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뉴스, 기자 4명 대기발령…사직 종용도

언론노조 포커스뉴스분회 설립 선포 기자회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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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포커스뉴스 기자들이 전국언론노조 포커스뉴스분회 설립선포 기자회견을 열고 편집권 독립을 위한 투쟁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김달아 기자)

포커스뉴스 기자들이 25일 서울 서초구 솔본빌딩 포커스뉴스 앞에서 전국언론노조 포커스뉴스분회 설립선포 기자회견을 열고 편집권 독립을 위한 투쟁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포커스뉴스의 편집권 침해 논란은 이번 대선 보도 과정에서 불거졌다. 대선특별취재팀 기자들이 쓴 기사 100여건이 일방적으로 삭제됐고 특정 후보에 대한 기사 배제 등 부당한 지침 등이 잇따랐다. 이에 대해 비판 목소리를 낸 이승재 정치사회부문장, 임학현‧김동형‧김진우‧송은경 기자는 대기발령 조치를 받았다. 김진우 기자는 지난 23일 사측으로부터 사직을 권고받기도 했다.


사측은 기자회견 개최 전날인 24일 저녁 기획취재부를 신설해 노조원 4명을 해당 부서에 발령하면서 기자경력이 없는, 포커스뉴스 모기업인 솔본그룹의 이사와 경영지배인을 공동 부장으로 임명했다.

 
25일 기자회견에서 포커스뉴스분회 기자들은 "포커스뉴스에서 대선이라는 역사는 기록되지 않았다"며 "선거 당일 '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어떤 기사도 작성하지 말라'는 납득할 수 없는 지침을 받았다. 정치사회뿐 아니라 경제‧산업‧문화스포츠부 역시 마찬가지였다"고 했다.


기자들은 또 △유승민 후보와 심상정 후보 취재 및 기사 작성 배제 △세월호 참사, 5‧18민주화운동 기사 메인에 배치 금지 △여론조사 기사 작성 금지 지침 등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기자들은 "(포커스뉴스 모회사) 솔본그룹 홍기태 회장의 언론 사유화와 부당한 편집권 침해, 구성원에 대한 인사 보복에 대해 단호하게 대응할 것을 천명한다"며 "언론노조 조합원들과 연대해 대한민국 언론자유 쟁취를 위한 행동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전국언론노조 포커스뉴스분회 설립선포 기자회견 이후 언론노조 소속 지부장들이 포커스뉴스 항의서한을 전달하는 과정에서 실랑이가 벌어졌다. (김달아 기자)


이날 임학현 포커스뉴스분회장은 "언론인으로서 사명감을 버리지 않아도 되는 포커스뉴스를 만들기 위해 나섰다. 사주가 존재하더라도 불편부당하게 시대를 기록할 수 있는 언론사를 만들기 위해 조합을 만들었다"며 "사측이 인사의 칼을 쥐고 민형사상 조치를 내세워 겁박해도 당당하게 나서서 포커스뉴스의 미래를 제시하고자 하는 조합원들에게 격려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김환균 전국언론노조 위원장은 "선거에서 언론은 유권자에게 정확하고 올바른 정보를 전해야 하는데, 포커스뉴스는 이를 원천봉쇠하는 것을 넘어 정치부를 해체하고 여기에 고분고분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기자들에게 대기발령, 사직을 권고했다. 언론사라고 보기 어려운 형태"라며 "포커스뉴스분회는 언론노조의 한 식구다. 이들이 외롭지 않도록, 노동자로서 권리를 되찾을 수 있도록 끝까지 투쟁하겠다"고 했다.


기자회견 이후 언론노조가 포커스뉴스 사측에 항의서한을 전달하는 과정에서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사측 관계자들은 언론노조의 출입을 막아섰고, 언론노조는 정당한 절차라며 맞받아쳤다. 이때 언론노조 소속 지부장들이 편집권 침해에 대해 항의하자 한 사측 관계자는 "편집권을 기자들에게 있지 않고 편집인에게 있다"고 답했다. 포커스뉴스 한 기자는 "편집인이 편집권을 행사한 적이라도 있나. 모두 사주의 지시에 따른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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