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보를 받고 현장을 확인하며 영상에 담은 지난해 10월, 곳곳이 갈라지고 찢겨진 채 방치된 모습에서 구조적 비리를 예감할 수 있었다. 단발성 보도에 머물지 않기 위해 복원공사가 있었던 2010년으로 되돌아갔다. 대구시와 관할 구청을 상대로 공사 입찰과정에서부터 공사 당시 수리보고서, 시방서 등 자료를 수집해 분석과 현장 확인을 이어갔다.
석 달여 동안 국가 사적급 문화재가 훼손된 채 방치된 이유를 찾아가는 과정에 ‘문화재 돌봄사업’을 이른바 관피아가 7년째 독점하고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고, 전문가와 현장조사를 통해 역사적 고증조차도 무시한 엉터리 복원공사의 구조적 문제를 들춰낼 수 있었다. 보도가 나간 뒤 대구시는 특별점검을 통해 대대적인 개선책을 내놓았고 경찰도 수사하고 있다.
“저널리즘이란 어딘가에 있는 누군가 감추려고 하는 진실을 찾아내 보도하는 것이다. 그 나머지는 모두 홍보다”라는 BBC 브래드쇼 기자의 너무도 명쾌한 저널리즘 정의를 늘 가슴에 품고 살지만 그것을 지키는 게 얼마나 힘든지를 뼈저리게 깨달은 지난 몇 년이었다.
저널리즘의 가치가 훼손되고 상식을 말하는 언론인이 변방으로 쫓겨나야 했던 어둠의 터널. 권력의 편에서 아부하지 않고 현장에서 고민하고 발로 뛰며 어둠에 맞서는 기자들이 존중받는 언론환경으로 복구되길 진심으로 바란다.
Copyright @2004 한국기자협회.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