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이 의리’를 내세워 거래는 이어졌지만 명절 상납금을 거부하는 을에게 갑 금복주는 한 마디를 남긴 채 거래를 중단합니다.
“어느 하청이 이지랄 하는데? 고마운 줄 알아야지.”
모든 산업과 기술의 발전은 을의 손을 거치지만 달콤한 영광은 갑만의 것이었습니다. 노력과 책임은 분담하지만 성과는 독식하고, 응당한 거래에 부당한 갑질을 덧붙이는데 서슴없습니다.
하지만 지켜내야 하는, 사랑하는 모든 것들을 위해 을은 기꺼이 을을 자처하고 눈과 귀와 입을 닫았습니다.
반복되는 역사 속에 갑은 독식과 갑질을 자연스러운 결과로, 자신들이 일구어낸 당연한 권리로 여기고 있습니다. 물론 우리의 방관도 한몫했을 겁니다.
우리는 자주 갑의 횡포를 목격하고 또 경험합니다. 이번 취재는 을이 목소리를 내는 게 두렵거나 외로운 일이 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서 시작했습니다. 이 기사가 을로 살아가기 좀 더 좋은 사회를 만드는데 힘을 보탤 수 있길 바랍니다.
을이 지켜보고 을이 목소리를 내는 일을 멈추지 않겠습니다. 우리 사회 모든 을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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