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표차 당선에 "통합 리더십 보여달라"

양상우 대표이사 후보에
경영안정·탕평책 등 주문
"구성원들과 함께 걷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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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상우 한겨레 신임 대표이사 후보

한겨레 신임 대표이사 후보에 양상우 전 대표이사가 선출됐다. 지난 10일 한겨레 주주사원 직선으로 치러진 선거에서 양 전 대표이사는 재적인원 540명 중 513명이 참여한 2차 투표에서 258표(50.29%)를 얻어 255표(49.71%)를 얻은 유강문 디지털미디어사업국장을 제치고 3표 차로 신승했다. 양상우 당선자는 내달 18일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승인을 받으면 대표이사로 공식 취임하게 된다.


구성원들은 양 전 대표이사 당선의 가장 큰 이유로 경영 안정과 혁신을 꼽았다. 정영무 대표이사 체제였던 지난 3년간 매출이 줄고 경상손익, 당기순손익이 큰 폭으로 감소했는데, 양 전 대표이사가 악화된 재정 상황을 개선해줄 수 있을 것으로 봤기 때문이다. 양 전 대표이사는 비용절감에 따른 ‘쥐어짜기’식 경영이라는 비판을 받았지만 2011~2013년 3년간 약 130억원 가까운 흑자를 낸 바 있다.


또 신문 열독률과 신뢰도 하락, 디지털 경쟁력 약화 등 위기가 가중된 한겨레를 혁신하기 위해 내놓은 여러 공약들도 표심을 얻은 것으로 보인다. 양 전 대표이사는 선거기간 중 △한겨레 매체 전반 ‘리포지셔닝’ △인사희망 반영 시스템 우선 복원 △3년간 50명 신규채용, 여성간부 확대 로드맵 제시 △디지털 및 방송 인력과 비중 50%까지 확대 △주4일 근무제 도입 추진 TF 구성 등의 공약을 내세웠다.


3년 만에 양상우 대표이사 후보를 다시 맞게 된 한겨레 구성원들은 당선자에게 경영 안정과 신뢰 회복 등을 주문했다. 한겨레 A기자는 “정 사장 체제에서 경영실적과 매출 구조가 악화돼 경영을 아는 사람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다”며 “시급히 경영을 정상화해 구성원들의 불안감을 해결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B기자 역시 “미디어 환경이 불투명한 만큼 돌파구를 찾는 게 시급하다”고 말했고, C기자는 “가장 중요한 것은 신뢰 회복인 것 같다”면서 “주주 독자로부터 신뢰를 회복해 한겨레 미래 발전에 동력으로 삼아야 한다”고 했다.


한겨레 구성원들은 당선자에게 통합의 리더십을 주문하기도 했다. 불과 3표 차로 당선된 만큼 사내 통합에 각별한 관심을 쏟아야 한다는 것이다. D기자는 “사내 구성원들의 전폭적 지지를 받지 못한 만큼 표심을 잘 헤아려 분열보다는 통합의 리더십을 보여줘야 한다”면서 “선거과정에서 제시했던 비전이나 전략, 정책들이 구성원들 다수의 지지를 얻을 수 있도록 근본적 쇄신책을 강구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E기자도 “당선자가 지난 사장 시절 경영을 참 잘하긴 했지만 당시 주니어와 시니어 간 세대 갈등이 좀 있었다”면서 “이번엔 탕평책을 써서 지지하지 않았던 사람도 끌어안는 포용력을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F기자는 “사람을 배려하지 않는 혁신은 성공할 수 없다”면서 “낮은 자세로 직원들을 보듬어야 미디어의 위기를 넘고 새로운 미래를 열 수 있다. 세대 갈등을 조정하고 즐거운 조직 건설에 힘써달라”고 당부했다.


양상우 대표이사 후보는 기자협회보와의 통화에서 “제가 받아든 이번 선거 결과는 곧 한겨레 구성원들의 마음이기도 하다. 불안과 답답함, 그러면서도 더 나은 삶과 더 나은 진보언론을 향한 열망이 그 안에 담겨 있다고 생각한다”며 “제 마음도 꼭 그와 같다. 그렇기에 혼자 달려가지도 않을 것이고, 혼자 달려갈 수도 없다. 모든 구성원들과 또박또박 함께 걸으며 불안을 희석시키고 희망은 구체적인 현실로 만들어 가겠다”고 밝혔다.

강아영 기자 sbsm@journalist.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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