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TN, 커지는 최남수 자진사퇴 목소리

'적폐청산' 협상 결렬 후폭풍
노조·직능단체, 비대위 구성
20~21일 쟁의행위 찬반투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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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남수 YTN 사장 내정자에 대한 사퇴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
노종면 기자가 보도국장직을 거부한 데 이어 강성웅 편집부국장이 12일 보직을 사퇴하며 사실상 최 내정자에 대해 자진사퇴를 요구했다. YTN 노조와 직능단체는 지난 11일 ‘YTN 정상화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사퇴 촉구 서명운동에 돌입했다.


노 기자는 지난 7일 사내게시판을 통해 “보도국만큼은 정상화해야 한다는 요구의 절박함에 깊이 공감하고 있고, 이번 ‘담판’의 방해 세력에 타격을 가하기 위해서라도 보도국장직을 기필코 확보해야 한다는 요구가 적지 않음을 잘 알고 있지만 고심 끝에 거부를 결심했다”고 밝혔다. 그는 “고민이 깊고 상황이 복잡할수록 본질을 바로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투쟁 의지를 드러냈다.


노 기자는 보도국장으로 내정된 직후 “시대의 요구이자 YTN 혁신의 출발이어야 할 적폐청산이 흔들림 없이 실행될 수 있는 것인지 그 구체적 방안을 (최 내정자로부터) 확인하고, 적폐청산의 선명한 기준과 단단한 제도를 확보해 달라”고 노조에 요청한 바 있다.


전국언론노조 YTN지부는 11일 오전 YTN기자협회·영상보도인협회·기술인협회 등 사내 직능단체와 결합해 ‘YTN 정상화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 출범식을 열고 “최남수 사장 내정자와 적폐 퇴출을 위한 끝장 투쟁에 나선다”고 선언했다.

▲전국언론노조 YTN지부는 11일 오전 YTN기자협회·영상보도인협회·기술인협회 등 사내 직능단체와 결합해 ‘YTN 정상화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 출범식을 열고 “최남수 사장 내정자와 적폐 퇴출을 위한 끝장 투쟁에 나선다”고 선언했다.

이에 박진수 언론노조 YTN지부장은 지난 5일부터 3일간 ‘적폐청산’과 관련한 입장을 듣고자 최 내정자를 만났다. 하지만 적폐청산 실행 방안과 관련해 의견이 엇갈렸고 끝내 협상이 결렬됐다. 특히 최 내정자가 ‘최근 3년 간 보직을 담당한 인사들을 향후 인사에서 잠정 보류해 달라’는 노조의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은 게 결정적인 장애물이 됐다.


권준기 YTN지부 사무국장은 “최 내정자는 한발자국도 양보하지 않는 모습이었다. 특히 김호성 상무를 비롯한 현재 문제가 있는 임원진에 대한 인사와 관련해서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이런 식으로 가면 어떻게 개혁이 제대로 이뤄지겠나. 최 내정자 체제 하에서는 이전 조준희 전 사장 체제가 그대로 이어지는 분위기가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협상 결렬 이후 최 내정자가 김호성 상무와 류제웅 기획조정실장의 거취 문제를 포함해 노조의 요구를 상당 폭 수용한 전향적인 제안을 다시 전달했다’는 사측의 주장에 대해서도 “사실상 본질은 아무것도 바뀐 게 없었다. 보직 간부 임명 보류 대상에 비보도 파트를 빼달라고 말하는가 하면 김호성 류제웅 두 사람에 대한 인사조치 시점을 좀 더 늦춰달라고 요청하는 등 근본적으로 적폐청산 의지를 보이기보다 어떻게든 지금 난관을 벗어나려는 꼼수만 엿보였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강성웅 편집부국장은 12일 오전 노조와 후배들의 잇단 요구에 공감한다는 글을 남기고 보직을 사퇴했다. 그는 “YTN이 과거를 성찰하고 새롭게 출발하자는 것은 그에 걸맞은 사람이 사장이 돼야 한다는 것”이라며 “지금의 상황은 이런 방향과 거리가 멀어지고 있다. 누구에게나 공과 과가 있겠지만 우선 저부터 내려놓겠다”고 밝혔다. 최 내정자의 자진사퇴를 바라는 보직 간부들의 추가 사퇴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YTN지부는 비대위 출범 이후 20~21일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벌인다. 임금 교섭 및 YTN 정상화 요구가 관철되지 않을 경우 파업을 포함하는 쟁의행위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최 내정자는 12일 기자협회보와의 통화에서 “노조가 원하는 안을 상당부분 수용했고 서로 협상할 수 있는 분위기였는데, 파국까지 간 데에 대해 아쉽고 의아하다”며 “노조가 지지하는 후보가 참여한 사장추천위원회 절차를 거쳐서 합법적으로 된 내정자지 않나. 회사의 정상화가 시급한 만큼 다시 협상 자세로 돌아와서 파국을 막고 정비하는 방향으로 갔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이진우 기자 jw85@journalist.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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