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게이트' 보도, 권력의 민낯 낱낱이 고발하며 기자상 휩쓸어

제314회 이달의 기자상 심사평 / 기자상 심사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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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파도에 휩쓸렸다 극적인 구조’ 태풍 차바 현장 생생히 전달 ‘호평’


대한민국을 뒤흔든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국민들의 분노가 커지는 가운데, 언론은 연일 대통령과 권력층 및 기득권 세력의 민낯을 고발하고 있다. 박근혜 정부 내내 무기력하고 눈치 보기에 급급했던 언론들이 뒤늦게라도 권력에 도전해 어둠의 그늘을 밝히는 보도를 잇달아 내놓고 있어서, 기자상 심사를 앞두고 무거웠던 마음이 다소 위안을 받았다. 언론이 비선실세의 국정농단과 국기문란 사태뿐 아니라 국민을 억압하고 고통 받게 하는 사회적 현안들을 적극적으로 파헤쳐 대한민국의 민주주의와 정의를 지켜주기를 당부한다.


비선실세 최순실씨의 국정농단으로 국민들에게 충격을 준 일명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는 각 언론사들의 끈질긴 취재로 그동안 감춰졌던 비밀들이 연일 단독보도 형태로 빛을 발하고 있다. 이번달 ‘이달의 기자상’에서는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와 관련해 5편의 보도가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취재보도 부문에서는 4편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JTBC의 ‘최순실씨 국정개입사건’ 보도는 ‘최씨가 대통령 연설문을 사전에 받아 이를 고치는 등 국정 주요 사항들을 최씨가 보고받고 결정했다’는 충격적인 내용을 최씨가 사용했던 태블릿PC를 입수해 밝힌 수작이다. 이 보도 이후 박근혜 대통령의 대국민사과와 청와대에 대한 압수수색, 최씨의 귀국과 검찰 출석 및 청와대 핵심실세의 구속으로 이어지는 등 진실을 밝히는 데 큰 공을 세웠다는 평을 받았다. 좀처럼 다시 나오기 힘든 특종으로 준비된 취재기자들의 열정에 행운까지 따르는 등 이론의 여지없는 수작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TV조선의 ‘최순실씨 인사예산 농단 및 대통령 사생활 관리 영상’은 장기간에 걸친 탐사취재를 통해 나온 특종보도로, 대통령 옷을 만드는 샘플실 CCTV 장면은 청와대 행정관을 개인비서처럼 부리는 최씨의 전횡을 영상으로 확인시키는 등 큰 반향을 낳았다. TV조선은 최씨가 국정과제인 문화융성의 틀을 짜고 인사예산까지 주무른 증거를 통해 국정농단의 민낯을 그대로 드러냄으로써 두 달 연속 기자상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경향신문의 ‘최순실 독일 유령 법인 설립 및 안종범·차은택 광고사 강탈 사건’ 보도는 각종 자료와 승마협회 관계자 인터뷰를 통해 삼성과 최씨와의 연루 의혹을 최초 보도했고, 차은택씨 등이 재단 사업을 싹쓸이하고 광고회사를 강탈하려는 후안무치한 행태를 투철한 기자정신으로 고발한 수작이었다.


한겨레신문의 ‘최순실 게이트’ 보도는 최씨와 안종범 수석의 재단 사업 주도, 정유라씨의 이화여대 특혜 입학 및 재학 중 각종 특혜 제공, 두 재단의 증거인멸 및 대기업에 대한 강제 모금 등 여러 건의 단독보도를 통해 사건의 본질을 밝혀낸 일련의 특종보도였다.


전문보도부문에서는 두 편의 수상작이 선정됐다. 시사인의 ‘최초공개 최순실’ 보도는 사건 발생 2년 전인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당시 승마 국가대표로 출전한 정유라씨 경기장을 찾아 승마경기장에 온 인물들을 모두 촬영하는 등 발품을 판 ‘준비된 취재’를 통해 결국 최순실씨 사진을 언론 최초로 공개했다는 점에서 호평을 받았다.


동아일보의 ‘파도에 휩쓸렸다 극적인 구조’ 사진은 태풍 ‘차바’가 남부지방에 최초 상륙할 당시에 촬영된 것으로, 자연의 힘 앞에 한 없이 위태로워진 인간의 모습과 당시의 현장을 생생하게 전달, 일본 아사히신문 등 외신이 요청해 주요 사진으로 받아쓸 정도로 호평을 받았다.


지역취재보도 부문에 출품한 MBC충북 ‘두 얼굴의 LG, 41억 뒷돈 갑질 10개월의 추적’ 역시 깊이 있는 취재를 기반으로 협력업체에 대한 대기업의 횡포와 비상식적인 갑질을 적나라하게 고발해 호평을 받았다. 모르쇠로 일관하며 취재를 거부하는 이들을 상대로 끈질긴 취재를 함으로써, 검찰의 수사 및 기소, 실형선고 등 형사처벌과 추징금 부과 등을 이끌어냈고, 처벌과정에서 드러난 법률상의 문제를 짚는 등 열정어린 취재정신으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심사위원들은 심사과정에서 그동안 계속된 권력의 탄압과 횡포에 굴하지 않고 부정부패 및 국기문란의 행태를 밝혀낸 일련의 보도들에서 언론의 정론정신이 살아 있음을 생생하게 확인할 수 있었다. 다음 심사에서도 기자정신이 빛을 발하는 기사들이 많이 출품되기를 기대해본다.

<기자상 심사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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