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신문 노조 "경제지 제휴 실패했다"

중흥건설 창간 '이코노미서울' 제휴 추진에 비판 성명


서울신문 노조가 신생 경제지와 제휴를 결정한 김영만 사장을 비판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노조는 13일 오후 사내 게시판에 "김 사장이 사내외의 거센 반대에도 불구하고 건설사가 추진하는 신생 경제지 창간 제휴를 기어코 강행할 전망"이라며 "7조에 달하는 모기업의 재력을 맹신한 덕분인지 실체도 없는 자본금 50억 짜리 신문에 노골적인 구애를 넘어 스스로 두발 벗고 나서는 모양새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서울신문은 중흥건설이 창간을 추진하는 경제지 '이코노미서울'과 제휴를 맺을 예정이다. 광주·전남 지역을 기반으로 몸집을 불려온 중흥건설은 현재 자산 7조원으로 재계 서열 40위다.
양사 간 계약이 완료되면 이코노미서울은 프레스센터 9층(서울신문 경영기획실 자리)에 입주할 예정이다. 서울신문은 이코노미서울의 사무실 임대료, 인쇄·발송·판매 대행, 콘텐츠 제휴 등으로 연간 약 20억원의 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관련기사)


이에 대해 노조는 반대 입장을 밝혔다. 노조는 "제휴 사업은 실패했다"며 "리스크 관리 등 기본적인 사업 추진 과정이 부실할 뿐 아니라 원론적인 사내 공론화 과정조차 거치지 않아 절차적 정당성부터 현격히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노조는 "지난 6일 급하게 열린 제휴 설명회에서 김 사장은 시종일관 서울신문 사원들의 자존심은 철저히 무시하고, 이름도 낯선 부자 건설사에는 편들기로 일관해 사원들의 근본적인 신뢰를 잃었다는 게 우리의 판단"이라며 "이날 설명회를 요구한 노조에게 "왜 그렇게 경영에 간섭하느냐"며 볼멘소리만 늘어놨다. 경제지와 관련한 사내에 만연한 의구심을 풀기는커녕 중흥건설을 향한 김 사장의 이해할 수 없는 폭주 의혹을 더 증폭시키는 하나마나한 설명회였다"고 평가했다.


노조는 이번 제휴가 '서울신문'의 브랜드를 훼손한다고 보고 있다. 성명에서 "언론사로서 ‘서울신문’이라는 이름은 그 자체로 지켜야할 최후의 보루이자 사실상 신뢰할 수 있는 가치의 전부"라며 "공정을 중요시 하는 언론사와 수익을 최우선시하는 민간기업의 차이를 애써 무시하고 브랜드의 가치를 수량화 할 수는 없다. 정작 가장 소중한 것을 팔고난 다음에 생기는 20억 수입이 무슨 소용이 있느냐"고 꼬집었다.


사주조합을 향한 비판도 언급했다. 노조는 "서울신문의 미래에 중대한 영향을 끼칠 이번 사안에 사주조합이 사실상 방관하고 있는 데 조합원들이 분노하고 있다"며 "조합이 불구경하듯 볼 수도 없는 이유는 사장이 이번 경제지 제휴와 관련해 우리 자사주 양도나 해당 건설사 주식 매입 같은 민감한 지분 문제도 수차례 거론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달아 기자 bliss@journalist.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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