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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 망친 엉터리 복원공사

제318회 이달의 기자상 지역취재보도부문 / 도성진 대구MBC 기자

도성진 대구MBC 기자2017.03.29 14:26:58

▲도성진 대구MBC 기자

국보 1호 숭례문이 불길에 휩싸이는 광경을 지켜봐야했던 지난 2008년. 복원공사 과정에 드러난 대규모 비리는 국민에게 상당한 충격을 안겨줬다. 문화재계에 이어져온 고질적인 비리구조, 과연 우리 주변은 괜찮을까? “경상감영이 엉망으로 방치되고 있어요”라는 추상적인 제보로 시작한 취재는 이런 근본적인 물음에서 출발했다.


제보를 받고 현장을 확인하며 영상에 담은 지난해 10월, 곳곳이 갈라지고 찢겨진 채 방치된 모습에서 구조적 비리를 예감할 수 있었다. 단발성 보도에 머물지 않기 위해 복원공사가 있었던 2010년으로 되돌아갔다. 대구시와 관할 구청을 상대로 공사 입찰과정에서부터 공사 당시 수리보고서, 시방서 등 자료를 수집해 분석과 현장 확인을 이어갔다.


석 달여 동안 국가 사적급 문화재가 훼손된 채 방치된 이유를 찾아가는 과정에 ‘문화재 돌봄사업’을 이른바 관피아가 7년째 독점하고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고, 전문가와 현장조사를 통해 역사적 고증조차도 무시한 엉터리 복원공사의 구조적 문제를 들춰낼 수 있었다. 보도가 나간 뒤 대구시는 특별점검을 통해 대대적인 개선책을 내놓았고 경찰도 수사하고 있다.


“저널리즘이란 어딘가에 있는 누군가 감추려고 하는 진실을 찾아내 보도하는 것이다. 그 나머지는 모두 홍보다”라는 BBC 브래드쇼 기자의 너무도 명쾌한 저널리즘 정의를 늘 가슴에 품고 살지만 그것을 지키는 게 얼마나 힘든지를 뼈저리게 깨달은 지난 몇 년이었다.


저널리즘의 가치가 훼손되고 상식을 말하는 언론인이 변방으로 쫓겨나야 했던 어둠의 터널. 권력의 편에서 아부하지 않고 현장에서 고민하고 발로 뛰며 어둠에 맞서는 기자들이 존중받는 언론환경으로 복구되길 진심으로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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