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국정원 직원·VIP 자녀 등 20명 '특혜채용'

제326회 이달의 기자상 취재보도1부문 / 한겨레신문 송경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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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신문 송경화 기자

▲한겨레신문 송경화 기자

특혜 채용 의혹 관련자들의 해명은 한결같았다. 우리은행 임직원들은 국가정보원 직원이나 VIP 고객의 자녀를 은행 인사부서에 별도로 추천했고, 인사부서는 이를 리스트로 정리했다. 은행 자체 조사 결과 이러한 내용은 인사담당 부행장에게까지 보고됐다고 한다. 하지만 채용 절차가 마무리된 뒤 합격 여부만 통보하는 등 유력자나 ‘큰 손’ 고객에 대한 일종의 ‘관리’ 차원에서 정리한 것이지 실제 채용 여부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는 것이다.


한겨레가 보도한 이 ‘추천 리스트’에는 국기원장도 이름을 올렸는데, 그의 해명도 비슷했다. 채용이 끝난 뒤 우리은행의 지인에게 ‘내 조카가 들어가게 됐으니 잘 지켜봐달라’고 했을 뿐 채용 과정 자체와는 무관하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추천된 자’들은 결국 최종 합격했고, 2016년 하반기 공채에서 확인된 것만 해도 전체 채용 인원의 최소 10%에 이른다. 우연이라고 치기엔 너무 많은 숫자다. 추천과 합격이 이어지는 이 리스트만으로도 둘 사이 상관관계를 충분히 의심해볼만 하지만, 더 입증하기 위해 추가 보도를 이어가야 했다.


국정원 직원의 딸은 2015년 우리은행에 입사한 뒤 퇴직했는데 이듬해 이례적으로 재입사한 것이나, 국기원은 원장 조카의 우리은행 채용을 전후해 우리은행을 주거래은행으로 선정해 대가성이 의심된다는 것 등이 그 예다. 하지만 해명을 더욱더 확실하게 깨기 위해선 압수수색과 소환조사 등 수사기관의 움직임이 필요한 게 현실이다. 한겨레 보도로 이러한 움직임이 촉발돼 현재 진행 중인 것은 진전이라고 자평해본다.


이 보도는 처음부터 끝까지 심상정 정의당 의원이 있어 가능했다. 청년을 향한 그의 관심과 열정이 진심이었음을 취재 과정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스스로의 삶을 개척하기 위해 이 순간에도 고군분투하고 있는 청년들에게 힘이 될 수 있게 이 사안이 마무리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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