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룸 쇄신 목소리 또다시 커지나

세계·조선 등 내부 개혁 촉구
"저널리즘 구현 목표 삼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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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전 대통령 파면으로 사회 전반의 적폐 해소를 위한 개혁의 열망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언론사 내부 개혁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또다시 힘을 받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지난해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등을 계기로 KBS, MBC, YTN 등 정부의 입김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는 지적을 받아 온 방송사뿐 아니라 동아일보, 서울신문, 세계일보, 연합뉴스, 조선일보 등에서도 내부 개혁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잇달아 나왔다.


실제로 동아 노조는 작년 11월 ‘최순실 게이트’ 국면에서 자사 보도가 무기력했다며 내부개혁을 촉구했다. 서울, 연합 등도 지난해 11월과 12월 자사 보도의 공정성 문제 등을 제기하며 경영진의 책임 있는 자세를 요구했다. 세계는 ‘정윤회 국정농단 문건 보도’(2014년 11월) 당시 부당한 편집권 개입 등을 문제 삼으며 지난해 연말부터 사장 퇴진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지난해 언론사 내부개혁을 촉구하는 움직임이 이어진 가운데 대선 등을 계기로 이런 목소리가 또다시 커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사진은 지난해 11월 서울신문 기자 50여명이 기자총회를 열고 자사 보도의 공정성 문제 등을 논의하는 모습. (서울신문 노조)

이런 요구에 회사 측은 편집국장 교체 등을 통해 분위기 반전을 모색했지만 기대보다 미흡하다는 게 기자들의 중론이다.


이 때문에 세계일보는 지난 2~10일 기자들을 대상으로 사장 퇴진운동 전개 방식, 공정보도 개선, 복지후생 개선 등을 놓고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회사발전 방향 등을 재논의하기 위해서다.


기자협회 세계일보 지회가 실시한 설문조사(기자직군 188명 중 102명 참여)를 토대로 지난 17일 발표한 ‘2017 세계일보 발전 보고서’에 따르면 기자들은 △일할 수 있는 여건 조성 △기자들을 홀대하는 회사 분위기 쇄신 △재단 눈치 보는 경영진 태도 변화 등을 촉구했다. 특히 차준영 사장 퇴진에 대해선 ‘타협점을 모색해야 한다’는 응답이 53%로 집계됐고 ‘보다 강도 높은 압박으로 퇴진 관철해야 한다’는 답변도 31%에 이르렀다.


이와 함께 기본급 인상, 수당 현실화, 인원 충원, 경영상황 접근권 보장, 편집국장 및 디지털미디어국장 신임제 도입, 공정보도위원회 설치 등을 회사에 요구했다. 세계일보 지회는 회사 측 반응을 보고 향후 대응 방향 등을 정할 예정이다.


조선 노조도 조만간 다면평가제 도입 등을 회사에 재차 촉구할 예정이다. 조선 노조는 지난해 9월 ‘송희영 전 주필 사태’ 당시 철저한 진상 규명 등을 위해 독립 조사기구 구성, 윤리위원회 신설 외에 다면평가제 도입을 요구했고, 회사도 이를 받아들이기로 했다. 6개월이 지났지만 논의는 여전히 지지부진한 상태다.


과거와 달리 원활한 사내 소통 역시 경쟁력이 된 시대여서 뉴스룸 내부의 이런 목소리는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한 언론사 중견기자는 “언론계의 자정 목소리는 대선을 거치면서 더욱 커질 것”이라며 “기존의 리더십으론 보도 편향성, 조직문화의 경직성 등을 뛰어넘는 데 한계가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다만 사회 분위기에 편승해 일회성으로 그칠 게 아니라 저널리즘을 구현할 수 있는 내부 시스템 정비를 궁극적인 목표로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창남 기자 kimcn@journalist.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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