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혁신 출발점은 알고리즘 기반 CMS"

'뉴스 미디어의 미래' 콘퍼런스
디지털 중심의 시스템 정비 등
언론도 4차 산업혁명 대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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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미국 백악관은 ‘인공지능, 자동화 그리고 경제(Artificial Intelligence, Automation, and the Economy)’라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선 로봇이 인간의 일자리를 상당 부분 대체하고 고숙련자만 살아남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렇다면 뉴스 미디어는 어떻게 진화해야 미래에도 존재할 수 있을까.


조영신 SK경제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은 “그동안 미디어가 어뷰징으로 기사량을 늘리고 유통의 혁신에만 중점을 뒀다면 새로운 시대에선 콘텐츠 생산에 더 큰 의미를 둘 것”이라며 “반복적인 일을 하지 않아야 한다. 그러려면 알고리즘, CMS을 활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조 수석연구원은 지난 16일 서울 종로구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열린 ‘4차 산업혁명과 뉴스 미디어의 미래’ 콘퍼런스에서 “미디어 산업은 ‘맥락과 온디맨드(On Demand·수요 중심)가 지배하게 될 것”이라며 “4차 산업이라는 큰 개념보다 AI, IoT(사물인터넷), 스마트카, 음성 기술이 미디어를 어떻게 바꿀지 생각하면 쉽게 와 닿는다”고 했다.


▲지난 16일 미디어디렉션연구소·비알스톰이 주최한 ‘4차 산업혁명과 뉴스 미디어의 미래’ 콘퍼런스가 서울 종로구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열렸다. 이날 언론사 관계자 등 130여명이 참석했다. (미디어디렉션연구소 제공)

그는 “미디어는 4차 산업 기술로 지금껏 만나지 못했던 독자·시청자들을 찾아갈 것”이라며 “알고리즘과 로봇의 등장으로 기사 생산 비용이 들어가지 않으면 0~20명만이 읽는 동네 야구경기 기사도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이성규 메디아티 미디어테크랩장은 알고리즘을 활용한 CMS(Contents Management System)를 강조했다. 이 랩장은 “기자가 CMS를 통해 기사를 쓰는 동시에 관련 기사, 이미지, 영상을 자동으로 태깅하는 알고리즘을 해외 언론사들은 사용하고 있다”며 “로봇과 애널리틱스(빅데이터 분석) 등을 결합해 높은 수준의 자동화를 선보인다”고 설명했다.


이 랩장은 알고리즘을 적용한 CMS가 뉴스제작 시간을 줄여 기자들의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고 장담했다. 이 랩장은 “영국 언론사 텔레그래프가 지난해 알고리즘 CMS로 교체하면서 통신사 기사를 출고하는 데 걸린 시간이 27분에서 4분으로 감소했고, 58단계에 이르던 출고 단계도 12개까지 줄었다”며 “(알고리즘이나 로봇이) 기자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귀찮고 반복적인 일을 대신한다. 이는 저널리즘에도 기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콘퍼런스를 주최한 미디어디렉션연구소의 엄호동 소장은 4차 산업혁명을 대비하기 위해 알고리즘 기반의 CMS가 필요하다고 거듭 말했다. 엄 소장은 “기존 뉴스제작 과정은 취재기자 일방향이었고 종이신문을 위해 만든 콘텐츠를 디지털로 변환하는 것에 불과했다”며 “독자를 분석하고 데이터를 수집해 전략을 짤 수 있는 알고리즘 기반의 CMS를 갖추는 게 디지털 혁신”이라고 말했다.


엄 소장은 “알고리즘 CMS는 메타 데이터를 활용한 자동 태깅, 계열 매체들을 통합해 ‘멀티소스, 멀티유즈’화를 실현할 수 있다”며 “온라인으로 속보 쓰고 지면 기사를 마감하는 디지털 먼저(퍼스트)가 아니라 디지털 중심으로 조직과 시스템을 재정비하는 것이 4차 산업혁명을 대비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내 CMS 개발업체 비알스톰의 박희목 대표는 알고리즘 CMS를 소개하면서 “격변하는 미디어 환경에서 CMS가 경쟁력”이라고 전망했다. 박 대표는 “알고리즘으로 자동 태깅을 지원하는 CMS를 활용하면 취재기자도 전문가의 도움 없이 훌륭한 기사를 제작할 수 있다”며 “온디맨드 시장을 겨냥한 콘텐츠 관리 기반을 구축해 미래 경쟁력도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달아 기자 bliss@journalist.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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