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성 YTN 상무, 사장 후보직 사퇴 요구에 입장 밝혀

  • 페이스북
  • 트위치

김호성 YTN 총괄상무가 노조의 사장 후보직 사퇴 요구에 대해 입장을 밝혔다.

 

김 상무는 19일 사내게시판을 통해 "저 때문에 (해직기자들이) 복직 하지 않겠다고 하면 얘기가 달라진다. 해직자들을 이용 도구로 삼았다는 지탄을 받는다면 답이 없다"며 "제 생각이 조직 대다수의 뜻과 다르다면 마땅히 접을 것"이라고 말했다. 어떠한 방식이든 총의에 따르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그는 "노종면 후배의 출마 선언 이후 조직의 분열과 갈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많았다"며 "사장 직무대행으로서 총의를 따라 조직의 분열 위기를 막고, 통합의 숙제를 풀겠다는 일념으로 (사장 공모에) 나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당초 사장 출마 생각은 전혀 없었으며 사추위를 통해 투명한 과정을 거쳐 좋은 사장이 오기를 기대했다"고 했다.

▲19일 오전 서울 상암동 YTN사옥 앞에서 언론노조 YTN지부 집행부가 김호성 상무의 사장 출마와 관련해 유감의 뜻을 표명했다.


자신을 '적폐'라고 규정한 데 대해서는 후배들에게 서운한 감정을 내비치기도 했다. 김 상무는 "YTN에 와서 노조를 창립했고 공정방송이야 말로 언론의 최고 가치란 사실을 지금까지 가슴에 새기며 살고 있다"며 적폐도 아니고, 적폐로 전향하지도 않았음을 강조했다.


이날 오전 언론노조 YTN지부 노조는 19일 서울 상암동 YTN 사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 상무가 후보로 있는 한 사장추천위원회(사추위)는 공정성을 담보할 수 없다"며 즉각 후보 사퇴할 것을 촉구했다.

 

노조는 기자회견문에서 사추위의 기본 개념은 공정성과 독립성에 있다. 하지만 사추위의 5명 중 3명은 YTN의 이사들로, 불과 한 달 전 김 상무를 상무로 선임했던 사람들이라며 과반이 YTN 이사로 이뤄진 사추위가 같은 이사회 구성원을 심사하는 촌극을 신뢰할 수 없다고 명시했다.


 

다음은 김 상무가 밝힌 입장 전문이다.


김호성입니다.


조만간 저는 화형에 처해질 것입니다.


운명입니다.


긴 설명 필요 없을 것 같습니다


믿음의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믿음이 있으면 설명이 불필요 하고,

믿음이 없으면 설명이 불가능합니다."

 

2017년 5얼11일 자정이 넘은 시간 한 해직 후배가 제게 장문의 문자를 보내왔습니다.

"3명의 복직자가 회사에서 내쳐져 6년의 고통을 고통을 겪었을 때,

3명의 해직자가 9년에 가까운 고통을 겪고 있는 이 시점에 당신은 도대체 무엇을 걸었나요?"

 

5월 18일 한 후배가 사내 게시판을 통해 이렇게 지적했습니다.

"그저 사람만 좋으면 지금까지 보여준 무능과 무책임을 눈감아 줘도 될 정도로
YTN 상무란 자리가 그렇게 녹록한 것입니까?"

 

6월 16일 노동조합이 성명을 냈습니다.

"호시탐탐 권력의 주변에서 부역자가 아닌 것처럼 행동하며,

조준희 적폐 체제를 이끌고 의사결정에 중요한 역할을 한 현직 상무가 사장까지 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마침내 무능과 무책임, 적폐와 부역자 대열에 들게 됐습니다.


'표현의 자유'를 잃기 전, 제 입장 밝힙니다.

 

1. 나는 적폐인가?


IMF시절, 장명국사장 재임 중 송영길 의원이 YTN을 찾아왔습니다.

노동계의 대부 장 사장이 오셨는데, YTN에 무슨 노동조합이 필요하냐고 물었습니다.

동유럽을 순방하고 돌아온 그는 폴란드 자동차 노조에서도

이젠 노조 무용론이 나올 정도로 세상이 변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 때, 저는 말했습니다.

"YTN은 언론사다, 임금의 문제 이전에 공정방송을 위해 노동조합은 반드시 필요하다."

MBC 시절 공추위간사를 지낸 바 있는 저는 YTN에 와서 노조를 창립했고

공정방송이야 말로 언론의 최고 가치란 사실을 지금까지 가슴에 새기며 살고 있습니다.

YTN이 한국의 BBC가 되는 날이 꼭 올 거라 믿습니다.

방송기자연합회 '이달의 기자상' 심사위원을 5년 간 계속하며

후보작 심사 때마다 공정성에 최고의 가치를 둔 것도 그 때문입니다.

2009년 보도국장 직선 당시 저를 뽑아 준 동료선후배들이 적폐세력을 뽑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세월호 참사 이후 해직 후배 조승호 기자와 함께 6개월 여 공동작업을 하면서

'세월호 보도...저널리즘의 침몰'(2015, 방송기자연합회) 보고서를 냈습니다.

저와 함께 일한 동료선후배들 때문이라도 적폐일 수 없습니다.

거듭 밝힙니다.

 

저는 적폐가 아닙니다.

 

2. 그렇다면 적폐로 전향한 것인가?

    

2년 여 전 조준희사장이 취임하면서 저를 불렀습니다.

기조실장직을 맡아 달라고 했습니다.

제가 함량이 되지 못한다고 했습니다.

그 때 조사장께서 말했습니다,

"안과 밖의 평가가 일치했습니다."

이후 2년 간 일하면서 끊임없이 '해직자 복직의 당위성'. '보도국장 선출을 담보할 수 있는 제도' 마련을 건의했습니다.

해직사태 이후 장기간 승진적체되었거나, 주요 보직에서 제외된 후배들을 음으로 양으로 도왔습니다.

물론 많이 부족했을 겁니다. 제 역할의 한계, 많이 느꼈으니까요.

사장을 보좌하는 보직자로서의 역할을 하면서, 최소한의 양심을 저버리지 않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저를 '노조의 대부'라고 적시한 '미디어워치' 같은 우파 언론의 끊임없는 음해성 보도에도 굴하지 않았습니다.

그 때 당시 왜곡된 기사에 분개하며 '미디어워치'의 사내 빨대가 누구내며 제 편을 들어줬던 복직 후배가

이젠 저를 향해 기회주의자라며 호통치고 있습니다.

다시 확인합니다,

 

저는 적폐로 전향하지 않았습니다.

 

3. 사장 불출마 번복 주장에 대해

 

당초 전 사장 출마 생각 전혀 없었습니다.

사추위를 통해 투명한 과정을 거쳐 좋은 사장이 오기를 기대했습니다.

제가 불출마 번복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 배경은 이렇습니다.

5월 30일, 주총 하루 전날 박진수 노조위원장이 찾아왔습니다.

주총 저지 분위기로 마음 고생 심하겠다며, 사장 출마는 하지 않을 거죠? 라고 물었습니다.

저는 "등기상무도 되지 못한 사람이 사장하겠다고 나서는 게 말이 되느냐, 그건 '나쁜 인간'이지"라고 답했습니다.

그러자, 확인서를 써달라고 했습니다.

저는 그런 확인서까지 쓰면서 상무할 생각 없다고 말했습니다.

제 삶의 가치관과도 맞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박위원장의 사장 불출마 확인 질문은 특별히 새로운 것이 아니었습니다.

제게 그동안 수차례에 걸쳐 같은 질문을 해왔기 때문입니다.

몇차례 질문에 저는 상식선의 답변을 했던 것입니다.

6월2일 한 후배가 카톡을 통해 "사장 출마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 했다면서요?" 물어왔습니다.

"난 그런 말 한 적 없다" 라고 답했습니다. 카톡 내용 보관하고 있습니다.

 
4. 사추위 설계자는 제가 아닙니다


낙하산 사장을 막기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에 대한 염원은 저 역시 그 누구보다도 컸습니다.

하지만 이번 사추위 구성 입안에서부터 최종안 마련까지 저는 비껴나 있었습니다.

실국장회의 멤버로서 기조실이 주관하는 사추위 진행 과정을 전해듣는 수준이었습니다.

당초 사추위 구성은 노조가 희망했던 사안이었습니다.

무엇보다도 '기울어진 운동장' 게임은 제가 생각하는 게임의 룰이 아닙니다.

사회 정의와도 일치하지 않습니다.

 

5. 사장 출마, 다시 답합니다

 

노종면 후배의 출마 선언 이후 많은 사람들이 저를 찾아 왔습니다.

문자를 보냈고 전화를 걸어 왔습니다.

조직의 분열과 갈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많았습니다.

제 직책이 지금 사장 직무대행입니다.

조직의 안정과 통합을 최우선 시 해야 하는 임무입니다.

총의를 따라 조직의 분열 위기를 막고, 통합의 숙제를 풀겠다는 일념으로 나선 것입니다.

 

6.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 때문에 복직 하지 않겠다, 하면 얘기가 달라집니다.

해직자들을 이용 도구로 삼았다는 지탄을 받는다면 답이 없지요.


제 생각이 조직 대다수의 뜻과 다르다면 마땅히 접어야겠지요.

어떠한 방식이든 총의에 따라야겠지요.

 

7. 한마디 더

 

저는 늘상 말해왔습니다.

제겐 YTN이 가족보다 중요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가족만큼 중요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아들녀석이 제게 페북 메시지를 보내왔습니다. 해병대에 자원한 든든한 놈입니다.

 

"너무 아파할 필요는 없어. 나도 있고 엄마도 있고, 누나도 있어,

사람이 때론 뜻을, 대의를 이루기 위해 뭔가를 잠시 동안 외면할 수도 있잖아.

꼭 도시락 폭탄 들고 던져야만 독립투사인건 아니잖아"


제게 소중한 건, 도시락 폭탄도, 독립투사도, YTN사장도 아닙니다.

 

지난 22년 함께 웃고, 울었던, 가족같은 동료선후배들입니다.

 

2017. 6. 19

김 호 성

 

이진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배너

많이 읽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