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임 위해 경인일보 사유화"

송광석 사장 정기 주총서 사퇴
허위 계산서 발행 불구속 기소
기협·노조, 비대위 꾸리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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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광석 경인일보 사장이 지난 10일 열린 경인일보 정기 주주총회에서 사퇴했다.
앞서 송 전 사장은 지난달 3일 수원지검으로부터 290억원대 허위 매출·매입 계산서를 발행한 혐의 등으로 불구속 기소처분을 받았다.


지난 2006년부터 11년 간 사장직에 있던 송 전 사장이 언론사를 사유화하면서 이번 문제가 촉발됐다는 게 경인일보 기자들의 대체적인 반응이다. 허위 세금 계산서 발행을 놓고 경영진과 회사는 광고 단가를 높이기 위한 선택이라고 주장했지만 기자들의 생각은 달랐다. 사장 연임을 위한 수단으로 회계부정을 지시했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회사가 떠안게 됐다는 것이다.


현재 경인일보 주요 주주구성은 이길여 가천길재단 회장(13.83%), 우방건설산업(11.76%), 유니스건설(11.76%), 영안모자(10.02%) 등이고 송 전 사장의 지분은 0.17%에 불과하다.


▲전국언론노조 경인일보 지부와 한국기자협회 경인일보 지회는 지난달 23일 경인일보 수원본사 사옥 앞에서 송광석 사장 퇴진을 촉구하는 집회를 개최했다. (경인일보 지회)

이처럼 적은 지분으로 회사를 쥐락펴락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얼까. 송 전 사장은 1980년 경인일보에 입사한 후 편집국장 등을 거쳐 11년 간 사장을 역임했다.


한 중견 기자는 “본인이 추진한 것에 대해 반론을 펴는 사람들은 멀리하고 충성파만 곁에 뒀다”며 “내부 견제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한 것도 있었지만 이사회, 감사 등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한 측면이 더 크다”고 지적했다.


신문산업이 해마다 위축되고 있는 가운데 경인일보만 비정상적으로 고속 성장했지만 감사기능은 제대로 작동하지 못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경인일보 매출은 2009년 202억원에서 2015년 404억원으로 6년 만에 매출이 2배가량 급증했다.


기자들은 이제부터 ‘경인일보를 바로 세우기’ 위한 첫 발을 뗄 때라고 입을 모았다. 김명래 기자협회 경인일보지회장은 “사장의 독선경영, 불통과 함께 노조 등을 포함해 내부 견제기능이 약했기 때문에 이번 문제가 발생했다”며 “노사, 기협 등이 참여하는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려 위기 극복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퇴진과 관련해 송 전 사장의 입장을 듣기 위해 여러 차례 연락했지만 연결이 되지 않았다.

김창남 기자 kimcn@journalist.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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