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IN은 지난해 국정농단 사태가 터지면서부터 이재용 부회장의 뇌물 혐의 등을 집중적으로 취재해왔습니다. 계속해서 바뀌는 삼성 해명의 이면을 밝히는 팩트를 찾기 위해 노력해왔습니다. 이러한 과정에서 장 전 차장의 문자 메시지가 이 부회장의 혐의를 입증해줄 주요 증거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삼성이 한국 사회에 미치는 광범위한 영향력뿐만 아니라 혐의 사실과 특정되는 내용이었습니다. 이를 입수하기 위해 오랫동안 다각도로 취재를 했습니다.
장 전 차장은 삼성그룹의 대관업무 총괄책이었습니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과정과 관련한 사안을 정부 인사(청와대·국정원 관계자 등)로부터 정보 보고를 받고, 박근혜 전 대통령 독대 전 관련 사안을 미리 전달받는 등의 내용이 그의 문자 메시지에 남았습니다. 실제로 이재용 부회장의 1심 판결문을 보면, 장 전 차장의 문자 메시지는 재판부가 징역 5년형이라는 유죄를 선고하는 데 있어 증거로 지목됐습니다.
언론계 일부가 불편해할 이야기도 있었습니다. 해당 내용에는 삼성이 포털 사이트 뉴스를 관리해온 정황을 비롯해 각종 인사 청탁 등이 담겨 있었습니다. 청와대·법원·검찰 관계자뿐만 아니라 특정 언론인도 그 대상이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언론계에서 또한 장충기 문자는 ‘뜨거운 감자’가 되었습니다.
그럼에도 날것 그대로 기사화한 것은 해당 보도가 가지는 공익적 의미가 크다고 판단해서입니다. 반복되어서는 안 되는 정경유착뿐만 아니라, 삼성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는 음지의 다양한 권력 기관의 모습이 양지로 드러나야 근절될 수 있다고 봤습니다. 누군가 불편할 수 있는 이야기도 끝까지 하는, 언론 본연의 기능을 다하기 위해 계속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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