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진실 배제되는 헤드라인…이념 프레임으로 뒤틀려선 안돼"

박종률 CBS 논설위원 보수·진보신문 1면 헤드라인 분석으로 박사학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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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취재한 기자들의 진정성이나 양심이 헤드라인에도 정확히 녹아들어갈지 미지수라 생각했다.”
제43·44대 기자협회장을 지낸 박종률 CBS 논설위원은 인터뷰에서 ‘반성’이란 단어를 많이 말했다. 난산 끝에 나온 성균관대 일반대학원 신문방송학과 언론학 박사학위 논문 ‘정권초기 뉴스의 프레임과 편향성 연구’를 두고도 그는 기어코 기자와 언론의 지향을 설명하려 했다. 연구가 드러낸 현실에서 기자들이 어떻게 소외되는지 그래서 무엇이 변화해야하는지 말하기를 멈추지 않았다. 결국 기본의 자리. “기자는 자기 자신을 말하는 사람이다. 언론은 듣고 보고 느낀 것들을 사실대로 말하고 밝혀야 하는 것이다.”


26년차 현직 언론인은 지난 20년 간 진보(김대중·노무현)와 보수(이명박·박근혜) 정권 출범 초기 진보·보수 언론의 프레임에서 드러난 편향성에 주목했다. 특히 1면 헤드라인에 천착했다. 헤드라인은 기자가 파악한 진실을 어떻게 배반하는가. “진보든 보수신문에 있든 기자 개개인 생각은 다 다를 수 있다. 그런데 헤드라인은 시스템을 통해 만들어진다. (취재)당사자들이 빠지고 회사의 경제·정치적 이익, 사시가 들어간다. 이 졸고는 그에 대한 안타까움이다. 저널리즘이 복원돼야 하는 이유다.”



이는 다분히 연구결과와 관련이 있다. 보수신문은 주관적 요소를 활용해 보수정권을 긍정평가하고, 객관적 요소를 통해 진보정권을 부정평가하는 모습, 진보신문은 객관적 요소로 진보정권을 긍정평가하고, 주관적 요소로 보수정권을 부정평가하는 현실 말이다. 그는 “객관적 사실과 사실에 대한 진실이 보수와 진보라는 이념적 프레임으로 인해 독자들에게 뒤틀리게 전달되는 것은 올바른 공론장으로서 언론의 역할을 포기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런 비대칭적인 잣대가) 의도적인 편향성이라기보다는 저널리스트들의 무의식이 아닌가 싶다. 인식하지 못했던 ‘문제적 관행’을 의식해보자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2011년 3월 워싱턴 특파원을 마치고 국제부에서 일하면서 막연히 ‘공부해볼까’라는 마음으로 시작한 박사과정이었다. 기자협회장 시기는 “저널리즘에 대한 고민을 피부로 와닿게 한 경험”이었지만 학위는 늦춰질 수밖에 없는 시간이었다. 덤벼든 지 6년, 기자협회장 임기를 마치고 1년이 지나서야 이룬 성과다. 복귀 후 주말을 온통 할애해 나온 결과물이기도 하다. 그는 회사 여러 선·후배들의 물심양면 배려를 거론하며 “몰입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해줘 고맙다”고 전했다.


박 논설위원은 “25년의 현장 경험을 가졌지만 저널리즘은 기자들만의 소유물은 아니라고 생각해왔다”면서 “제도권 언론의 저널리스트들이 저널리즘에 관심 있는 젊은 사람들과 자주 부딪치며 제대로 된 길을 보여주고 모티베이션을 주는 역할을 해줄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최승영 기자 sychoi@journalist.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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