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입취재 정신병원에서 무슨 일이

제318회 이달의 기자상 지역기획보도 방송부문 / 한현호 TBC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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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현호 TBC 기자

병실 안에서 벌어지고 있는 환자들의 도박판과 술판. 병원 안은 취재진이 예상한 문제의 범주를 한참 넘어섰다. 환자들은 새벽같이 일어나 마치 방전된 배터리를 급속 충전하듯 술을 들이켰고 자유롭게 일까지 나갔다. 또 대부분 기초수급자인 환자들에게 매달 수급비는 술값이자 도박비였다. 병원은 이 과정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있나. 갖가지 의문들이 꼬리를 물었고 드러나지 않은 정신병원 자체의 문제를 조명하기 위해 애쓴 결과 마치 악어와 악어새처럼 엮인 이들의 불법행위를 파헤치게 됐다.


취재진이 정신병원 환자로 잠입한 결정적인 이유는 ‘진료비 허위 청구’ 부분을 밝혀내기 위해서였다. 문제의 정신병원들은 매년 수십억 원의 의료급여를 받고 있다. 의료 급여를 확인할 수 있는 주체는 환자 본인이니 직접 환자가 되어야만 했다.


실제로 취재진이 확인한 결과 이들 병원은 하지도 않은 진료를 했다고 꾸며 진료비를 허위로 청구하고 입원 기간을 두 배로 조작했다. 또 취재 기간 의사를 한 번도 보지 않았던 병실 환자들의 명단을 확보하고 재활프로그램 참여 현황도 매일 영상으로 기록해 일부 환자의 문제가 아닌 병원 전반의 고질적 불법행위임을 입증하기 위해 노력했다.


무법천지로 운영되는 정신병원 문제는 반드시 해결해야 할 우리 사회의 병폐다. 정신병원에 지급되는 수천억 원의 국민 세금은 환자의 치료와 인권을 위해 제대로 쓰여야 하고 철저하게 감독받아야 한다.


보도 직후 많은 양심 있는 정신병원 의료진들이 제보를 했다. 정신병원이 병원답게 바뀌도록 애써 달라는 주문이자 호소였다. 취재진은 앞으로도 불법 정신병원이 마땅한 처벌을 받고 정신병원이 제대로 된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때까지 보도를 이어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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