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애 마지막 전력질주

제325회 이달의 기자상 지역기획보도 신문·통신 부문 / 국제신문 김영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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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신문 김영록 기자

▲국제신문 김영록 기자

지난 1월 국제신문 창간 70주년 기획 기사를 준비하면서 부산 중구 보수동 한 마을을 찾았다. 홀몸노인 문제의 대안을 찾기 위한 현장탐방 차원에서였다.


좁고 낮은 골목길을 지나 겨우 도착한 마을 분위기는 참혹했다. 이곳엔 수십 년 전 마을을 형성한 노인들만 살고 있었다. 작은 슈퍼를 운영하며 홀로 사는 90대 노파와 이야기를 나눴다. 이웃에 사람이 사는지조차 모른단다. 이 노파는 사람이 그리워 ‘월세 10만원’ 벽보를 붙이고 한 지붕 아래 함께 살 ‘가족’을 찾고 있었다.


‘생애 마지막 전력질주’ 기획시리즈는 이 벽보에서 시작됐다. 취재팀은 “책상머리가 아닌 마을 속으로 들어가 주민들과 살면서 노인 문제에 대한 해법을 찾아보자”고 마음먹었다.


대상지는 장래에 우리 사회가 겪을 고령화 등의 문제를 이미 겪고 있는 부산 부산진구 개금3동 8통, 10통으로 정했다. 월 17만원짜리 셋방을 구해 7개월을 꼬박 머물렀다.


처음 노인들의 반응은 냉담했다. 수차례 문을 두드렸지만, 심층 설문에 응한 노인은 손에 꼽혔다. 취재팀은 이들과 점 10원짜리 고스톱을 치고 감자를 함께 쪄 먹으며 관계를 형성했다.


시간이 지나 노인들은 굴곡진 과거사와 숨겨온 특기 그리고 하고 싶은 꿈들을 털어놨다. 이후 ‘반찬과 콩나물 만들기’로 노인들은 스스로 ‘전력질주 협동조합’을 형성했다. 협동조합을 기반으로 ‘대안가족’, ‘대안가족센터’도 만들고 있다.


취재팀은 약간의 준비과정만 도왔다. 노인들은 매번 스스로 자신들의 가능성을 증명했다. 부산에서 시작된 대안가족이 전국으로 퍼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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