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신문 사장, 편집국장 모르게 부장단 인사 단행 논란

신임 편집국장 선출 뒤 이어진 대규모 부장단 인사
김영만 사장, 편집국장과 논의 없이 일방적 단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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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신문 노조가 지난 9일 박홍기 신임 편집국장이 선출된 뒤 발간한 노보.

서울신문에서 신임 편집국장 취임 후 이뤄진 인사를 두고 비판이 일고 있다. 김영만 사장이 편집국장과 논의 없이 일방적으로 대규모 부장단 인사를 단행했다는 이유다.


서울신문은 지난 19일 논설주간과 논설위원, 편집국 부국장‧부장단 10여명을 새로 임명했다. 지난 9일 박홍기 수석논설위원이 새 편집국장으로 선출된 지 10일 만에 나온 대규모 인사였다.


새로운 부장단과 손발을 맞춰야 하는 박 국장은 이번 인선에 관여하지 못했다. 한국기자협회 서울신문지회와 전국언론노조 서울신문지부에 따르면 박 국장은 19일 오전 부장단 회의에서 "이번 인사는 절차적으로 수용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며 "신문을 잘 만들기 위한 인사가 돼야 하는데 (특정인을) 봐주기 위해 인사하는 분위기를 풍기는 것은 문제"라고 발언했다. 또 박 국장은 "이번 인사 관련해 사장을 만나지 못했다"고 밝혀 김 사장이 일방적으로 단행한 인사임을 시사했다.


기자협회 지회와 노조도 21일 공동 성명을 내고 인사 절차에 문제를 제기했다. 이들은 "대규모 인사를 하면서 해당 국실장과 대면조차 하지 않는 사장의 행동도 의아하지만, 인선 배경에 대한 편집국장의 질문에 “전임(편집국장) 때도 (일방적으로)그랬다”며 최소한의 설명조차 생략한 사측은 태도는 그 배경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성명에서 사장의 일방적인 인사 단행은 편집국장을 기자들이 직접 선출하는 현행 지명선출제의 취지에 정면으로 배치된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국장이 인사에 영향을 미치지 못하면 어떻게 지휘권을 원활히 행사하고, 부장들과 함께 서울신문사의 핵심 콘텐츠인 뉴스를 잘 생산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김 사장의) 취임 초기부터 진행됐던 서울신문의 ‘우경화’라는 ‘헛발질’이 정권 교체 이후에도 계속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이는 경영진이 전가의 보도로 내세우는 ‘해사행위’와 얼마나 다른지 묻고 싶다"고 했다.


기협 지회와 노조는 "인사는 능력 있는 사원을 합리적으로 배치해 전 사원들의 역량을 하나로 모으는 계기가 되어야 하지, 이 같은 일방통행식 인사로 ‘모래알 조직’이 되게끔 해서는 안 된다"며 "사장은 개개인에 대한 친소관계, 선입견을 버리고 회사의 미래를 위해 인사를 진행하라. 편집국을 지휘하고 싶은 욕심을 버리고 편집국원들의 투표로 뽑힌 편집국장에 대해 최소한의 성의를 보여라"라고 강조했다.


김달아 기자 bliss@journalist.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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