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재허가 심사, 이번엔 다를까

'허가 전제' 아닌 제대로 된 심사 요구
해고·징계 등 노동문제 반영 지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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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말 허가유효기간이 만료되는 지상파 3사 등의 재허가 심사를 두고 방송통신위원회로 이목이 쏠린다. 언론시민단체, 학계에선 그간의 ‘형식적 심사’를 넘어 공영방송사 정상화의 실질적인 계기가 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방통위에 따르면 KBS와 MBC, SBS 등 지상파 3사를 포함한 TV와 라디오 총 11개 방송사의 허가유효기간이 올해 12월31일 만료된다. 이에 해당 방송사들은 지난달 말 재허가 신청서류를 제출한 상태다. 기술심사, 의견수렴을 이어가고 오는 10월 심사위원회를 구성, 11월 의결과 결과통보를 한다는 계획이다.


심사계획의 ‘큰 틀’은 지난 재허가 때와 같지만 보다 실질적인 심사를 위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그간 재허가 심사가 “허가를 전제로” “당락의 문제 없이” 이뤄져 왔다는 평을 받던 터다. 특히 이번 심사는 정권이 바뀌었고, 새 방통위 출범이 목전이며, ‘언론개혁’ 요구 속에서 처음으로 이뤄지는 공영방송에 대한 공식적인 평가라는 의미가 있다.


김언경 민주언론시민연합 사무처장은 “몇 년 치 문제를 한번에 해결하진 못해도 KBS나 MBC가 정상적으로 운영되지 못했다는 점은 분명히 드러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이번 심사에서 공영방송 정상화와 적폐청산이란 측면이 고려돼야 한다는 시선이다. 특히 MBC 등 방송사에서 자행된 해고·징계 등 노동문제가 심사에 반영돼야한다는 의견이 많다. 최진봉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언론종사자들의 취재와 보도를 방해하는 행태는 방송의 공정성과 직결된 문제”라며 “고용노동부의 특별근로감독 결과가 공정성 평가에 들어갈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김동찬 언론개혁시민연대 사무처장은 “문체부, 환경부가 각각 블랙리스트나 4대강 문제에 진상조사 TF를 꾸린 것처럼 방통위도 공영방송 정상화를 위한 위원회를 꾸려 조사결과를 재허가에 반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실질적인 평가를 위한 제안들은 기존 심사 ‘틀’ 내외를 아우른다. 기본적으로는 11인으로 구성된 심사위가 방송평가와 방송의 공적책임 등 6개 대분야 심사사항에 점수를 매기고 이 총합을 1000점 만점으로 환산, 650점 이상이면 ‘재허가’를 의결하는 식이다. 다만 대분야 아래 여러 소분야는 심사위에서 결정하는 만큼 현안이 반영될 소지가 있다.


김동원 언론노조 정책국장은 “사업자를 평가하는 데 경영진이 내는 자료로 심사를 한다. 사장들은 나와서 얘길 하는데 종사자 의견은 들어보지도 않는다”며 종사자 의견 피력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이어 “지상파를 점검하는 드라이브를 방통위가 해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경환 상지대 언론광고학부 교수는 “허가 당락이 달린 만큼 사장들도 오지 않나. 영업비밀이 아니라면 사장들이 와서 얘기한 내용들도 모두 오픈되는 게 맞다고 본다”며 심사위 회의록 공개 등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최승영 기자 sychoi@journalist.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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