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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영 KBS사장 거취발언... 여당 "시간 끌기 꼼수"

국회 과방위 KBS, EBS 국정감사

최승영 기자2017.11.10 21:38:38

KBS 구성원들로부터 퇴진 요구를 받고 있는 고대영 사장이 10일 국정감사에서 자신의 거취를 방송법 개정여부에 따라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다시 한 번 분명히 했다. 앞서 “방송법이 개정되면 사장직에서 물러나겠다”는 고 사장의 발언이 알려지며 임기를 보장받으려는 ‘꼼수’라는 지적이 나온 바 있다. 고 사장은 이날 ‘국정원 비보도 협조 및 200만원 수수’ 등 그간 자신을 둘러싸고 나온 여러 의혹들에 대해서도 부인했다.

이날 오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KBS·EBS 국감에서 고 사장은 “법과 원칙을 따르겠다. 개인적으로 자리에 연연하지 않는다”며 “방송법이 개정되면 임기에 연연하지 않고 거취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고 사장은 “KBS사장으로서 정치적 격변기가 있을 때마다 KBS사장이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임기 중도에 그만두고 바뀌는 것을 제 선에서 고리를 끊어야 한다”며 “법, 제도를 바꾼다면 그걸 수용하겠다”고 부연했다.
 10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KBS와 EBS의 국정감사에 고대영 KBS 사장이 출석하고 있다.(뉴시스)

▲10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KBS와 EBS의 국정감사에 고대영 KBS 사장이 출석하고 있다.(뉴시스)


이 같은 질의는 김성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입장표명 요구에 따른 것이었다. 김 의원은 고 사장의 답변에 “방송법 개정될 때까지 시간 끌어보겠다는 걸로 들린다. 언론에서도 ‘꼼수’라는 비판이 나온다”고 지적했다.

앞서 지난 9일 교섭대표 노조인 KBS노동조합(위원장 이현진)은 파업중단을 밝히는 보도자료에서 고 사장이 “방송법을 개정하면 자리에서 물러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전한 바 있다. 현재 더 많은 KBS구성원들이 속한 언론노조 KBS본부(본부장 성재호)는 이와 관련 “정치권에서 이런저런 이유로 방송법 논의가 지지부진할 것이 너무나 뻔하다...고대영 사장은 퇴진요구에 대한 방패막이로 삼아 자신의 임기를 모두 채우려 할 것이다. 방송법에 사장퇴진을 연계하는 것은 결국 적폐체제 수명을 늘려주자는 얘기밖에 안된다”며 파업지속 의사를 천명했다.

KBS구성원들이 표명한 우려는 이날 국정감사장에서 의원들 입을 통해서도 제기됐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방송법이 개정되면 물러나겠다’고 이인호 이사장도 똑같이 얘기하셨더라.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저희가 보기엔 다분히 정략적인 목적에 의해 접근하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작년 국감에선 ‘제도보다 의식이 중요하다. 의견 표명이 적절치 않다’고 하셨다. ‘그동안엔 KBS지배구조가 문제 없다’고 했는데 이젠 문제가 있다고 바뀐 건가”라며 “방송법은 개정돼야 한다고 확실히 (나는) 믿는 사람인데 그동안 공영방송 신뢰를 떨어뜨리고 내부 구성원 분열을 조장한 장본인이 대단한 결정을 내린 양 행사하는 건 난센스고 블랙코미디”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고 사장은 이에 대해 “저는 작년에도 ‘법에 따라서 하겠다’고 했다. 내부에서 파업하는 사람들도 나가라고 하고, 의원님도 거취를 결정하라고 하고 전 그게 이해가 안 된다”며 “제 임기는 내년 11월23일까지”라고 항변했다. 그러면서 “국회에서 방송법 개정을 얘기하고 있으니까 개정이 되면 그만두겠다 그렇게 밝힌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명길 국민의당 의원은 질의에서 이에 대해 “방송법 개정을 하게 되면 새 이사가 뽑히고 그들이 새 사장을 뽑게 된다. 고 사장은 필요없는 발언을 한 것”이라며 “제 생각에는 임기를 채우겠다는 생각은 아니시라고 본다. 동계올림픽을 마치고서든 방송법 개정이든 먼저 끝나는 거 하나를 택해서 관두시라”고 밝혔다. 지난해 국회의원 162명이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내놓은 ‘언론장악 방지법’(방송법 개정안 등 4개법)은 통과시 3개월 내 이사, 사장 선출 등을 명시하고 있다.
 10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KBS와 EBS의 국정감사에서 고대영 KBS 사장이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뉴시스)

▲10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KBS와 EBS의 국정감사에서 고대영 KBS 사장이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뉴시스)


이날 국감에선 고대영 사장 보도국장 시절 국정원으로부터 200만원을 수수했다는 국정원 개혁위 조사결과 발표에 대한 질의도 나왔다. 국정원 개혁위는 지난달 23일 2009년 KBS가 국정원으로부터 노 전 대통령 검찰 수사에 국정원이 개입했다는 보도를 하지 않는 데 협조하고  200만원을 수수했다는 내용을 발표했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고 사장이 개인 명의가 아닌 KBS명의로 소송을 제기한 점을 지적하며 “개인이 저지른 비리인데 왜 KBS가 소송비용을 내고 연대책임을 지나. KBS가 사방송사인가”라고 말했다.

고 사장은 이에 대해 “의원님은 어떻게 국정원 발표는 믿으면서 제 얘기는 안 믿나. 제가 KBS사장이다”라고 답했다. 고 사장은 국정원 연루 의혹에 대해 ‘200만원을 받은 일이 없다’면서 ‘정보관과 대질해서 확인해도 되겠냐’는 질문에도 “얼마든지 하겠다”고 했다. 국정원 정보관과의 만남에 대해선 “당시 아는 친구가 국정원 대변인이라 대변인과 밥을 먹는 자리에 배석한 적이 있고 오다가자 인사드린다고 (오픈된) 제 자리에 몇 번 온 적이 있다”고 했다.

신경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고 증인은 국정원과 무지하게 친한 거 같다”며 고 사장이 국정원과 오랜 기간 관계를 맺어 왔다는 정황을 제시했다. 신 의원은 2009년 민주당 의원들이 회기 중 방콕에 골프를 치러갔다는 보도,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논두렁 시계’  보도 등의 취재원이 국정원이 아니냐면서 “그러면서 국정원 문건을 못 믿겠다고 하냐”고 비판했다.

고 사장은 “취재원이 국정원이 아니다. 단정지어서 엮어가는 건 온당치 않다고 생각한다. 사실과 다르다”고 답했다. 고 사장은 제기되는 의혹에 “만감이 교차한다. 세상이 바뀌면 없는 일도 있는 일로 만든다는 점이 굉장히 곤혹스럽다”고도 했다.

반면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이날 KBS파업의 적법성과 EBS의 편향성에 대해 질의했다.

‘지금 파업이 합법이냐’는 질문에 고대영 사장은 “파업의 목적 주체 면에서 일부 불법이 있다고 판단하지만, 일단 합법이라는 가정 하에 대응하고 있다”고 답했다. 교섭대표 노조가 10일부터 파업중단을 선언했는데, 그래도 합법이냐는 질문에는 “불법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절차대로 대응할 것”이라고 했다.

신상진 과방위원장(자유한국당 의원)은 EBS ‘지식채널e’프로그램의 <언론4부작> 등에 대한 편향성 지적이 이어지자 “전임 박근혜 정부에서 뽑은 우종범 사장 시절에도 EBS에 지적을 했던 내용인데 또 지적이 나왔다”며 “EBS존립목적에 충실한 방송이 되길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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