꽉 막힌 해외연수…해법 찾기 분주

조중동, 자체 해외연수 마련
교육·체재비 지원에 급여도
타사, 기자들 사기 하락 우려
안식월 활성화 등 대안 모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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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신문사에 다니는 A기자와 B기자는 올해 해외연수 대상자였지만 희비가 엇갈렸다. A기자는 여기자협회 지원을 받아 일정대로 연수를 떠날 수 있지만, B기자는 청탁금지법(일명 김영란법) 이후 외부지원이 끊긴 탓에 자비로 연수를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청탁금지법 이후 외부지원을 통한 해외연수가 사실상 막히면서 언론사마다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관훈클럽, 언론진흥재단, 여기자협회 등을 제외한 삼성, LG, SK, KT, 교보 등 민간재단에서 매년 지원해오던 해외연수 지원프로그램이 청탁금지법에 저촉될 수도 있어서다.


기자 재교육에 대한 오너의 의지가 있거나 회사 재정 상황이 넉넉한 언론사는 자사 비용부담으로 보낸다지만, 사정이 그렇지 못한 언론사는 고민이 클 수밖에 없다.


▲청탁금지법 이후 외부지원을 통한 해외연수가 사실상 막히면서 각 사마다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사진은 한국기자협회가 주최한 ‘2016 2차 중국단기연수’모습.

실제로 동아일보 조선일보 중앙일보 등은 최근 자체 해외연수제도를 내놓았다.
동아는 이달 초 해외연수(1년)·어학연수(3개월) 외에 단기 해외탐방 프로그램인 ‘글로벌 크리에이터’로 구성된 ‘DNA(동아일보&채널A) 프런티어’라는 연수제도를 선보였다.


동아는 국외대학 연구소 기관뿐 아니라 1년 코스의 MBA나 석사 과정 등도 장려하기 위해 해외연수 교육비의 상한액을 기존 외부재단 지원보다 2배가량 높은 2000만원(등록금 포함 실비 지원)까지 지원키로 했다.


또 해외나 어학연수 대상자에게 매월 지급되는 체재비(월 300만원) 외에 그간 외부재단 지원과 별도로 회사가 지급해온 연수비도 ‘활동 지원비’로 명칭을 바꾸고 직급과 상관없이 매월 400만원씩 지급된다.


해외연수자의 경우 1인에게 최대 1억원 넘게 지원 가능한 토대를 마련했다는 게 동아측 설명이다. 연수대상자 역시 기자·PD는 물론 경영직군 등 전 구성원들에게 기회를 준다는 방침이다.


앞서 조선은 지난달 초 체재비 월 3000달러, 학비 연 5000달러 지원 등을 주요 골자로 한 장기연수 프로그램을 신설했다.


중앙도 체재비 월 2500달러, 학비 연 1만달러 이내 지원 방침을 세운 한편 내년부터 기자뿐 아니라 PD, 디지털·경영 직군까지 해외연수 문호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반면 해외연수 제도를 마련하지 못한 언론사 입장에선 고민이 커질 수밖에 없다. 해외연수가 기자들의 사기에 미치는 영향이 적잖기 때문이다.


문제는 기자들이 수긍할 수 있는 대안을 마련할 수 있느냐는 점이다. 최근 유명무실해진 안식월이나 안식년 제도를 활성화하는 방안이 하나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한 경제지 노조위원장은 “민간재단의 연수가 다 막혀 회사가 비용을 부담하는 방안을 요구했으나 구체적인 답변을 주지 않고 있다”며 “회사가 지원해주는 게 가장 좋은 방안이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국내에서 자기개발을 할 수 있도록 안식년을 주는 것도 하나의 대안”이라고 말했다.


관건은 이 기간 중 기존에 받던 임금을 얼마나 보전해주고 부족한 인력을 어떻게 충원하느냐다. 또 다른 신문사 노조 관계자는 “기자들 사이에서 해외연수가 막히면서 안식월이나 안식년과 같은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며 “하지만 단협 사안이기 때문에 회사와 논의 절차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창남 기자 kimcn@journalist.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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