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또 부당인사…기자·PD 7명 회사 밖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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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장겸 MBC 신임 사장이 단행한 첫 정기인사를 두고 논란이 무성하다. 내부에서는 “본격적으로 사장의 입맛에 맞는 인물들로 보도국이 채워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MBC는 이달 초 수십여명의 국장과 부장단 인사를 낸 데 이어 지난 11일 36명의 사원 인사까지 마친 상태다. 먼저 보직 인사에서는 그간 불공정보도로 지적받아온 인물들이 승진되며 논란이 일고 있다. 내부 기자들에 따르면 보도국장에 임명된 문호철 국장은 지난달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MBC 노조탄압 청문회’ 의결 당시 정치부장으로서 야당을 비판하는 기사를 무더기로 쏟아낸 인물이다.

▲서울 상암동에 위치한 MBC 사옥.

시사제작국 부국장이자 ‘100분 토론’을 담당하게 된 박상후 부장 또한 세월호 참사 당시 ‘유가족의 조급증이 화를 키웠다’는 리포트로 논란이 된 바 있다. 언론노조 MBC본부는 “김 사장 취임 이후 MBC는 극우파 선전매체로 정체성을 확고히 하고 있다. 이번 인사 발령은 그 폭주가 극단으로 치달을 것이라는 점을 예고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사원인사에서도 그간 비제작 부서인 송출실에서 근무하고 있던 이근행, 한학수 시사교양PD가 또다시 뉴미디어포맷개발센터로 발령되며 재징계 논란이 일고 있다. 이 PD는 지난 2010년 노동조합 위원장으로 김재철 전 사장 선임에 반발해 파업을 이끌다 해고된 바 있다. 한 PD는 ‘황우석 논문 조작’ 사건을 파헤친 MBC의 대표 PD로 알려져 있다.


지난해 12월부터 ‘MBC 스페셜’에서 탄핵 편을 준비해온 이정식 시교PD 또한 이번 인사에서 직격탄을 맞고 엉뚱한 부서에 배치됐다. 발령과 함께 13일 예정이었던 방송도 전격 불방됐다. MBC의 한 기자는 “‘방송 기획에 대해 사전에 보고받지 못했다’는 이유로 갑자기 취소된 걸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파업 이후 줄곧 보도와 동떨어진 부서에서 일해온 7명의 기자와 PD들이 이번 인사에서 완전히 상암 밖으로 쫓겨났다”고 지적했다.


지난 5년간 MBC 내에서 부당인사와 부당징계 등으로 제기된 소송은 총 46건. 이 가운데 35개의 재판을 노조가 이겼고 5건은 진행 중이다. 법원의 판결에 불복한 MBC가 비난을 받는 이유다. MBC본부는 “보도국 내 핵심 부서는 대부분이 경력기자들로 채워져있다. 정책, 예산, 인사 부서에서는 단 한 명의 조합원도 남지 않게 되었다”며  “‘적폐 세력 청산’이라는 국민적 명령을, 적폐 당사자인 MBC 경영진이 거역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조만간 정규직 전환 등을 포함해 60여명의 경력 사원이 채용될 예정이다. 이번 정기 인사와 맞물려 결국 대규모로 물갈이하려는 의도로밖에 볼 수 없다”고 탄식했다.


이진우 기자 jw85@journalist.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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