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교산 시리즈 아직도 하냐구요? 21년째 연재중입니다"

국제신문 근교산 시리즈 1000회
1993년 첫선…산행 길잡이 명성
동영상에 모바일 앱 서비스까지
"독자들 있기에 매주 산을 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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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목요일 연재되는 국제신문 ‘근교산 시리즈’가 오는 24일 1000회를 맞는다. 1996년 1월4일 연재를 시작한 지 약 21년 만이다. 그동안 바뀐 담당기자만 13명, 소개한 산만 1000여곳에 달한다.


근교산 시리즈의 기원은 1993년 1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국제신문은 ‘가볼 만한 근교산’이라는 타이틀로 산행 정보와 절, 맛집 등을 소개하는 시리즈를 87회까지 연재했다. 연재가 끝난 뒤 독자들의 요청이 잇따르자 1996년 ‘다시 찾는 근교산’으로 이름을 바꿔 연재를 이어갔고, 이후 2003년 10월 ‘근교산&그 너머’로 변화하면서 ‘개척산행 길잡이’의 대명사가 되고 있다.


근교산 시리즈가 지금까지 이어져온 원동력은 단연 독자들의 꾸준한 관심에 있다. 이진규 국제신문 스포츠레저부장은 “매주 지면이 나올 때마다 오려서 산행을 가고 꼬박꼬박 블로그에 산행기를 올리는 독자들이 상당수”라면서 “이번 코스는 어땠는지 회사로 문의 전화도 많이 들어온다. 매번 독자들과 호흡하며 산행지를 선정하고 기사의 방향을 잡고 있다”고 말했다.


▲1996년 1월4일 연재를 시작한 지 약 21년 만에 1000회를 맞는 국제신문 ‘근교산 시리즈’. 사진은 1회, 100회, 500회 때의 ‘근교산 시리즈’ 지면.

근교산 취재기자와 산행대장의 고생 또한 빼놓을 수 없다. 매주 연재되는 탓에 이들은 일주일 중 꼬박 하루를 산행에 투자하고 있다. 영하 15도의 추위에도, 영상 30도의 더위에도 예외는 없다. 지면을 메우기 위해 비가 오는 날에도 취재기자와 산행대장은 매번 산을 오른다.


1000회 중 900회 이상을 함께해 온 이창우 산행대장은 “그 전부터 산행을 많이 해오긴 했지만 시리즈를 맡다 보니 의무감과 책임감이 많이 생겼다”면서 “우리 지면에 소개된 후에 외딴 곳에 있는 산으로 가는 버스가 사람들로 꽉꽉 들어찬 경우가 종종 있었다. 그럴 때마다 다양한 산, 다양한 코스를 개척해야겠다는 책임감을 가졌다”고 말했다.


근교산 시리즈는 초창기 부산 경남권의 산행 코스 개척과 소개에 집중했지만 세월이 흐르면서 영남권을 넘어 호남권 충청권 강원권까지 가리지 않고 직접 답사 취재를 하고 있다. 소개 방식도 많이 변했다. 지면을 통해 산행 코스에 대한 상세한 설명과 사진, 산행지도를 게재하는 것뿐만 아니라 2007년부터 동영상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고 2008년 중반부터는 GPS 사용자들을 위해 인터넷을 통해 산행 트랙과 고도표 파일 업로드 서비스를 병행하고 있다. 2012년에는 관련 앱까지 만들어 정보를 모바일로 손쉽게 볼 수 있도록 했다.


내용적인 측면에서도 근교산 시리즈는 변화를 꾀하고 있다. 이진규 부장은 “1993년 땐 ‘마이카 시대’라 사람들이 주말마다 산을 찾았고, 1997년에는 IMF로 인해 실직된 분들이 마음을 달래러 산에 왔으며, 2000년대 중반엔 주 5일제가 시행되면서 산행 기사에 대한 반응이 뜨거웠다”면서 “근래엔 힘들여 산을 타는 것보다 대화를 나누고 경치를 구경하면서 산을 오르는 트랙킹 수요가 많다. 이전처럼 산행 코스를 소개하면서 별도로 지역 트랙킹 코스를 발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창우 대장도 “초창기엔 산이 좋아서 등산하는 사람이 많았는데 요즘엔 운동 개념으로 바뀌어 버려 정말 산을 좋아해서 오르는 사람은 많이 없어졌다”면서 “진심으로 산을 좋아할 수 있도록 문화 유적이나 산성, 봉수대 등 산의 역사를 소개하고 싶다”고 했다.


국제신문은 언제까지 근교산 시리즈를 연재할 수 있을까. 답사하지 않은 주변 산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라 새 코스를 짜는 것이 더 이상 힘들 거라고 생각했는데 의외의 답이 돌아왔다. 10년만 지나도 등산로 열 중 아홉은 바뀌어서 업데이트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때문에 “1000회를 연재했으니 앞으로 1000회를 더 하자는 말이 나온다”고 했다. 이진규 부장은 “독자들이 있는 한 근교산 시리즈를 꾸준히 이어나갈 생각”이라며 “담당기자는 바뀌어도 기사는 바뀌지 않는다. 시리즈의 생명력은 영원하다”고 말했다.

강아영 기자 sbsm@journalist.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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