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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보직기자 23명 "고대영 사장 안 물러나면 보직사퇴 불사"

7일 성명 "임기 보장 요구할 때만 공영방송 운운"

최승영 기자2017.08.07 19:58:00

공영방송 KBS에서 보직을 맡고 있는 기자들이 7일 연명 성명을 내고 고대영 사장의 사퇴를 촉구하고 나섰다. 그간 사내 직능단체나 노동조합 등을 중심으로 이뤄지던 퇴진요구가 기자 개개인을 넘어 주요 보직자까지 확산되는 추세다.

KBS 기자 보직자(부장·팀장·앵커) 23명은 이날 공영방송 구성원으로의 자성과 함께 고대영 사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또 자신들의 보직 사퇴 가능성을 경고했다. 이들은 성명에서 “우리 기자 보직자들은 후배들 징계와 보도참사 앞에서 미력이나마 노력해보려 했지만 불통의 벽 앞에서 좌절했다. 그리고 자괴감과 좌절이 쌓여 지쳤다는 핑계로, 어느 순간부터는 침묵했으며, 어느 순간부터는 외면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먼저 반성한다. 그리고 이제 더는 참담한 현실을 외면만 하고 있지 않으려 한다”고 덧붙였다. 

▲KBS 홈페이지 갈무리.


보직 기자들은 고대영 사장 체제는 ‘탄핵’ 사유가 충분하다고 평가했다. 임기가 보장돼야 한다는 주장이 적절치 않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고 사장 체제 하의 KBS가 공영방송으로서 얼마만큼의 평가를 얻었는지는 여러 수치를 들지 않아도 명확하다. 사내의 평가, 외부의 평가, 경영 실적, 어느 하나 예외 없이 낙제점이다. 고 사장 체제의 탄핵”이라고 했다. 

적법절차에 의해 선출된 사장인 만큼 임기가 보장돼야 한다는 데 대해선 “대통령 탄핵에서도 봤듯, 임기 보장은 아무나가 대상이 아니다. 공영방송 사장이 공영방송의 역할을 해내지 못했는데, 아니 오히려 치욕의 시간들로 망가뜨려 놓았는데도 임기를 운운할 수 있는가? 공영방송의 가치는 깡그리 짓밟아두고, 임기 보장을 요구할 때만 공영방송 운운할 것인가?”라고 되물었다. 

이들은 “다시 자랑스러운 KBS를 만드는 시작은 고 사장의 사퇴에서 출발할 것”이라며 “고 사장이 지금껏 그랬듯 독선의 길을 계속 간다면, 우리 역시 경고에서 그치지 않고 보직을 사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KBS기자들이 지난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본관 보도본부에서 치러진 본부장 및 국장단 취임식 현장에서 피켓을 드고 침묵시위를 하는 모습. (KBS기자협회)


이들 보직 기자는 또 최근 단행된 인사를 통해 보도본부장직을 맡은 홍기선 신임 본부장에게도 “보도본부장은 대한민국의 역사를 바꿀 수도, 부역 언론인으로 이름 없이 사라져갈 수도 있는 자리”라며 “침몰하고 있는 고대영 역사의 방패막이가 되지 말고, 언론인으로서 후배들 편에 서라”고 요구했다. 

앞서 KBS 팀장급 PD 보직자 77명 역시 고 사장이 퇴진요구와 함께 자신들의 보직 사퇴 가능성을 경고하는 성명을 낸 바 있다. 지난달 31일에는 14년차 이상 고참급 기자 118명이 고 사장 체제에서 임명되는 보직을 전면 거부한다는 성명을 낸 바 있다.  

아래는 연명 성명 전문과 이름을 올린 보직 기자들의 명단. 

<KBS 기자 보직자 성명>

자신과 KBS를 지키는 길, 사퇴 뿐이다   

   기회는 그래도 여러 번 있었다. '이정현 녹취록 사건' 침묵을 비판한 기자의 부당 징계 때, 회사가 투자한 영화의 일방적인 홍보에 동원되기를 거부한 기자에 대한 징계 때, 국정 농단 사태 앞에서 그지없이 무기력했던 모습을 반성하자는 후배 기자들의 요구가 빗발칠 때...권한을 가진 사장으로, 또 기자로, 기대는 낮았지만 고대영 사장은 다른 선택을 할 수도 있었다.

   그러나 여지없이 독선의 길을 걸어 온 고 사장 선택의 결과는 무너진 공영방송이고, 추락한 신뢰다. 특히 그 추락은 무너진 보도에서 기인한다. 기자로서 부인할 수 없는 치욕적 현실이다.

   우리 기자 보직자들은 후배들 징계와 보도 참사 앞에서 미력이나마 노력해보려 했지만 불통의 벽 앞에서 좌절했다. 그리고 자괴감과 좌절이 쌓여 지쳤다는 핑계로, 어느 순간부터는 침묵했으며, 어느 순간부터는 외면했다. 먼저 반성한다. 그리고 이제 더는 참담한 현실을 외면만 하고 있지 않으려 한다.

   고대영 사장은 취임사에서 30년을 KBS인으로 살아오며 자신을 지탱해준 것은 자부심이라 했다. 공영방송 KBS가 수행하는 역할에 따른 자부심이라고 했다. 고 사장이 이해하는 공영방송의 역할은 무엇인가? 고 사장 체제 하의 KBS가 공영방송으로서 얼마만큼의 평가를 얻었는지는 여러 수치를 들지 않아도 명확하다. 사내의 평가, 외부의 평가, 경영 실적, 어느 하나 예외 없이 낙제점이다. 고 사장 체제의 탄핵이다. 

   고 사장은 KBS인으로서 돌아보라. 무엇이 남았는가? 고 사장 측은 적법 절차에 의해 선출된 사장인 만큼 임기가 보장돼야 한다는 점을 들고 있다고 한다고 들었다. 그러나 대통령 탄핵에서도 봤듯, 임기 보장은 아무나가 대상이 아니다. 공영방송 사장이 공영방송의 역할을 해내지 못했는데, 아니 오히려 치욕의 시간들로 망가뜨려 놓았는데도 임기를 운운할 수 있는가? 공영방송의 가치는 깡그리 짓밟아두고, 임기 보장을 요구할 때만 공영방송 운운할 것인가?

  KBS의, KBS 뉴스의 무너진 공정성을 어떻게 회복할 수 있을 것인가? 고 사장은 이에 대한 답을 내놓아라. 그 답이 ‘돌려막기식 인사’는 아니라는 것, 분노의 흐름을 되돌리기에는 이미 늦었다는 것은 자명하다. 

   홍기섭 신임 보도본부장에게 말한다. 보도본부장은 대한민국의 역사를 바꿀 수도, 부역 언론인으로 이름 없이 사라져갈 수도 있는 자리다. 침몰하고 있는 고대영 역사의 방패막이가 되지 말고, 언론인으로서 후배들 편에 서라. 

   이제 마지막 기회이다. 간곡한 부탁이기도 하다. 고대영 사장은 용퇴하라. 다시 자랑스러운 KBS를 만드는 시작은 고 사장의 사퇴에서 출발할 것이다.

   KBS 기자, 부장 팀장 앵커들의 이 요구를 무겁게 받아들이기 바란다. 고 사장이 지금껏 그랬듯 독선의 길을 계속 간다면, 우리 역시 경고에서 그치지 않고 보직을 사퇴할 것이다. 그리고 고대영 체제 탄핵을 위해 KBS 선후배들, 시민들과 함께 결연히 나아갈 것이다.

2017년 8월 7일   
KBS 기자 보직자(부장·팀장·앵커) 23명 일동

김대영 김명섭 김성모 김원장 김태욱 김휴동 박일중 박태서 
방세준 송현정 유원중 윤양균 윤희진 이영석 이영현 이해연
조성훈 조일수 조중기 조현진 최정근 한보경 한성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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