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보도본부장·보도국장 문책…정직·감봉 등 징계

"공정방송으로서 자정 노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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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가 뉴스 제작 시스템 전반에 문제점을 드러낸 ‘세월호 인양 지연 의혹 보도’에 대한 책임을 물어 보도본부장과 보도국장을 교체했다. 또 김성준 보도본부장을 포함한 보도국 간부들에 정직·감봉 등 중징계를 내렸다. 지난 2일 방송된 <차기 정권과 거래? 인양 지연 의혹 조사> 보도가 회사 이미지와 뉴스신뢰도를 훼손했다는 이유다.

 

김성준 보도본부장은 감봉 6개월의 징계와 함께 보도본부 미래부 선임기자로 자리를 옮기게 됐다. 정승민 보도국장과 고철종 뉴스제작부국장 등도 각각 감봉 6개월과 감봉 3개월의 처분이 내려졌다. 기사의 초고가 작성되고 이후 방송되기까지 편집회의 취지와 다르게 기사가 교정됐다는 사실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데 따른 징계 조치다. 다만 김 본부장이 ‘8뉴스’ 앵커를 지속할지 여부는 현재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기사를 데스킹했던 이현식 뉴스제작1부장은 정직 3개월의 징계를 받았다. 이 부장은 기사 초고에 여러 문제가 있었지만 문제점을 교정하지 않고 오히려 부적절한 거래가 오갔다는 식으로, 기사 취지와 다르게 읽힐 가능성이 크게 기사를 고쳐 책임을 물은 것으로 보인다.


해당 기사를 작성한 조을선 뉴스제작1부 기자는 감봉 3개월 처분이 내려졌다. 조 기자는 해수부에 대한 비판 취지라도 선거를 앞두고 특정 후보가 거론된 만큼 후보 측 입장을 취재해 기사에 반영해야 했지만 그러지 않았고, 해수부 하위직 공무원이 신뢰할 만한 취재원인지 검증하는 과정도 생략해 징계를 피하지 못했다.


징계와 함께 SBS는 18일 자로 보도본부장, 보도국장, 뉴스제작1부장을 모두 교체했다. 보도본부장에는 장현규 비서팀장이, 보도국장에는 최원석 정치부장이, 뉴스제작1부장에는 김명진 정책사회부장이 선임됐다. 더불어 SBS는 뉴스제작부국장 직함을 아예 없애고 보도본부 내 기획취재팀을 신설하는 등 취재와 제작을 분리해 데스킹을 허술하게 보지 않도록 시스템을 개편했다.


SBS 관계자는 “회사 차원에선 높은 수위의 징계와 인사 발령”이라며 “이번 사태 관련자들에게 철저하게 징계를 내리면서 공정방송으로서의 자정 노력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윤창현 전국언론노조 SBS본부장은 “이 사안이 우리가 지향해야 할 보도의 가치를 훼손하고 결과적으로 정치적 중립성이라든가 신뢰 문제를 심각하게 야기했기 때문에 관련 책임상에 있던 분들이 더 이상 책임을 지는 게 부적절하다는 의견을 피력했고, 그게 수용된 것”이라며 “사회적 책임이 있는 지상파 방송으로서 당연한 인사 조치다. 그러나 이렇게 해도 신뢰가 회복될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우려했다. 


앞서 SBS는 지난 2일 ‘8뉴스’에서 해수부 공무원의 발언을 인용해 ‘해수부가 차기 권력의 눈치를 보고 세월호 인양을 고의로 지연했고, 차기 정권과의 거래를 시도했음을 암시하는 발언을 했다’고 보도해 큰 논란을 일으켰다. 이후 SBS는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하고 지난 4일부터 14일까지 조사를 진행했으며, 지난 15일 이번 보도가 부실한 취재, 부적절한 데스킹, 허술한 게이트키핑, 뉴스 제작 시스템의 문제점이 총체적으로 어우러져 일어났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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