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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규형 이사 발언 '아전인수'...정치권력 아닌 국민을 따를 뿐"

성재호 언론노조 KBS본부장 인터뷰

최승영 기자2017.10.12 18:39:18

김경민 KBS이사(한양대 교수)가 지난 11일 사퇴서를 제출했다. 구 여권 추천 이사 수가 6명으로 줄었다. 1명이 더 물러나고 그 자리를 현 여권 추천 인사가 모두 채우면 이사회 구도가 56으로 역전된다. KBS사장을 해임할 수 있는 최소한의 요건이 갖춰진다.


 KBS구성원들은 공영방송 정상화를 위한 사장 퇴진’, ‘이사회 해체를 요구하며 총파업 6주차를 맞았다. KBS사장이 해임돼야 하는가. 왜 구 여권 추천 KBS이사가 물러나야 하는가. “KBS 뉴스를, 방송을, 조직을 망쳐 국민 신뢰를 저버리게 만들었고, 이를 방조한 게 그들이기 때문이라고 KBS구성원들은 말한다.



이에 대한 구 여권 추천 강규형 KBS이사(명지대 교수)의 생각은 좀 다른 듯 보인다. 최근 법인카드 사적유용 의혹 등이 불거진 강 이사는 12일자 조선일보 3면에 실린 인터뷰(<"마음에 안들면 대통령이 해임하라… 뒷구멍으론 못 나간다">)에서 자신에 대한 KBS구성원들의 퇴진 요구를 방송장악 시도의 일부로 본다는 입장 등을 드러냈다. 해당 기사에는 담기지 않은 KBS구성원들의 생각을 성재호 언론노조 KBS본부장에게 들어봤다.

 

▲언론노조 KBS본부는 지난달 28일 기자회견을 열고 강규형 KBS 이사의 법인카드 사적 사용 내용을 폭로했다.


-조선일보 보도 첫 질문이 권력의 방송 장악 시도는 예전에도 있었다는 거다.

이른바 민주당 방송장악 프레임 아닌가. 맞다. 방송장악 예전에도 있었다. 어느 정도든 공영방송이 잘 해주길 바라는 부당한 개입과 권력 작용은 항상 있었다. 하지만 지난 9년처럼 거꾸로 무도하게 가진 않았다.

 

가장 중요한 차이는 그거다. 예전에 사장을 끌어내리려는 게 정치권력에 의한 거였다면 지금은 내부 구성원과 국민의 요구라는 거다. 광장에 선 국민들의 가장 큰 요구 중 하나가 언론적폐 청산이었다. 우리는, KBS구성원들은 지금 국민의 명을 받드는 거다. 이게 방송장악 시도라면 문재인 정권으로 바뀌기 전 이른 바 수천만 명의 국민이 거리로 나선, ‘촛불혁명도 문재인 대통령이 시켜서 한 건가.

 

왜 이렇게 까지 됐는지는 구성원들이 제일 잘 안다. 우리가 월급을 올려달라는 것도 아니다. 제대로 방송을 하자는 거다. 민영이든, 공영이든 어느 사업장이나 내부 구성원들의 사장 퇴진 요구는 있을 수 있는 것 아닌가.“

 

-KBS구성원들은 왜 이사 사퇴를 요구하나?

파업을 시작할 때부터 우리 요구사항이 고대영 사장 퇴진’, ‘이사회 해체였다. 고 사장이 퇴진한다고 당장 KBS가 바뀌는 거 아니다. 이사회가 해체된다고 다 바뀌는 것도 아니다. 다만 KBS 정상화를 위한 시작을 할 수 있다는 거다.

 

무엇보다 지금 고대영 사장을 사장으로 앉힌 이사회는 자격이 없다. KBS를 이렇게 망치는 걸 방조한 협력자이자 공범자다. 내부 조직개편이나 KBS 국정농단 보도 때 소수이사(구 야권추천 이사 4)들이 문제제기를 하는데 안건조차 채택이 안 되도록 똘똘 뭉쳐 막은 게 지금 다수 이사(구 여권추천 7).

 

현재 KBS 상황이 어떤가. 몇 년 전까지 방송독립성이나 공정성과 관련한 모든 조사에서 1등을 달리던 KBS지표는 지금 반토막이 났다. 민영방송이나 종편의 절반도 못된다. 회사를 반토막냈으면 창피해서라도 그만둬야 하는거 아닌가. 고대영 사장 들어오고 이는 더 확연히 드러났다. 여기 이사는 책임 없나. 수당을 월 400만~700만원 씩 받아가는데(관련기사 : <‘법카’는 내돈? 일그러진 공영방송 이사진>) 그게 다 국민 돈이다. KBS를 망쳐놓고 책임 져야 할 사람들이 책임 안지고, 구성원들은 일을 죽어라 하는데 제대로 박수 받지도 못하고, 파업을 하고서야 특종보도로 상을 받는데(관련기사 : <KBS기자들, 기자상 시상식에서 "퇴진 고대영" 팻말 들다>) 이게 뭔가.“

 

▲자신의 퇴진을 요구하는 KBS 노조원에게 다가와 손가락으로 V를 그리는 강규형 이사(언론노조 KBS본부 페이스북 캡처)


-조선일보 보도에서 강규형 이사가 교내 시위 등에 대해서도 언급했는데.

우리가 거기서 집회나 행진을 했나, 구호를 외치며 돌아다녔나. 학교 학생들과 함께 공동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왜 명지대, 한양대 학생들이 함께 한 건 언급 안하는지 모르겠다. 1인 시위는 하면 안되는 건가? 법에 보장된 거 아닌가. 수업시간에 강의실에 쳐들어간 것도 아니고 기다려서 복도에서 법인카드로 쓰는 돈이 국민 돈이라는 피켓을 든 거다.

 

사실 법인카드 문제(관련기사 : <이러려고 KBS 이사가 됐나? “강규형 이사, 법인카드 사적 사용”>)는 파업이냐 아니냐를 떠나 늘 언제든지 살펴야 하는 거다. 이사들의 잘못된 돈의 유용, 횡령은 늘상 문제제기 돼야 하는 거 아닌가. 국민 호주머니에서 나온 돈인데 당연하다. 평상 시 취재하듯 기다렸다가 정중히 물어봤다. 여태껏 면학 분위기를 해치는 등의 이유로 학교에서도 학생들한테도 어떤 항의도 받은 게 없다. 괜히 묻는 게 불편하니까 그러는 거 아닌가.

 

저들이 저지른 불법과 여러 의혹에 대해 알아보고 취재하는 건 노조의 권리이자 의무다. 노조가 경영진, 이사들의 불법 비리 등을 취재하면 안되나. 그럼 노조는 뭘 해야 하나? 건강한 노조는 그렇게 하는 게 맞지 않나.“

 

-성재호 위원장이 집회에서 우리는 국민을 위한 홍위병이라고 했다고 강 이사가 얘기하던데

정확히는 이렇다. 집회에서 강 이사가 홍위병 노릇하냐고 하기에 한 조합원이 국민을 위해 하는 거다라고 답을 한 거다. 국민의 명령 맞지 않나. 지난 겨울 내 적폐청산을 외치고 박근혜 퇴진을 외친 국민들이 적폐 중 가장 크게 꼽은 게 언론 적폐였다. 강 이사 주장대로라면 우리는 권력의 홍위병인데 정말 그런가. 아니 우리는 국민의 명령에 따라서 해야 되는 의무를 다하고 있고 전혀 부끄럽게 생각하지 않는다. 그들은 박근혜의 홍위병을 했을지 모르지만 우리는 국민을 위해 방송하라는 명령을 따를 뿐이다.”

 

-강규형 이사가 노조의 법인카드 사용 의혹 후 해명을 내놨던데 어떻게 봤나.

충분하지 않다. 검찰에 수사의뢰를 할 거다. 검찰가서 해명하면 된다. 법인카드로 음식 사먹을 수 있다. 단 그 행위가 KBS와 관련이 있어야 한다. KBS 직원들도 법인카드를 다 갖고 있다. 그런데 제가 가족이랑 밥 먹고 결제해도 되겠나. 그랬다간 감사받아서 징계를 받는다. 이사는 뭐가 특별한가. KBS업무를 추진하라는 데 쓰라는, 업무추진비를 애견카페에서 썼다. 뻔뻔한 거다. 사장 퇴진이나 적폐청산 이런 걸 떠나서 이런 사람은 공인이 돼선 안 된다.

 

예전 EBS이사장이 업무차량을 사적으로 마구 쓰다가 감사원으로부터 경고를 받았다. (법인카드나 관용차를) 어떻게 써야 하는지는 법과 규정에 다 정해져 있다. KBS에선 이사장이 업무용 차량을 비상임인 이인호 이사장(관련기사 : <"이인호 KBS이사장 관용차 사적유용 해명, 비상식적">)이 음악회나 전시회, 결혼식 가는 데 썼다. 자기 취미를 위해서 간다. 수많은 강연도 다니고 강연료도 받는다. 자기 강연료 챙기러 다니면서 왜 KBS차를 타나. 명백한 범죄다. 방조한 이사회 사무국에도 법적 책임을 물을 거다.“

 

-11KBS이사회에선 이사의 업무추진비 사용내역이 공개된 데 구 여권추천 이사들이 우려를 드러내던데.

“KBS이사들의 법인카드 사용내역이 공개돼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공영방송인 영국 BBC나 독일 ZDF 홈페이지 들어가면 다 공개된다. 기자들 취재비 쓴 것도 국회에서 요청하면 제공한다. 왜 이사들 것만 제출 안하나. 그걸 캐냈다는 게 문제가 아니라 스스로 공개해야 하는 사안이다. 해킹이니 뭐니 얘기를 다 하는데 집회 때도 공개했지만 ERP(기업자원 관리 통합정보시스템)에 접속하면 다 볼 수 있는 공개된 자료다.”

 

▲지난달 20일 KBS이사회 참석 중 강규형 이사가 KBS구성원들의 퇴진요구를 해치며 이사회장으로 가는 모습(언론노조 KBS본부 페이스북 캡처)

-지난달 20일 이사회에 들어가다가 강 이사가 봉변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사실은 강 이사가 제 목을 졸랐다. 영상(관련 링크 : 언론노조 KBS본부 페이스북 지난달 20일자)에도 다 나와 있다. 전치 2주가 나왔다고 하는데 그럼 문제제기 하시면 된다. 영상에 다 나와 있다. 오히려 KBS시큐리티 직원이 저희가 합법적인 쟁의를 하는 걸 폭력적으로 밀쳤던 부분이다.”

 

-이사들 업무추진비 내역을 조사할 때 강 이사 말고 또 문제가 된 이사들이 있나.

다른 부분들은 우리가 아니라 법적권한이 있는 법적 의무를 가진 기관들이 나서서 하는 게 맞다고 본다. 그렇지 않으면 책임 방기라고 본다. 방통위나 감사원은 뭐하는지 모르겠다. 현재 감사원의 KBS 정기감사가 진행 중인데 이미 파악했을 수도 있다. 만일 부족했다면 추가로 하든가 해야 한다고 본다. 문제는 파악하고 있지만 방통위나 감사원이 어떻게 하는지 두고 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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