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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개 숙인 막내들에 응답한 MBC 선배들

경위서 철회 요구 영상 제작…기수별 릴레이 성명

이진우 기자2017.01.10 17:08:34


MBC가 막내 기자들이 만든 유튜브 영상과 관련해 경위서를 제출하라고 지시한 데 대해 내부 반발이 거세다. 선배 기자들은 사내 게시판에 연이어 성명을 내고 즉각 철회하라고 주장한 데 이어 자체 동영상을 제작해 비판의 메시지를 전했다. 영상 제작에는 96명의 기자들이 참여했다.

   

10‘MBC 막내기자들의 경위서 선배들이 제출합니다라는 제목의 영상이 유튜브를 통해 공개됐다. 영상은 “MBC 막내 기자들이 반성문을 올렸다. 회사는 경위서를 요구했다. 이 영상은 MBC 막내기자들이 올린 영상에 대한 선배들의 대답이자 회사 측에 보내는 경위서라는 멘트로 시작한다.

 

선배 기자들은 자신의 기수와 이름을 밝히며 영상을 이어나간다. 그러면서 지난해 12월 촛불집회 현장을 거론한다. 기자들은 당시 MBC 뉴스는 집회 소식을 여덟 꼭지 보도했다. 같은 날 SBSKBS는 특집 편성을 했다. 현장에 나간 기자는 마이크 태그조차 달지 못했고 실내에 숨어서 중계하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선배들은 막내 기자들이 지난 4일 올린 영상 말한 멘트를 되풀이하며 읊었다. 100여명의 가까운 선배 기자들이 참여해 멘트 하나씩 이어나가며 영상을 완성했다.

 

김희웅 MBC 기자협회장은 보도국장은 동영상을 올린 막내 기자들에게 경위서를 요구했다. 도둑이 몽둥이를 들었다. 보도국장은 MBC 뉴스를 망쳐버린 데 대해 경위서를 써야 할 사람이다. MBC 기자들은 이미 성명으로 게시판 글로 피켓으로 구호로 보도국장과 보도본부장에게 요구했다. 더 이상 이들에게 경위서는 받지 않겠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이어 김장겸 보도본부장과 최기화 보도국장은 이제 그만 창피한 자리를 내려놓으라고 사퇴를 촉구했다.

 

사내 게시판을 통해 기수별 항의 글도 연이어 올라오고 있다. 10일 기준 12개 기수가 성명을 냈다. 42기 기자들은 법원에서 공정성을 위반했다고 적시한 뉴스, 매일 타사에 물을 먹는 뉴스는 누가 책임지고 있는가. ‘시청률 2% 뉴스의 책임자는 무얼 하고 있는가. 반성이 필요한 자가 반성하는 자를 벌하려 하는 것은 무슨 논리인가. 경위서 제출 요구를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40기 기자들도 막내들이 만든 영상 자체가 일종의 경위서다. 시청자들에게 제출한 경위서라며 징계는 이미 시청자들로부터 받고 있다. 쓴 소리에 귀 기울이고, 반성하고, 사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경위서를 내야할 사람은 보도책임자라는 제목의 글을 올린 39기 선배들은 저널리즘의 기본조차 지키지 않는 MBC 뉴스에 대해 반발하는 방법조차 잊어버리고 살아온 지난 시간들과 그 시간동안 켜켜이 쌓여버린 수치심과 염치와 부끄러움에 대해 막내 기자들이 대신해서 시청자에게 사과했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경위서 제출 요구 이전에 우리 뉴스가 이 지경이 된 경위를 먼저 파악하고 대책을 세우는 것이 먼저여야 한다. 경위서는 당신과 당신 옆의 사람들과 우리가 쓰는 것이 맞다고 비판했다.

 

이어 36기 기자들도 당신들이 책임지는 MBC 뉴스가 스스로 이름조차 숨기게 된 경위를 소상히 밝혀달라. 당신들이 책임지는 MBC 뉴스가 짖어봐’ ‘부끄럽지 않냐는 비아냥을 듣게 된 경위도 밝히라고 촉구했다. 기자들은 당신들은 MBC 뉴스와 보도국 운영을 책임지고 있다. 구성원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일을 위한 조직을 만드는 것 또한 당신들의 책임이라고 지적했다.


MBC의 한 기자는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이후 사내 보도를 두고 불만을 표출하는 기자들이 늘었다. 보도책임자 사퇴를 촉구하는 피케팅 시위뿐만 아니라, 해직기자들의 천막 농성, 릴레이 게시판 성명 등 내부가 들끓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진우 기자 jw85@journalist.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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