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석현, 삼성 광고중단 실상도 밝힐까

16일 개인 홈페이지에 "박 전 대통령 외압 있었다" 폭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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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손석희 앵커 교체하라”

개인 홈페이지서 작심 폭로

“위협 느꼈지만 견뎌냈다”


홍석현 전 중앙일보·JTBC 회장이 박근혜 전 대통령으로부터 손석희 JTBC 보도부문 사장을 해임하라는 압박을 받았다고 폭로했다. 


홍 전 회장은 16일 자신의 개인 홈페이지에 올린 'JTBC 외압의 실제, 이제는 말할 수 있다'는 2분6초 분량의 영상에서 "(지난해 10월 JTBC의 태블릿PC 보도 이전) 제가 받았던 구체적인 외압이 5~6번 있다. 그중 대통령으로부터 받은 것은 2번"이라고 밝혔다.


그는 "그때 저는 언론을 경영하는 입장에서, 개인적으로 정치적 사건에 연루돼 고초를 치른 적이 있는 입장에서 (박 전 대통령의 압박에) 위협을 느낀 것이 사실"이라며 "하지만 그런 외압을 받아서 (손석희) 앵커를 교체하는 것은 제 자존심이 용서하지 않았고 21세기에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믿었기 때문에 외압을 견뎌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JTBC가 태블릿PC 보도를 처음 내보냈던 지난해 10월24일 이후에는 박 전 대통령이 대국민 사과를 하는 등 이미 정권이 약해진 상황이었기 때문에 직접적인 외압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홍석현 전 중앙일보·JTBC 회장이 16일 자신의 개인 홈페이지에 올린 2분짜리 영상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으로부터 손석희 JTBC 보도부문 사장을 해임하라는 압박을 받았다"고 폭로했다. 사진은 해당 영상 캡처.


개량 한복을 입고 나타난 모습도 이례적인 데다 박 전 대통령으로부터 외압을 받았다는 홍 전 회장의 갑작스런 폭로에 중앙미디어네트워크 내부는 당혹해하는 분위기다.


중앙미디어네트워크 커뮤니케이션팀 관계자는 "홍 전 회장이 자리에서 물러난 뒤 개인 일정에 관여하지 않아 이번 동영상에 대해서도 사전에 알지 못했다"고 말했다. 중앙일보 내부에서도 영상을 통해 홍 전 회장의 발언을 들은 것으로 알려졌다. 


홍 전 회장이 청와대 압력을 작심하고 밝힘에 따라 삼성 등 광고주의 외압도 폭로할지 주목된다. 삼성이 연초부터 JTBC에 대한 광고를 끊었다는 얘기가 언론계 안팎에서 회자되고 있다.  


중앙미디어네트워크 한 관계자는 “올해부터 삼성이 JTBC는 0%, 중앙일보는 30%, 중앙미디어네트워크 계열사는 50%만 광고를 집행하는 것으로 안다”면서 “삼성 쪽에선 이재용 부회장의 구속을 JTBC 보도와 연관 지어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손석희 앵커를 자르라고 한 건 가십거리밖에 되지 않는다"며 "삼성 광고 를 끊은 게 가장 큰 문제다. 사실이라면 유신 때 동아일보 백지광고 사태와 다름 없다"고 말했다.


삼성 관계자는 "(광고 협찬 개입 등 여부에 대해) 공식 입장은 없다"고 전했다.


김달아 기자 bliss@journalist.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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