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가 보도한 이 ‘추천 리스트’에는 국기원장도 이름을 올렸는데, 그의 해명도 비슷했다. 채용이 끝난 뒤 우리은행의 지인에게 ‘내 조카가 들어가게 됐으니 잘 지켜봐달라’고 했을 뿐 채용 과정 자체와는 무관하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추천된 자’들은 결국 최종 합격했고, 2016년 하반기 공채에서 확인된 것만 해도 전체 채용 인원의 최소 10%에 이른다. 우연이라고 치기엔 너무 많은 숫자다. 추천과 합격이 이어지는 이 리스트만으로도 둘 사이 상관관계를 충분히 의심해볼만 하지만, 더 입증하기 위해 추가 보도를 이어가야 했다.
국정원 직원의 딸은 2015년 우리은행에 입사한 뒤 퇴직했는데 이듬해 이례적으로 재입사한 것이나, 국기원은 원장 조카의 우리은행 채용을 전후해 우리은행을 주거래은행으로 선정해 대가성이 의심된다는 것 등이 그 예다. 하지만 해명을 더욱더 확실하게 깨기 위해선 압수수색과 소환조사 등 수사기관의 움직임이 필요한 게 현실이다. 한겨레 보도로 이러한 움직임이 촉발돼 현재 진행 중인 것은 진전이라고 자평해본다.
이 보도는 처음부터 끝까지 심상정 정의당 의원이 있어 가능했다. 청년을 향한 그의 관심과 열정이 진심이었음을 취재 과정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스스로의 삶을 개척하기 위해 이 순간에도 고군분투하고 있는 청년들에게 힘이 될 수 있게 이 사안이 마무리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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