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반대 시위현장 취재진 폭행 사태 잇따라

기자협회·언론노조, 서울지방경찰청 항의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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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반대 집회 참가자가 촬영용 철제 사다리를 취재진에게 휘드리고 있다. SBS 뉴스화면 캡처.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전 대통령 파면 선고 이후 탄핵반대 집회 참가자들이 취재진을 폭행하는 사건이 잇따랐다.

 

10일 서울 종로 헌법재판소 인근에서 열린 탄핵반대 집회를 취재하던 기자들이 헌재의 탄핵 선고 후 흥분한 일부 참가자들에게 집단폭행을 당했다.


취재기자, 사진기자, 촬영기자, 오디오맨, 인턴기자 등 20여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카메라 등 취재장비가 파손되기도 했다.


연합뉴스 사진부 A기자는 취재용 철제 사다리로 폭행을 당했고, CBS 취재기자와 시사IN 인턴기자 등은 대여섯명에게 집단으로 맞아 찰과상을 입었다. KBS와 SBS 촬영기자, 오디오맨 등은 집회 참가자들이 휘두른 주먹에 복부, 손을 맞아 부상을 입었다. SBS B카메라기자는 위에서 날아온 물체에 머리를 맞아 출혈이 있었다. 서울신문 사진기자는 국기봉에 맞아 얼굴에 타박상을 입었다. 중앙일보, 연합뉴스, 아시아투데이, 매일경제, 한국일보 기자 등도 집회 참가자들에게 폭행을 당했다.


한국기자협회는 이날 성명을 통해 “불법 시위와 폭력으로 취재를 방해하고 국민의 알권리를 침해하는 것은 중대한 범죄행위”라며 “경찰은 헌법에 보장된 언론자유를 보장하고 기자들이 취재에 전념할 수 있도록 안전한 취재환경을 보장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전국언론노조도 성명에서 "기자에 대한 폭행은 개인에 대한 폭행을 넘어 언로를 가로막는 심각한 언론 자유의 침해"라며 "수차례 거듭된 요청에도 취재 기자를 보호하지 못한 공권력이라면 이 역시 언론 자유를 침해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국사진기자협회와 한국방송카메라기자협회도 이날 공동 성명을 내고 "(집회 현장에서) 기자들에게 가해진 집단폭행을 규탄하며 주최단체의 책임있는 사과와 근본적인 재발방지책 마련을 강력하게 촉구한다"며 "정당하게 취재활동을 벌이는 사진기자에 대한 폭행사건은 단순한 폭력행위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모든 국민의 알권리에 대한 중대한 침해행위"라고 질타했다.


두 협회는 "우리는 이번 폭행사건이 이른바 태극기 집회에 참여하는 대다수 시민들의 뜻과는 달리 일부 시위대가 저지른 행위라고 믿는다"며 "국민의 알 권리를 침해하고, 태극기집회의 본래 취지에도 어긋난 이런 물리적 폭력행위는 두 번 다시 발생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기자협회와 전국언론노조는 이날 오후 7시 서울지방경찰청을 항의 방문해 폭력 시위대를 검거해서 처벌하고 취재진 보호에 나서줄 것을 요구했다.

 

다음은 한국기자협회 성명 전문이다.

 

국민 알권리 위한 취재환경 보장하라

 

기자는 국민의 알권리를 위해 현장을 취재하고 헌법에 의해 언론의 자유를 보장받는다.

 

헌법재판소는 10일 대한민국 헌정 사상 첫 대통령 탄핵을 인용했다. 대통령 탄핵 여부는 모든 국민의 관심사이며 역사의 현장을 취재하는 것은 기자의 당연한 의무다.

 

그러나 헌재의 탄핵 인용 결정 후 그동안 탄핵 반대를 주장해오던 탄핵 반대 집회 현장의 취재 기자들이 참가자로부터 또다시 무차별 폭행을 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10일 헌법재판소 인근 안국동 부근 대통령 탄핵 반대를 주장하는 집회에서 취재 기자들이 일부 시위대의 과격한 행동으로 타박상은 물론 발길질과 주먹으로 폭행을 당하고 심지어는 철제 사다리에 맞아 병원에서 응급치료를 받기도 했다.

 

대통령 탄핵은 대한민국의 법에 의해 절차적으로 진행된 판결이다. 법을 지키는 행위는 대한민국의 국민으로서의 최소한의 약속이자 구성원간의 합의다. 그럼에도 법의 결정을 인정하지 않고 나아가 불법 시위와 폭력으로 취재를 방해하고 국민의 알권리를 침해하는 것은 중대한 범죄행위임을 알아야 한다.

 

한국기자협회는 이번 기자 폭행의 사태를 언론자유를 침해하는 범죄행위로 규정하고 가해자의 강력한 처벌을 촉구한다.

 

또한 경찰은 헌법에 보장된 언론자유를 보장하고 기자들이 취재에 전념할 수 있도록 안전한 취재환경을 보장하고 정부 차원의 재발 방지책 마련을 다시 한번 요구한다.

 

2017년 3월 10일

한국기자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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