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이어 남도일보도 새 주인 맞아

중흥건설, 남도일보 인수
기자들 처우 개선 기대감
건설업체 방패막이 우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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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광주전남 지역 언론사의 지배구조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광주에 생활정보신문을 처음 선보인 사랑방 미디어그룹이 지난 3월 뉴시스 광주전남본부와 무등일보를 인수한 데 이어 지난 23일엔 중흥건설이 남도일보를 인수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열악한 환경에서 근무했던 기자들은 최근의 인수 소식에 환영 분위기다. 경제적으로 탄탄한 모기업이 지역 언론사의 열악한 급여와 복지 수준을 개선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남도일보를 인수한 중흥건설은 지난해 매출액이 3000억원을 넘은 광주전남 지역의 대표 건설업체라 기대감이 남다르다. 노정훈 남도일보 기자는 “지난 경영진이 경영에 미흡한 부분들이 있어 세월이 가면서 많은 문제들이 누적됐다”며 “과거에 비해 급여가 30% 이상 깎였을 정도로 회사 상황이 좋지 않았는데 이번 인수를 통해 그런 부분이 나아지지 않을까 기대감이 있다”고 말했다.


▲무등일보와 뉴시스 광주전남본부에 이어 남도일보가 새 주인을 맞으면서 광주전남 지역 언론사의 지배구조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사진은 남도일보를 인수한 중흥건설 홈페이지(왼쪽)와 무등일보 등을 인수한 사랑방미디어그룹 홈페이지.

사랑방 미디어그룹이 인수한 뉴시스 광주전남본부와 무등일보에서도 처우 개선에 대한 기자들의 기대감이 뚜렷하다. 선정태 무등일보 기자는 “당장 가시화된 것은 없지만 회사가 단계적으로 처우를 개선하겠다고 공표해 구성원들이 기대하고 있다”며 “물론 우리가 바라는 개선 정도와 사측이 바라는 개선 정도는 다를 수 있다. 우리가 100 정도가 바뀌어야 개선됐다고 느낄 때 사측은 그 절반이나 1/3만 바꿔도 개선됐다고 할 수 있기에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구길용 뉴시스광주전남 본부장은 “아직 출범한 지 두 달 남짓밖에 안 됐기 때문에 복지 여건 개선 등은 그림을 그려가고 있는 과정”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기대감과 함께 우려의 시선도 적지 않다. 건설자본이 모기업으로 들어선 남도일보의 경우 언론 기능 위축에 대한 우려감이 높기 때문이다. 그동안 광주전남 지역 대부분의 신문사는 건설업체의 수중에 들어갔다가 모기업이 도산하면서 함께 부실언론으로 전락한 전적이 있다. 지역 건설업체들은 지역민의 알권리 보다는 신문사를 방패막이로 삼아 회사를 운영했고, 도산하면서도 무책임한 행태를 보여 기자들이 임금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등 언론 환경이 극도로 악화됐다.


광주전남 지역 한 기자는 “건설업체가 언론사를 인수하는 것에 대한 우려감이 있다. 특히 중흥건설의 인수배경을 고민해 볼 때 다소 걱정된다”면서도 “건설업체라 할지라도 언론사가 독립된 경영 마인드를 갖게 해준다면 발전적 측면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장필수 광주전남기자협회장은 “최근엔 건설업체가 많이 빠져나가 이제 건설업체가 모기업으로 있는 곳은 광주매일, 전남매일, 남도일보 세 곳 정도”라면서 “광주전남 지역에선 과거 모기업이 건설업체인 경우가 워낙 많아 건설업체가 언론사주가 되는 것에 항상 우려감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실제 2015년 6월 광주일보 노동조합은 광주일보를 인수하기 위한 투자 의향서를 제출한 업체 3개 중 2개가 건설사 관련업체로 나타나자 건설업체의 광주일보 인수를 반대하는 광고를 1면에 실었다. 노조는 광고에서 “광주일보는 지난 2003년 말 대주건설의 인수 후 미흡한 지원과 과도한 편집권 침해 등으로 인해 호남 최대 정론지라는 자리를 위협받았고, 결국 법정관리까지 가게 됐다”며 “과거 대주건설의 경험, 건설업체의 지역 내 신문사 경영 참여로 빚어진 부작용 등을 감안해 건설업체는 언론의 공정성을 기하면서 장시간 투자를 통해 광주일보를 정상화할 수 있는 새 사주가 될 수 없음을 강조한다”고 밝힌 적이 있다.


노정훈 기자는 “모기업이 건설업체다 보니 또 언론사를 방패막이 삼지 않겠냐는 우려가 없지 않다”면서도 “결국엔 경영진이나 편집국장 등 윗선의 의지가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아영 기자 sbsm@journalist.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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