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가 자사 보도를 통해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의 토론회 발언 관련, “공영방송 흔들기”라며 맞받아쳤다. 지난 22일 MBC ‘뉴스데스크’는 <"MBC 심하게 무너졌다" 文, 토론서 인사·보도 비판> <"공영방송 통제 의도" 文 발언에 자유한국당 등 비판> <MBC 공식 성명 "文, 공영 방송 장악 의도…사과해야"> 등 3꼭지를 할애해 문 전 대표의 발언 소식을 전했다.
첫 번째 리포트에서는 “대선후보 검증자리에서 문 전 대표가 갑자기 공영방송을 압박하는 발언을 했다”는 앵커멘트와 함께 “토론의 형식을 무시한 돌출 행동에 사회자도 상대방도 당황했다” “과거 자신이 청와대 수석과 비서실장으로 일했던 노무현 정부 시절, 비판 언론을 상대로 한 '언론 대못질' 등에 대해서는 언급을 피했다” 등으로 문 전 대표에 대한 비판을 이어갔다.
두 번째 리포트에서도 앵커멘트를 통해 “대선을 앞두고 편들기방송을 해달라는 압박이자 집권 후 언론장악 의도를 드러낸 것” “누가 집권해도, 공영방송을 흔드는 악순환이 되풀이돼선 안 된다는 지적도 나왔다” 등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의 입장을 내보냈고, 세 번째 꼭지에서는 MBC가 내놓은 성명을 따로 기사로 내놨다.
MBC는 이날 ‘뉴스투데이’를 통해서도 문 전 대표를 겨냥해 비판의 날을 세운 바 있다. 뉴스투데이는 <文 토론회 발언 '논란'…공영 방송 흔들기?>라는 리포트에서 “(문 전 대표는) 토론회장에서 정책공방이 아니라 공영방송 흔들기와 다름없는 발언을 했다”고 전했다. 이를 두고 내부에서는 “MBC의 뉴스 사유화가 도를 넘었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MBC의 한 기자는 “MBC가 망가지고 시청자들이 등을 돌렸다는 건 이미 시청률에서 증명되고 있지 않나. 반성은커녕 자신들을 비판했다는 이유로 뉴스를 통해 변명을 늘어놓다니 부끄러울 뿐”이라고 지적했다.
언론노조 MBC본부도 "공영방송 문제도 엄연히 중요한 정책이슈인데 문제의 당사자가 발끈하는 건 비판받아 마땅하다”며 “사실상 문 전 대표로부터 공격을 받았다고 생각하고 자위적 수단으로 뉴스를 사유화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문 전 대표는 지난 21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에서 열린 민주당의 대선주자 토론회에서 “이명박·박근혜 정권이 공영방송을 장악해 MBC를 비롯한 공영방송이 다 망가졌다”며 언론적폐 청산을 주장했다. MBC 해직기자 문제와 관련해서도 “공영방송으로서 언론의 자유 및 공공성 회복이 시급하고, 해직 언론인 복직은 즉각 이뤄져야 한다”며 “정권이 방송을 장악하지 못하도록 지배구조를 개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날 MBC는 문 전 대표의 발언을 두고 공식 성명을 통해 “언론노조 출신 등으로 낙하산 사장과 경영진을 선임해 공영방송을 장악하겠다는 의도가 깔렸던 것으로 읽힌다”며 “공영방송 장악 시도를 중단하고 MBC 비방에 대해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이진우 기자 jw85@journalist.or.kr
이진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Copyright @2004 한국기자협회.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