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자들과 공개 질의응답 '긍정'

임명동의제 첫 시행 SBS
공고 기간 단축 등 의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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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역사상 처음으로 시행됐던 SBS 임명동의 투표가 지난달 30일 전원 ‘임명동의’ 결론을 내며 마무리됐다. 지난 10월13일 노사가 합의해 지난달 21일부터 절차에 돌입한 임명동의 투표는 대주주의 일방적인 지명이 아니라 구성원들의 손으로 경영진을 뽑았다는 점에서 방송 자율성과 독립성 회복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박정훈 SBS 사장, 심석태 보도본부장 등은 지난달 28일부터 30일까지 사흘간 실시한 임명동의 투표결과 구성원들의 임명동의를 받았다. 투표 참여율은 사장 88%, 보도본부장 93%, 편성실장 96%, 시사교양본부장 83%였다.


구성원들은 임명동의 투표 과정에서 후보자들과 공개 질의, 답변을 주고받은 것을 대표적 성과로 꼽았다. 전국언론노동조합 SBS본부는 지난달 21일 ‘SBS 사장 후보자에게 묻는다’며 △사업 구조 정상화 방안 △방송 독립과 자율성 강화를 위한 비전과 대안 △인사와 경영 쇄신의 구체적 방안을 공개 질의했다. 박정훈 사장은 이에 지난달 24일 사내게시판에 관련 입장을 밝혔다.


보도국에서도 기자협회 지회를 중심으로 지난달 24일부터 26일까지 보도본부장에 대한 질의가 이어졌다. 심석태 보도본부장은 이에 SBS 뉴스의 방향성, 조직운영에 대한 생각을 담은 답변을 지난달 27일 지회에 보내 공지토록 했다. 한승구 SBS 지회장은 “답변의 충실성을 떠나 노조와 사장이 공개 질의응답을 하는 과정을 보면서 우리도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이 과정을 통해 보도본부의 수장으로 있는 사람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처음으로 알 수 있었다. 임명동의제에 대한 긍정적 평가, 보도본부 구성원들의 높은 참여 열기는 이 때문”이라고 했다.


임명동의 투표 직후 SBS는 조직 개편과 후속 인사를 통해 체제를 완비했다. SBS 대주주이자 지주회사인 SBS미디어홀딩스 사장에 신경렬 SBS 정책실장이 내정됐고 주요 보직에 대한 인사도 마무리됐다. 전략기획실도 신설됐다. 심영구 SBS노조 공정방송위원장은 “인사 철이 되면 사내가 술렁일 수밖에 없는데 과거에는 ‘또 저런 인사네’ ‘회전문 인사’라고 얘기했다면 이번에는 과거와 기류가 다르다”며 “‘180도 바뀌었다’ ‘혁명적이다’ 라고 얘기할 순 없지만 적어도 인사권자만 바라보는 관습은 바뀌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다만 구성원들은 이번 제도 시행에 몇 가지 과제가 남았다고 말했다. SBS 한 기자는 “일주일간의 공고 기간이 너무 길어 기존 본부장이 공중에 떠버리는 상황이 발생하는 것 같다”며 “공고 기간을 줄이고 대신 질의응답 시간이 모자라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아예 절차로서 질의응답을 마련했으면 한다. 후보자로 내정되면 후보자가 먼저 비전과 방향을 제시토록 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강아영 기자 sbsm@journalist.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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