들에게 배포하던 ‘위클리비즈’를 선택제(원하는 구독자는 무료·위클리비즈만 구독 시 월 3000원)로 바꾸면서 연 20여억원의 비용절감효과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D언론사 사장은 “삼성 하나의 문제가 아니라 삼성 여파로 다른 대기업의 관련 매출이 떨어진다는 게 더 큰 문제”라며 “사업 부서에서 새로운 사업계획을 찾고 있지만 새 아이템을 찾기도 힘들 뿐더러 찾는다고 해도 수익이 나는 데 최소 2~3년이 걸린다”고 말했다.

김창남 기자 kimcn@journalist.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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