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잡포스팅' "지역 보복인사 불보듯"

KBS본부, 내달 시행 앞두고 폐기 촉구 성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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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가 다음달부터 ‘잡포스팅(자율형 직무선택제)’을 실시하겠다고 밝히면서 구성원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노동조합 등이 지난해 10월부터 독소조항으로 거론해 온 ‘직종을 넘나든 직권 인력배치’ 등은 제외됐지만 현재 안 역시 지역방송을 말살하고 보복인사가 가능한 문제적 인사제도라는 입장이다.


언론노조 KBS본부(본부장 성재호)는 지난 9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성명을 내고 ‘잡포스팅’ 시행 즉각 중단을 촉구했다. KBS본부는 “‘직무공고와 지원, 인력풀, 직권배치’를 골자로 하는 새 인사제도는 시행을 멈추고 당장 폐기돼야 한다”면서 “인력활용의 효율성을 높일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실제로는 조직의 분열과 반목, 맹종을 가져와 KBS를 망칠 망사(亡事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KBS홈페이지 갈무리.

KBS본부는 지역인력의 대규모 유출을 우려하며 회사가 아무런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치 않고 있다고 밝혔다. KBS본부는 “회사는 잡포스팅을 시행함으로써 본사로 유출된 지역국 결원을 본사 인력으로 발령 내 메울 방침”이라며 “그러나 너무 자명한 말이지만 지역국 결원을 메울 만큼 지역으로 이동을 원하는 본사 인원은 결코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 때문에 회사는 결국 본인의 의사에 반하여 이른바 ‘인력풀’에 강제 등록된 인력들 가운데 일부를 지역국에 강제 배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KBS본부는 이와 관련 “더구나 지역으로의 인사 발령은 엄청난 근로조건의 변화가 불가피하기 때문에 비자발적인 지역발령은 큰 저항을 불러올 것이 분명하다. 이 때문에 자칫 지역국에서는 상당기간 인력의 공백이 생길 수 있다”면서 “지역의 결원은 해당 지역에서 채용을 통해 메우는 것이 옳다”고 강조했다.


KBS본부는 사측의 ‘잡포스팅’ 시행 이유에 대해 ‘쉬워지는 보복성 인사’를 거론했다. KBS본부는 “회사가 이른바 지역순환근무 제도까지 없애가면서 본사와 지역 간 인사에 ‘잡포스팅’을 적용하려는 숨은 의도를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이른바 경영진과 부서장 눈 밖에 나면 지역으로 혹은 인력풀로 언제든지 쫓겨날 수 있다는 것을 온 직원에 각인시켜 내부의 다른 목소리를 없애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연욱 기자에 대한 보복인사가 인사규정 위반 등으로 법원에서 제동이 걸리자, 이제는 인사 제도를 바꿔서라도 언제든지 마음에 들지 않는 직원들을 대상으로 보복인사를 가하겠다는 속셈”이라는 것이다.


KBS본부는 “최근 고대영 사장과 사측의 행태를 지켜보면서 KBS 내부 구성원들에게 한 가지 확신이 커지고 있다”면서 “그건 고대영 사장에게 더 이상 KBS를 맡겼다가는 우리 모두가 회복할 수 없는 파멸의 길로 빠져들 것이란 확신”이라고 밝혔다. 이어 “조직을 파멸의 길로 몰고 갈 인사발령을 당장 멈추고 ‘잡포스팅’을 즉각 폐기하라”고 첨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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