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자상의 무게와 의미를 잊지 않겠다"

한국기자상 수상자 수상소감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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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는 현장에 있고 기자는 머리가 아니라 발로 뛴다.”


23일 열린 제48회 한국기자상 시상식에선 누구보다 치열하게 발로 뛴 기자들이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기자들은 “늘 이 상의 무게와 의미를 잊지 않겠다”면서 “더 낮은 시선으로 더 깊이 있게, 우리 사회를 바라보겠다”고 다짐했다.


또 한국기자상을 받기까지 응원하고 격려해준 가족과 동료, 제보자에게 수상의 영광을 돌렸다. 아래는 수상소감 전문이다.


▲한국기자상 대상을 수상한 TV조선 특별취재팀을 대표해 서주민 기자가 수상소감을 말하고 있다.


<미르 K스포츠재단 권력형 비리 의혹> 서주민 TV조선 기자
사실 지금 상황이 좀 이상한 게 기획폭로다, 황당한 음해, 정치적 공격 이런 게 계속 이어지고 있다. 어떻게 하면 국정농단의 실체를 좀 더 제대로 밝힐 수 있을 까 몇날며칠을 기획한 적은 있지만 단연코 어떤 일들을 꾸며내거나 만들어낸 일은 없다. 또 용인되지 않은 일들, 취재 윤리에 벗어난 일도 단연코 한 적 없다. 그런데 요즘 상황을 보면 정말 선동들이 판을 치는 것 같다. 정말 큰 거짓말을 해서 잘못이 드러나니까 또 다른 거짓말로, 또 다른 조작으로 저희 보도를 폄하하는 부분도 있는 것 같다. 참 그런 부분이 안타까운 것 같다. 그래도 저희는 진실을 밝히는 차원에서 계속 멈추지 않고 갈 것이다. 앞서 이런 부분은 좀 자제했으면 좋겠다. 일부 매체는 부화뇌동하는 부분도 있어서 상당히 안타깝다. ‘대한민국이 위기다’라는 말씀을 많이 하는데 그래도 다행이라고 생각한 건 이번 과정을 거치는 동안에 민주주의가 제대로 작용했다는 것이다. 언론이 제 역할을 했고 그 언론에 분노를 느낀 시민이 나와서 분노를 표출했고 국민들의 뜻을 받들어서 국회가 탄핵을 결정했고 사법부가 또 차분하게 재판을 진행 중이다. 앞으로도 민주주의가 제대로 굴러가는 역할을, 제대로 감시하는 언론의 역할을 충분히 제대로 할 수 있는 기자, 또 저희 TV조선이 되겠다. 감사드릴 분들이 많은데 특히 저희 이진동 부장. "알고도 못 쓰면 무능이고 쓰지 않으면 직무유기"라는 말씀을 했다. 항상 기자란 어떤 모습으로 취재를 해야 하고 어떻게 취재원에게 접근해야 하는지, 또 기사를 어떻게 써야 하는지, 항상 공을 후배들에게 다 돌리는 부분들 많이 배우고 있다. 저희 11명이다. 딱 축구팀만큼 11명인데 각자가 포지션에서 역할을 잘 해줬다. 미국 연수받고 있는 정동권 기자를 비롯해서 민봉기, 하누리, 송지욱, 이상배, 이재중, 김태훈, 박병준, 박성재 기자 정말 사랑한다. 그리고 취재보도 과정에서 사실 우여곡절이 많았다. 헌정사에 기록될 만큼 대형사건이었기 때문에 우여곡절이 없는 게 이상할 수도 있겠지만 그 속에서도 항상 주용중 본부장이 저희의 든든한 버팀목이었다. 감사하다. 그리고 변용식 대표님, 방상훈 사장님, 김민배 전무님 모두 언제나 말없이 묵묵히 지켜봐주셔서 정말 감사드린다. 마침 축하해주러 오셨는데 다시 한 번 감사하다는 말씀드리고 싶다. 마지막으로 시상식에 부모님 초대한 적 처음인데 부모님이 와 계신다. 원래 제가 먼저 하고 싶었는데 모 여배우가 해서 안타까운 마음이 들지만 이 말씀 꼭 전하고 싶다. 존경하고 사랑한다.


▲한국기자상 대상을 받은 JTBC 특별취재팀을 대표해 손용석 기자가 수상소감을 말하고 있다.


<최순실 국정개입사건> 손용석 JTBC 기자
원래 전진배 선배가 와야 하는데 제가 대신 인사를 하게 됐다. 먼저 큰 상을 주셔서 감사드린다. 사실 세월호 때에 이어서 두 번째 대상을 받게 됐는데 개인적으로도 영광이다. 내일로 저희가 보도를 한 지 정확히 넉 달이 되는데 그동안 많은 사건이 있었다. 아시겠지만 탄핵심판도 진행되고 있고 또 한편에서는 태블릿PC 조작 같은 황당한 가짜뉴스도 퍼지고 있다. 저희가 정치적 음모를 했다, 특검과 검찰과 짰다는 그런 가짜뉴스까지 퍼뜨리고 있다. 그런데 세월호 때도 그렇고 이번 사건도 그렇지만 전형적인 사건 기사였다. 팩트는 현장에 있고 기자는 머리가 아니라 발로 뛴다. 신뢰해준 사장님, 지금 저희보다 더 고초를 겪고 계신데 사장님부터 부장과 발로 뛴 후배들이 모두 같이 했기 때문에 오늘 여기까지 왔다. 앞으로도 현장에서 최선을 다해 또 다른 이 자리에 설 수 있기를 기대한다. 감사하다.


▲한국기자상 대상을 받은 한겨레 특별취재팀을 대표해 김의겸 기자가 수상소감을 말하고 있다.


<최순실 게이트> 김의겸 한겨레 기자
고맙다. 시상식에 올라오는 기자들 면면을 보니까 제가 제일 나이가 든 기자 같다. 늘그막에 상복이 좀 터졌다. 그래서 여기저기서 상을 받으러 다니는데 저는 개인적으로 이 상이 제일 좋다. 권위와 전통이 있어서만은 아닌 것 같다. 사실 상금으로 따지면 더 많이 주는 데도 있다. 그렇지만 기자들이 주는 상이기에 그렇다. 아무런 수식어가 붙지 않는 그냥 기자. 그 기자들이 주는 상이기 때문에 더 영광스럽다. ‘과부 사정은 홀아비가 안다’는 말처럼 저희들 뻗치기 하고 안 돌아가는 머리 쥐어짜고 마감 시간에 쫒기면서 기사 쓰고 하는 그러한 노고를 현장에 있는 기자들이, 동료기자들이, 젊은 기자들이 가장 잘 알고 있고 그 기자들이 저희에게 주는 상이기에 더 고맙고 정감이 가고 기분이 좋다. 그래서인지 아까 상이 크리스탈로 돼 있는데 왠지 받으면서 거기에 기자실에서 하리꼬미하면서 기자들끼리 나눠먹던 그런 짜장면 냄새가 크리스탈에서 나는 것 같았다. 대단히 영광스럽고 고맙다.


<진경준 검사장 ‘수상한 주식대박’ 의혹> 최현준 한겨레 기자
제가 자격이 되는지 모르겠는데 이렇게 큰 상을 주셔서 정말 고맙다. 지난해 법조계에선 참 사건이 많았다. 특히 법조인들이 범죄를 저지르는 법조 비리 사건이 많았는데, 진경준 검사장을 비롯해서 우병우 민정수석, 홍만표 변호사, 스폰서 부장검사까지 끊이질 않았다. 아마도 저희가 지난해 3월에 진 검사장 사건을 보도하면서 법조 비리의 빗장을 풀었다는 점에서 상을 준 것 같다. 올해 법조개혁, 검찰개혁 여론이 굉장히 높은데 결자해지의 마음으로 오늘도 최선을 다해서 보도하겠다. 감사할 분들 그리고 자랑한 분들이 있다. 저희 법조팀의 서영지 기자. 저기 앉아 있는데 이번에 같이 취재를 했다. 이 친구가 취재를 해서 돌파가 안 되면 대한민국 어느 기자도 돌파할 수 없다는 그런 믿음을 주는 기자다. 그리고 경제부에서 함께 취재한 김재섭 선임기자. IT 담당이신데 선배가 전화를 하면 웬만한 IT기업 CEO들은 새벽에도 다 전화를 받으시더라. 그리고 이춘재 법조팀장. 오늘 사정이 있으셔서 못 오셨는데 저희 팀원들보다 더 열심히 취재를 하셨다. 마지막으로 저희 취재 때마다 조언을 아끼지 않았던 정의로운 법조인 분들께 감사를 드린다. 고맙다. 


<세월호 선언 등 9473명, 문화계 블랙리스트 확인> 조태성 한국일보 기자
대상을 받으신 많은 분들께 정말로 깊은 축하를 드린다. 흔히 기자들끼리 하는 농담으로 특종기사 이러면 기사를 쓴 기자, 그 기사를 출고한 데스크 외에는 중요도를 잘 모르는 기사라고 농담을 한다. 그런데 오늘 대상 목록을 쭉 보니까 이거는 모를 수 있는 기사도 아닐 뿐더러 지금뿐만 아니라 10년, 20년 후에도 계속 회자될 기사일 것 같다. 그런 기사들을 만들어주신 분들께 정말 축하드리고 그동안 타사 선후배들 물 먹이시느라 고생 많으셨다는 말씀도 드리고 싶다.(웃음) 블랙리스트 관련해서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이 이거다. 저희가 직장이랑 직업이라는 게 사실 다 파헤쳐 놓고 보면 호구지책인데 그 현실 속에서도 저희가 다 꿈과 희망과 의미 같은 거를 부여하며 사는 것 같다. 블랙리스트라는 것은 호구지책을 미끼로 삼아서 꿈과 희망, 나름대로 의미 부여하는 모든 걸 부정하고 무시한 사건이 아닌가 생각한다. 그래서 표현의 자유 같은 거창한 의미보다는 각자 제 위치에서 특히나 문체부나 산하 진흥기관에서 일하시는 분들의 꿈과 희망을 짓밟아버렸다는 점에서 가장 큰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이왕 이렇게 드러난 김에 좀 더 많은 정리가 있어야 할 것 같다. 감사드릴 분들은 많지만 길게 얘기하지 않겠다. 이준희 한국일보 사장 이하 편집국 간부께도 감사드리고 다 아시다시피 한국일보가 새 출발한 지 몇 년 안됐다. 제 개인적인 욕심이 있다면 제가 대단해서라기보다는 그냥 이 수상이 새 출발하는 데 하나의 선물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마지막으로 제가 문화부에서 출판 쪽을 담당하고 있다 보니 집에 일찍 들어오면 늘 책을 붙잡고 있다. 재미없는 사람인데 항상 그 부분을 이해해주는 집안의 아내와 7살 된 아들에게 고맙다는 말 꼭 하고 싶다. 감사하다.  


<의원 298명 후원금 지출 전수조사> 김경욱 한겨레 기자
오늘은 그렇지 않아도 제게 매우 특별 한 날이다. 작년 2월23일에 제 아이가 태어났다. 오늘이 돌인데 아이가 세상에 태어나서 생애 처음 맞이하는 생일에 아빠가 이렇게 귀한 상을 선물 받아서 오늘이 더 특별해졌다. 아이에게도 감사하다. 이 상이 큰 선물이 될 것 같다. 귀한 선물을 주신 한국기자협회와 심사위원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인사를 드린다. 아이가 자라서 아빠의 말과 기사를 이해할 때가 되면 오늘의 저를 자랑스럽게 생각해줬으면 좋겠다. 한겨레 탐사팀은 작년 1월부터 9월까지 총 세 차례에 걸쳐서 입법·사법·행정부의 국가 권력에 대해서 탐사 보도를 진행했다. 그 중에서도 국회의원 정치자금 전수조사는 저희들이 하면서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많이 힘들었던 기억이 난다. 아무래도 취재 대상이 방대하다 보니 많이 뛰어다니고 현장을 돌아다니면서 힘들었다. 이 보도가 나간 게 작년 4월 총선 쯤이라 국회의원들이 취재와 보도에 상당히 민감하게 반응했다. 그런 상황이었지만 저희들이 하나하나 팩트들을 모아가면서 오히려 그만큼 보람도 많이 느꼈다. 원래 저희가 한 작업들은 선관위나 국가기관이 해야 할 일인데 그런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았다. 그래서 언론이 했다. 국가기관이 정당한 자기 임무를 방기할 때 언론의 역할이 무엇인가, 저희는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이 보도를 통해서 보여줬다고 확신한다. 오늘 수상작들을 보니 권력 감시 보도들이 상당히 많은데 역시 진보·보수를 떠나서 국가권력을 감시하고 견제하고 비판하는 것이 언론의 본령이라는 것을 이 자리를 통해 다시 한 번 느꼈다. 감사인사를 드릴 분이 상당히 많다. 먼저 함께 고생해준 권승록, 김민경 두 기자께 고맙다는 말씀 드리고 싶다. 이 두 기자의 성실한 취재가 없었다면 아마 이번 보도는 불가능했을 거라고 저는 믿는다. 그리고 정치부에 있던 제게 한 번 같이 큰  일을 도모해보자며 손을 내밀어준 우리 고나무 탐사팀장, 지금은 아니지만 탐사팀장께 진심으로 특히 더 감사하다는 말씀 드린다. 선배가 내민 손이 오늘 저를 이 자리로 이끈 것 같다. 그리고 우리 백기철 편집국장, 임석규 기획에디터께도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이 두 분이 배려해주고 지원해준 덕분에 저희들이 마음껏 뛰놀 수 있었다. 끝으로 오늘 생일을 맞은 아들, 아빠 수상 소감 말할 때 가끔씩 애기소리가 나는데 제 아이다. 진심으로 생일 축하한다. 탐사팀에 있으면서 취재다 마감이다 정신없이 뛰어다니느라 집안일은 거의 돌보지 못했다. 그런 남편을 대신해서 홀로 독박육아를 하면서 저를 늘 응원해주고 지지해준 사랑하는 아내 전예진 기자에게 오늘 이 수상의 영광을 돌리고 싶다. 늘 이 상의 무게와 의미를 잊지 않겠다. 대단히 감사하다.


<독한 사회-생활화학제품의 역습> 김기범 경향신문 기자
방금 사진들을 보셨을 텐데 작년까지 우리 사회를 떠들썩하게 했던 문제들 중에 가습기 살균제 문제를 계기로 이번 기획 준비를 시작했었다. 저희 팀의 얘기를 하기에 앞서서 제 개인적인 말씀을 드리면 제가 2013년부터 가습기 살균제 관련 보도를 하면서 받은 상이 4개가 되더라. 그 상을 받는 동안 한국 사회는 가습기 살균제라든지 이런 생활화학 제품 문제와 관해서 얼마나 많이 바뀌었는가라고 생각하면 피해자들의 눈물에 있어선 아무것도 달라진 것이 없다는 생각이 든다. 저희 기획 역시 그런 얘기들을 더 깊이 있고 더 넓은 관점에서 보기 위해 얘기를 했던 것 같다. 저희 팀에선 가습기 살균제뿐만 아니라 생활화학 제품을 사용하도록 권하는 한국 사회의 사회문화적인 원인들을 분석하는 데, 그런 문제들에 천착하는 데 애를 썼고 처음으로 그런 얘기들을 공론화는 데 성공하지 않았나 그런 생각이 든다. 좀 전에 같이 상 받은 이혜인, 이혜리, 이효상 기자들은 어찌 보면 저의 마수에 걸려들어 저희 팀에 와서 정말 맨땅에 헤딩하는, 한국 기자들이 아무도 발을 디뎌보지 않은 영역에 처음으로 맨 땅에 헤딩하면서 정말 많은 고생을 했다. 전문 영역이었을 뿐만 아니라 전문가들조차도 이 문제를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 시각을 제대로 갖지 않은 문제들을 저 세 기자가 아니었다면 저희도 제대로 방향을 찾지 못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모든 영광을 후배들에게 돌리고 싶다. 감사드린다.


<시사기획 창-훈장> 이병도 KBS 기자
저희 취재가 2015년 여름에 끝났는데 결국에 방송은 작년 2월에 됐고 그래서 상을 2017년 2월에 받게 됐다. 정말 우여곡절이 너무나 많았고 저희가 처음에 기획한 두 편 중 한 편은 결국 끝내 방송이 되지 못했다. 그 과정에서 저희 취재를 이끈 최문호 선배가 독립언론 뉴스타파로 옮겨서 방송을 하는 그런 일까지 있었다. 사실 지금 생각해도 너무나 가슴이 아프고, 바로 그런 점을 높이 사서 한국기자상의 영광을 주신 것이라 생각한다. 저희 방송은 과거의 간첩 조작 사건의 수사관들이 대한민국의 영예로운 훈장을 받았다는 걸 보도했다. 간첩 조작 사건은 아직도 다 끝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그와 비슷한 풀리지 않는 우리나라 대한민국의 여러 가지 문제들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것들을 보도하는 데 공영방송 KBS가 앞장서도록 하겠다. 아까 어느 분께서 돌 맞은 아이 얘기를 했는데 사실 여기 계신 기자 선후배님들, 우리 가족들 정말 제대로 가정 돌보지 못한다. 그런 의미에서 정말 우리 가족들이 이 상의 영광을 다 가져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감사하다.


<평택 ‘원영이 사건’> 최해민 연합뉴스 경기취재본부 기자
사실 작년에 처음 이달의 기자상을 탔을 때 이번 사건은 마냥 기뻐할 수만은 없었다. 워낙 슬펐던 사건이었다. 그래서 저희가 상을 수상하고 마음이 불편한 것을 어떻게 하면 조금이나마 덜 수 있을까 고민하다 저희 사건팀이 기자 상금 받은 것과 회사 상금 받은 것을 모아서 평택에 있는 지역아동센터에 100만원 상당의 에어컨을 설치해드렸다. 그런 일이 있었다. 저희는 이번 수상이 사건팀 기자들의 공로만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번 사건을 겪으면서 이기창 본부장님께서 아동 학대사건에 대한 뿌리를 한 번 뽑아보자, 이런 목표로 한 번 취재를 해보자 해서 기획이 시작됐고 개별 사건으로 보도하는 것으로 끝내는 것이 아니라 이번 사건으로 인해서 더 이상의 아동학대 사건은 이 땅에 발붙이지 못하도록 해보자 그런 목표 의식을 갖고 했다. 그러다보니 이런 좋은 결과를 얻게 된 것 같다. 무엇보다 연합뉴스 사건팀 기자들 굉장히 힘들게 일하고 있다. 동료 선후배 기자분들 다 아시겠지만 어느 기자실 가도 가장 지저분하고 피곤해 보이는 사람 보면 연합뉴스 기자들이다. 사실 저희도 저희가 있는 기자실에서 가장 지저분한 기자를 찾으면 저희다. 사건 일선엔 항상 연합뉴스가 있다. 누구보다 가장 빠르고 가장 정확하게 기사를 쓰기 위해 발로 뛰고 있다. 이번 보도를 하면서 저희 사건팀에서도 가장 주요했었던 게 원영이 친엄마가 저희들에게 연락을 해왔었던 계기가 있다. 기사를 접하면서 가장 정확하고 가장 빨랐다, 그래서 그쪽이랑 얘기를 하고 싶다며 저희들에게 인터뷰를 요청했다. 그런 과정에서 그동안 원영이가 겪었던 일들을 심층적으로 취재할 수 있었다. 끝으로 아마 한국기자협회 최초가 아닐까 싶은데 같은 취재팀의 이영주 기자와 부부 사이다. 부부가 최초로 수상한 것이 아닐까 싶다. 아무튼 저희 연합뉴스는 바른 언론, 빠른 통신 이 목표를 항상 가슴에 지니고 열심히 하겠다. 감사하다.


<여교사 성폭행 사건> 김양훈 목포MBC 기자
새벽 5시에 일어나서 달려왔다. 이 기자상 받기 위해 달려왔다. 다시 한 번 감사드린다. 이 자리에 계신 분들뿐만 아니라 국민 모두 스승이 있을 거다. 하지만 차마 다시 입에 담기도 싫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해서 저희 취재팀이 교사들의 근무 여건에 대해서 점검을 해봤다. 정말 참담했다. 1000명의 학생이 다니는 곳도 학교도, 단 10명이 다니는 곳도 모두 학교다. 하지만 섬 지역, 농어촌 도지에 살고 있는 학생들이 다니는 학교 옆에 있는 선생님들의 관사는 정말 심각했다. 지어진 지 40년, 50년 된 쓰러질 듯한 관사에서 선생님들이 생활하고 있다. 외풍이 들어와서 문풍지를 발라 살고 있다. 예산이 없어서, 돈이 없어서 개선을 할 수 없다고 한다. 이번 최순실 사태를 바라보면서 더욱 마음이 아팠다. 시급하지도 않은 그리고 과연 이 사업이 필요가 있을까하는 곳에 상당히 많은 우리 세금이 편성됐고 쓰였다. 그리고 대기업이 특정 개인을 위해서 그 많은 돈을 지원했다. 그 예산의, 그 돈의 10분의 1 아니 100분의 1만이라도 우리 선생님들 근무 환경 개선에 사용이 되면 우리 교육의 미래는 더욱 밝아질 것으로 생각된다. 감사드리고 싶은 분 많은데 감사의 말씀보다도 정부에 건의 드리고 싶다. 정말 현장에 한 번 오셔서 고생하시는 선생님들의 근무여건 개선을 위해 좀 더 관심을 가져주시면 감사하겠다. 감사하다.


<복지사각 ‘제로맵’> 이대진 부산일보 기자
훌륭한 여러 작품들과 같이 수상해 영광이다. 특히 이번에 대상을 받으신 작품들이 나라의 위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야기를 다룬 거라면 저희는 그만큼 중요한 밑바닥의 이야기를 취재했다. 부산시에서 매년 많은 복지예산을 투입하고 있는데 소위 잘 사는 동네와 못 사는 동네의 격차가 왜 갈수록 벌어지고 있을까, 그런 문제의식을 가지고 보도했다. 저희 취재팀 기자로서는 발로 현장을 뛰는 현장 저널리즘과 통계 지표를 분석하는 데이터 저널리즘, 이 두 가지 방식을 조화롭게, 상호 보완적으로 할 수 있지 않을까 시도를 하고 또 의미 있는 결과를 얻어냈다는 점에서 보람 있었던 작업인 것 같다. 작년 하반기에 권력형 비리 보도가 잇따르면서 사실 저희 팀으로서는 좀 곤혹스러웠다. 왜냐면 저희가 보도를 마무리하면서 뒤이어서 저희가 개발한 대안들을 부산시 시책으로 조명해보고자 작업을 하고 있었는데 최순실 게이트가 터지면서 전국적으로 지역 이슈들을 다 빨아들여 저희의 작업이 올스톱 된 상황이다. 역으로는 시책은 지지부진하지만 대신 대선 공약화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생각한다. 도와주신 선후배들께 감사드리고 앞으로 더 낮은 시선으로 더 깊이 있게 바라보도록 하겠다. 감사하다. 


<대하기획 인류무형유산 제주잠(해)녀-제주해녀 미래성장동력으로> 고미 제민일보 기자
다른 후배기자들을 같이 데리고 왔었어야 했는데 회사에 일이 잠깐 생겨서 대표로 와서 미안한 마음까지 든다. 저희 11년 걸렸다. 11년 동안 해녀기획을 이끌 수 있게 물심양면으로 도와준 신문사 가족들, 그 모든 분들께 수상의 영광을 돌리고 싶다. 또 하나 잠깐 말씀드리고 싶었던 게 언론의 역할이 비판과 견제, 설득의 기능도 있지만 작지만 보이지 않은 것들을 키워내서 가장 큰 힘이 될 수 있게 만드는 게 역할 중의 하나가 아닐까 그런 생각을 했다. 지난해 11월30일 저희 유네스코 등재 소식이 나오면서 전 언론이 해녀 얘기를 했는데 그 전까지는 해녀가 무엇을 했는지에 대한 관심이 사실 없었다. 그런 계기를 만들 수 있었다는 것, 그 자리에 있을 수 있었다는 것, 그리고 저희가 취재한 내용이 앞으로 해녀를 더 큰 문화유산으로, 가치를 키우는 모든 부분들의 자료로 쓰일 수 있게 됐다는 점이 정말 기쁘다. 지금 해녀에 대한 자료가 많지 않아서 가장 많이 비판을 해줬던 분이 저희 어머니다. 저희 할머니가 해녀였기 때문에 옆에서 보고 들은 내용들을 저한테 제일 많이 얘기를 해주셨다. 잘못됐다는 얘기도 해주셨다. 2005년 기획을 시작했는데 2006년에 엄마가 됐다. 모든 취재 현장에 저희 꼬마가 같이 다녔다. 카메라를 들기도 했고 해초를 실어 나르는 경운기를 타보기도 했다. 그렇게 많이 응원해준 저희 가족들, 여기 서있는 모습을 가장 기뻐하셨을 하늘에 있는 저희 아버지한테도 감사의 마음 전하고 싶다. 고맙다. 


<팔짱기고 웃으며 조사받는 우병우 전 수석> 고운호 조선영상비전 기자
아직 한참 많이 배울 연차인 제게 큰 상을 준 한국기자협회와 선후배분들의 축하에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2016년은 영화보다 더한 해였다. 최순실 게이트의 주인공과 부역자들의 국정농단으로 대한민국의 헌정 질서가 무너졌다. 그날 밤 빌딩 옥상에 올라 우병우 전 수석의 모습을 세상에 고발했다. 사진 한 장의 힘을 느낀 귀한 취재였다. 사진기자만이 할 수 있는 역할과 메시지를 전했다. 검찰에 대한 불신이 특검으로 전환이 되고 이 사진을 보고 광화문 광장으로 나갈 것을 결심했다는 댓글을 보며 제 양 어깨에 멘 카메라의 무게를 다시 돌아본다. 기자들은 우리 사회의 잘못된 것들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근데 그런 것들이 발견에 그치지 않고 고치고 바로 세워야 할 분들의 역할이 절실할 때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다가올 또 중요한 순간들을 충실히 기록하면서 우리 사회의 또 다른 우병우 같은 사람이 나타날 때 망원렌즈를 또 꺼내 보겠다. 11월6일 밤 취재기회와 도움을 주신 전기병 부장과 주용중 데스크, 그리고 박상기 선배, 이진한 선배께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 또 많은 격려를 해주신 방상훈 사장과 임현찬 대표께도 감사드린다. 제가 카메라를 들겠다고 했을 때 물심양면 지원해주신 부모님께도 정말 사랑한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사진기자로 첫 발을 내디뎠던 2014년 겨울, 그날의 초심 잃지 않고 우보만리의 자세로 나아가겠다. 감사하다.


<재스민 혁명 5년, 끝나지 않은 아랍의 봄> 김현우 한국일보 기자
이번 기획은 국제부에서 다뤘던 많은 주요한 이슈들이 사실상 중동문제를 제외하고는 얘기할 수 없다는 생각에서 시작하게 됐다. 이 부분을 취재하면서 그 근저에 아랍의 봄이 있다는 생각으로 취재를 하게 됐다. 이집트, 터키 등 위험하고 또 어려웠던 취재 현장을 두 발로 함께 뛰었던 정지용 기자에게 영광을 돌리고 싶다. 이 상을 통해 중동 이슈가 지금보다 더 많이 발굴되고 보도됐으면 하는 마음이다.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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