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10년 시사IN "새로운 10년도 독자와 함께"

기자들 열정과 독자들 사랑이
지금의 시사인을 만든 원동력
창간 10주년 맞아 독자파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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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주간지 ‘시사IN’이 창간 10주년을 맞아 ‘중림동 다이내믹 파티’를 연 지난 16일 오후, 서울 중구 중림동은 ‘시사IN’ 독자와 기자들의 만남으로 북적였다. 오후 5시께 ‘시사IN’ 사옥 1층 카페에선 남문희 기자가 ‘한반도’를 주제로 모인 20여명 독자의 자기소개를 들으며 열심히 무언가를 수첩에 끼적였다. 이종태 기자는 카페 반대편에서 “제가 쓴 기사가 100% 맞다고 생각하고 보지 않으면 좋겠다”는 말을 진지하게 하고 있었다. 고재열 기자는 인근에서 독자들을 기다리며 고기를 구웠고, 전혜원·신선영 기자는 서울역에서 KTX승무원 관련 강좌를 진행했다. ‘시사IN’ 편집국은 오랜만에 손님을 맞았다. 구석구석을 살피던 독자들은 편집국 가운데 놓인 양한모 기자의 역대 대통령 ‘캐리돌’을 한참이나 바라봤다. ‘편집국에서 가장 깨끗한(?) 책상’ 전혜원 기자의 자리를 궁금해 하는 이가 많았다.


2007년 9월17일. 시사주간지 ‘시사저널’ 기자 중 일부가 경영진의 삼성 기사 삭제에 반발, 장기 파업 끝에 새로운 매체를 창간한 날이다. ‘시사IN’의 시작이 그랬다. 그렇게 10년을 살아냈다. 그때는 한줌의 기자들 뿐이었지만 지금은 아니다. 이날 자리를 함께 한 독자들이 그 증거다. 이렇게 보면 창간10주년 주요 이벤트가 독자와 기자들의 만남이란 건 당연한 귀결로 보인다.


▲‘시사IN’은 지난 16일 서울 서대문구 중림동 일원에서 창간 10주년 ‘중림동 다이내믹 파티’ 행사를 열고 독자를 초청했다. 사진은 이날 독자들과 대화하는 남문희 시사IN 기자(사진 상단 첫 줄 인원 중 왼쪽에서 8번째) 모습.

이날 오후 4시 한 자리에 모인 ‘시사IN’ 독자들은 고제규 편집국장과 기자들의 인사말을 들은 후 만남을 희망한 기자들과의 대화를 위해 이동했다. ‘시사IN’ 기자 11명 총 10개 팀이 주제별로 강좌 제목을 사전에 공지했고, 독자들은 관심에 따라 강의를 신청했다. 학생, 미술가, 언론사 기자, 공무원, 공익근무요원 등 직업, 남녀노소, 수도권·지역을 막론하고 독자들이 참석했다.


‘시사IN’ 창간 멤버이며 편집국장을 지낸 이숙이 기자는 “시작할 때 1년이나 갈까 생각하는 분들이 많았다. 열정만 있었지 아무 것도 없었으니까. 다만 독자들의 자발적인 후원금으로 만들어졌고 그 뜻에 부응하는 데 충실했기 때문에 10년을 버텨올 수 있지 않았을까 싶다. 그게 자부심이고 독자들에게 감사한 지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만남은 ‘대화’라고 본다. 피드백을 받고 내부에서 리뷰하고 부족한 점을 보완하기 위해 논의 중”이라고 부연했다.


‘중림동 다이내믹’ 파티는 축하만을 위한 자리는 아니었다. 변화하는 미디어환경 속에서 시사주간지라는 매체가 안고 있는 현재, 미래의 고민을 타개하기 위한 실험으로서의 측면도 엿보였기 때문이다. ‘독자와의 관계’, ‘기자의 전문성’ 등이 키워드다.


우선 독자-기자 간 커뮤니케이션은 작게는 단일기사, 크게는 매체에 대한 독자의 직접적인 피드백을 의미한다. 실제 이날 인근 카페에서 ‘책’을 주제로 모인 장일호 기자 그룹에서는 “나는 책 코너부터 본다”, “편집자가 추천하는 책 선정 기준이 뭔가”라는 질문과 “그 코너 분량이 너무 적진 않나”라는 답변 등이 오갔다. 매체에 대한 독자의 경험과 기자의 취재후기 등도 함께 얘깃거리가 됐는데, 이는 상호 간 이해와 신뢰를 높일 수 있는 기회라는 측면도 있다.


아울러 ‘시사IN’ 기자들은 평소 전문·관심 분야를 강좌주제로 정했는데 ‘기자 전문성’이 담보됐기에 가능한 시도다. 현실정치는 이숙이 기자, 정치이론은 천관율 기자, 사진강의는 ‘최순실 얼굴사진 특종보도’를 한 조남진 기자가 맡는 식으로, 업계에서도 전문성을 인정받는 ‘선수’들이 이날 ‘자신들의 콘텐츠’를 매개로 독자와 마주했다. 사회를 본 차형석 기자는 최근 입길에 오르내린 독서 모임 ‘트레바리’와 견줘 이날 모임을 ‘강북나와바리’라고 농담처럼 얘기했지만 전문성과 고정독자를 확보한 기자들이 충분하다면 이는 일회적인 모임 이상의 가능성을 갖고 있다고 볼 여지가 충분하다.


고제규 시사IN 편집국장은 10년을 맞은 각오에 대해 “기본은 퀄리티 있는 콘텐츠다. 본령은 가져갈 수밖에 없고 추가적으로 양질의 콘텐츠를 어떻게 유통할지 고민이 필요할 거 같다. 카카오 유료 콘텐츠 채널에 제안을 받아 들어가 보려 하는데 그런 맥락”이라며 “‘기자가 매체 안의 매체’가 돼야 한다는 게 전략이기도 하고 공감대가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너만의 장르’를 만들라고 하는데 그러기 위해 취재시간을 가급적 보장하고 관련 분야를 발제하면 계속 쓰게 하고 있다. 그게 먹힐 거라고 본다”고 밝혔다. 이어 “생존전략을 모색하기 위해 유럽과 미국에 기자들을 보내고 12월에 저널리즘 포럼 개최도 예정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승영 기자 sychoi@journalist.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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