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일보, 변한 건 없고 내부갈등만 커졌다

노조위원장 퇴사·제2노조 출범…노사 합의 그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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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사는 대전일보가 지역정론지로 우뚝 설 수 있도록 최대한 협력한다…신의성실로 이 합의서가 이행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대전일보 노사가 지난해 11월2일 발표한 합의서에 쓰여 있는 문구다. 2014년 9월부터 2년여간 노조위원장 해고, 노조원 징계·소송 등으로 갈등을 빚어온 노사가 손을 맞잡고 상생 방안을 찾기로 한 것이다. 당시 합의로 해고자가 복직했고 소송 취하, 인사상 불이익 철회 등이 이뤄졌다. 신뢰회복을 위한 우선 조치로 지하에 있던 노조 사무실도 지상 4층에 새롭게 꾸려졌다.


▲2년여간 갈등을 빚었던 대전일보 노사가 지난해 11월 상생을 위한 합의를 이뤘지만 현재 내부상황이 악화됐다는 반응이 나온다. 사진은 합의 직후 남상현 대전일보 사장(왼쪽 세번째)과 당시 노조위원장이던 송영훈 기자(왼쪽 네번째), 언론노조 김환균 위원장(왼쪽 두번째) 등이 기념촬영하는 모습.

노사 합의 이후 해를 넘기고 반년 이상의 시간이 흘렀다. 그러나 내부에선 합의 전과 변한 게 없고 오히려 악화됐다는 반응이 나온다. 후배들의 신임을 받았던 편집국 부장이 합의 일주일 만에 단행된 인사에서 윤전국으로 발령난 뒤 회사를 떠났다. 해고됐던 장길문 전 노조위원장도 복직 직후 사표를 냈다. 노사 합의를 이끈 송영훈 위원장도 지난 5월 그만뒀다.


송 위원장의 퇴사는 노사 문제뿐 아니라 편집국 내부 갈등이 하나의 원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3월 차장 이상 간부들과 경력기자들을 중심으로 제2노조가 출범했다. 올해 임금협상에서 제1노조(전국언론노조 대전일보지부, 13명)와 제2노조(대전일보노동조합, 21명)가 사측과 각각 교섭을 벌일 정도로 내부의 목소리가 나뉜 상황이다. 인력 유출도 이어져 현재 대전본사 소속 취재기자는 평기자 기준 6명(수습기자 제외)에 불과하다. 중도일보와 충청투데이 인력의 절반 수준이다.


지난해 11월20일까지 발족하기로 했던 대전일보발전전략TF는 지난 4월에야 구성돼 노사가 몇 차례 만났지만 송 위원장이 떠난 후 협의가 중단된 상태다.


제1노조는 분위기 쇄신을 위한 마지막 수단으로 발전전략TF에 기대를 걸고 있다. 언론노조 대전일보지부 관계자는 “지난해 합의로 노사 관계와 편집국 분위기가 크게 개선됐다고 보긴 어렵지만 TF가 노사 간 대화 창구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임협을 시작하면서 TF 협의도 재개하겠다”고 말했다.


대전일보 관계자는 “TF를 좋은 방향으로 생각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노사 간 주기적으로 회의를 해왔다”며 “임협 교섭을 마친 후 TF 논의를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달아 기자 bliss@journalist.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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