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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들 '제작거부' 와중에, MBC 경력채용 공고

이진우 기자2017.08.11 12:12:14

MBC 보도국 취재기자 81(전체 기자 250여명)이 제작거부에 돌입했다. ‘심각한 제작자율성 침해’ ‘MBC 블랙리스트 파문등을 더 이상 두고볼 수 없어서다. 이 와중에 MBC는 취재기자와 영상기자 등 경력채용 공고를 냈다. 이를 두고 '대체 인력 채용을 위한 게 아니냐'는 반발이 일고 있다.


▲81명의 MBC 기자들이 11일 오전11시 서울 상암동 MBC 사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작거부를 선언했다.

MBC 기자들은 11일 오전 11시 서울 상암동 MBC 사옥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취재기자 81명이 제작중단에 들어갔고 영상기자 36명을 포함하면 118명이 제작 중단에 들어갔다. 김장겸 체제 내 뉴스 제작하지 않겠다"며 제작거부를 선언했다. 이로써 11일부터 낮뉴스인 4시뉴스가 불방되고 이브닝뉴스는 30분으로 단축돼 방송될 예정이다. 또한 24시뉴스도 불방된다.


4시뉴스를 담당하고 있는 윤효정 기자는 기자회견장에서 지난 2014년 세월호 참사 관련해 정부 비판 내용은 뉴스에서 모두 삭제됐고 실종자 유가족 눈물은 쓰지 말라는 구체적인 압박도 있었다. 지난해 촛불 집회 당시에도 태극기 집회를 메인뉴스 톱으로 지정하며 의미 있는 날로 표현하는 등 관련 리포트를 4꼭지나 방송해 물의를 빚었다고 전했다. 유 기자는 급기야 어제는 오후 4시뉴스에 ‘MBC 블랙리스트'와 관련한 리포트가 나가기로 돼있었는데, 담당 부장이 방송 직전에 달려와서 테이프를 빼앗아 가는 바람에 방송이 5분정도 단축돼 나가는 만행이 일어났다고 설명했다.

 

왕종명 MBC 기자협회장은 회사 내 거센 움직임이 일고 있는데도 해결할 고민은 하지 않고 대신에 그들이 가지고 있는 알량한 인사권을 발휘해 대체 인력을 채용할 계획에만 몰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MBC가 10일 공지한 경력채용 공고.


10MBC는 홈페이지를 통해 취재기자 등 경력 채용을 하겠다는 공고를 냈다. 이를 두고 내부에서는 이번 제작거부 대체 인력을 위한 채용이라며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MBC 내부 관계자에 따르면 취재기자뿐만 아니라 20여명의 카메라기자도 경력 채용이 이뤄질 예정이다. 심지어 현재 카메라기자 대체 인력으로 일하고 있는 영상PD들을 정규직으로 전환시켜주겠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지난 9일 영상기자회 소속 50여명의 카메라 기자는 ‘MBC 블랙리스트에 대한 반발로 제작중단을 선언한 바 있다. MBC가 카메라 기자 65명에 대해 등급을 매겨 인사에 활용한 것으로 보이는 블랙리스트문건을 폭로된 데 따른 조치다. 이번 블랙리스트와 관련해 MBC 뉴미디어뉴스국은 문건에 이름이 오른 기자들의 피해 사례를 상세히 담은 영상물을 제작하고 자사 홈페이지에 게시하고, 이를 10일 오후4시 뉴스 <엠빅뉴스> 코너에 기습적으로 방송하려 했으나, 부장이 뒤늦게 알고 빼내며 불방된 것으로 드러났다.


아나운서국도 잡음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 2012년 파업에 동참한 아나운서 11명이 떠난 가운데 김소영 아나운서도 퇴사했다. 사내 기자들에 따르면 김 아나운서는 그간 파업 참가자를 방송에 배제시켜온 간부들 때문에 마음고생을 한 것으로 알려진다.


MBC 아침뉴스 <뉴스투데이> 진행을 맡고 있는 박재훈 앵커도 11앵커 자리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혔다. 박 앵커는 이날 오전 <뉴스투데이> 클로징 멘트에서 더 좋은 뉴스를 하자는 MBC 기자들의 행동에 함께 한다. 당분간 시청자 여러분을 못 뵐 것 같다권력을 감시하고 약자를 조명하는 뉴스를 할 수 있는 날 돌아오겠다고 전했다.


이진우 기자 jw85@journalist.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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