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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리 복마전 KBS 이사회부터 정상화해야

[우리의 주장] 편집위원회

편집위원회2017.11.29 14:40:36

지난 24일 감사원은 KBS 이사진에 대한 감사를 벌여 업무추진비 2억여원이 부당하게 집행된 사실을 적발했다. 감사원이 방송통신위원회에 KBS 이사들에 대한 인사 조치를 요구함에 따라 일부 이사 해임이나 이사연임추천 배제 등의 조치가 취해질 것으로 보인다.


KBS 이사들의 업무추진비 부당집행 사례는 가히 충격적이다. 재직기간 2년 동안 사용한 업무추진비 2억5000여만원 가운데 87%에 해당하는 2억800만원이 영수증을 제출하지 않거나 사적으로 쓰는 등 기본적인 회계규정조차 지키지 않았다. 수십 차례 집 근처 배달음식점에서 배달음식을 결제한 이사가 있는가 하면, 회사에서 업무용으로 지급한 휴대전화를 부인에게 주고 새 휴대전화를 구매한 이사도 있었다. 자녀용으로 의심되는 청소년 도서 구매, 마트 결제, 빵 구입은 물론 유흥주점까지, 이들은 아무런 문제의식 없이 버젓이 법인카드를 내밀었다. 국민의 수신료로 만들어진 업무추진비가 그야말로 이사들의 쌈짓돈처럼 쓰인 사실이 적나라하게 드러난 것이다.


이사들이 내놓는 변명도 군색하다. 사적인 식사 자리였더라도 동행인과 KBS에 대한 언급을 했거나 혼자 갔더라도 시사잡지를 읽었다며 모든 행위가 KBS 이사로서의 공무수행의 연장이었다는 황당한 주장들이다. 이 정도면 KBS 이사들의 도덕적 해이가 도를 넘어 공영방송의 존립 자체를 위태롭게 하고 있다.


이번 감사 결과는 개인의 비위 사실을 넘어 KBS가 과연 수신료에 대한 책임을 다하고 있는지를 의심하게 한다. KBS에는 이미 모든 거래에 대해 사용 내역을 기재해 전표 처리하도록 하는 회계규정이 있다. 사적용도로 의심받을 수 있는 시간 또는 장소에서 쓰지 않도록 하는 법인카드 사용 가이드라인도 만들어져 있다. 그동안 방만 경영을 수차례 지적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내부 감사 등의 시스템이 전혀 작동하지 않았던 것이다. 그러면서도 수신료 인상을 줄기차게 요구해온 KBS의 표리부동에 국민들이 느꼈을 허탈감은 가늠할 수도 없다.


87%에 이르는 부정집행 규모는 KBS 이사의 업무추진비가 과연 필요한지에 대한 의구심마저 갖게 한다. KBS 이사는 겸직이 가능한 비상임직으로 매월 380만원이 지원되고, 이사장은 매월 670만원까지 집행이 가능하다. 독일 공영방송은 방송평의원(우리나라의 이사)에게 업무수행을 위한 최소한의 직무수당으로써 주의원 세비 1/10 수준의 업무추진비를 지급하고 있다. 이마저도 정부에서 감독인을 파견해 관리한다. 또, 물의를 빚은 평의원은 영구퇴출은 물론 추천한 단체의 추천권도 박탈하는 이중보완 제도를 마련하고 있다. 이 같은 점을 고려할 때 사실상 주 1회 정도 근무하는 우리나라 공영방송 이사들의 지원금은 과도한 측면이 있는데다 집행방식마저 부실하기 짝이 없다.


이사회가 방송사 운영에서 절대적인 지위를 갖는 구조도 문제다. KBS 이사회는 KBS 방송 전반에 대한 운영계획을 수립하고, 예·결산 및 경영평가 등을 심의·의결하는 최고의결기구이다. 그런 막중한 책임에 비해 감시와 견제시스템은 사실상 없다. 회사 운영에 문제가 생겨도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는다. KBS 파업으로 방송 파행이 장기화되고 있지만 경영진만 두둔하며 손 놓고 있는 사례가 대표적이다. 업무추진비 사용 내역과 회의록, 예산집행 내역 등을 공개하라는 시민사회단체의 요구에도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무소불위의 권력이 된 공영방송 이사회에 대한 개혁이 절실한 이유다.


무엇보다 가장 먼저 이번 감사원의 지적을 받은 KBS 이사들은 최소한의 양심을 이제라도 발취해 감사 결과를 즉각 수용하고 사퇴해야 할 것이다. 방통위 역시 감사원의 요구대로 이사별 징계 등 후속조치를 위한 빠른 결단을 내리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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