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방송사 사장이 정윤회씨를 만난 사실을 보도한 TV조선이 17일 ‘뉴스쇼 판’에서 해당 사장이 안광한 전 MBC 사장이라고 밝혔다. 당시에도 일부 언론이 안 사장을 지목해 논란이 일었는데, 사측은 “전혀 사실무근”이라며 반박한 바 있다. 이번 TV조선의 보도가 나온 이후 MBC 내부 기자들은 “비선실세의 MBC 농단이 드러났다”며 검찰 수사를 촉구했다.

▲정윤회 지난 17일 TV조선이 '뉴스쇼 판'에서 보도한 <MBC 사장 만나…朴 구속 모습 차마 못 봤다"> 제목의 리포트.

TV조선이 안 전 사장에 대한 의혹을 처음으로 보도할 당시 MBC는 안 전 사장의 입장을 ‘뉴스데스크’를 통해 그대로 내보냈다. “근거가 없는 터무니없는 음해”라고 주장한 내용이었다. 그러면서 해당 사건을 보도한 기자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했다. 내부에서는 사측이 뉴스를 동원한 것을 두고 회사의 공신력을 실추시켰다며 ‘뉴스 사유화’ 논란이 불거졌다.

안 전 사장은 정 씨의 아들을 MBC 드라마에 캐스팅하라는 압력을 가한 의혹도 받고 있다. 정 씨의 아들은 안 전 사장이 취임한 이후 7편의 MBC 드라마에 잇따라 출연하며 특혜 논란이 일었다. 정 씨는 TV조선과의 인터뷰에서 이와 관련한 질문에는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전국언론노조 MBC본부는 18일 성명을 통해 “지난 1월 안 전 사장이 정씨와 만났다는 TV조선 보도를 강력히 부인했던 MBC 측의 해명이 거짓으로 드러났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블랙리스트 작성에 관여했던 인물들은 모두 감옥에 있다. 이제 공영방송을 장악하고 사적 이익을 위해 농단한 자들도 철저하게 수사해 법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검찰은 적폐 청산과 국민적 신뢰 회복을 위해 더 이상 시간 끌지 말고 철저하게 수사하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진우 기자 jw85@journalist.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