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계차 길 내주고, 장갑 쥐어준 시민들 고마워

촛불집회 생중계 오마이뉴스 오연호·장윤선·박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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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만 촛불로 광화문이 물들었던 그날, 오마이TV는 처음부터 끝까지 거기 있었다. 타사 기자들이 하나 둘 자리를 떠났어도 16시간이나 현장을 지켰다. 집회 내내 오마이TV가 포털 검색 1위에 올랐고 생중계 조회수는 430만건을 기록했다. 삽시간에 정기 후원자(10만인클럽)도 640여명 늘었다.


왜 오마이TV에 관심이 쏠린 걸까. 당시 현장을 중계했던 오연호 오마이뉴스 대표, 장윤선 정치선임기자, 박정호 기자는 ‘신뢰’를 이유로 꼽았다.


“역사의 변곡점마다 오마이TV가 있었어요. 2002년 민주당 대선 경선 생중계부터 2004년 노무현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 2008년 광우병 집회, 2015년 민중총궐기 그리고 지금까지. 늘 중요한 현장에 있었고 그걸 가감 없이 보여줬어요. 노하우가 쌓인 만큼 국민들의 신뢰도 커졌다고 생각해요.”(장윤선)


▲왼쪽부터 박정호 기자, 오연호 대표, 장윤선 기자.

“다른 방송사에선 1~2분 나갈 영상이지만 우리는 보통 10시간 넘게 생중계 합니다. 매주 토요일 열리는 박근혜 대통령 하야촉구 집회도 마찬가지예요. 현장에서 만난 시민들의 이야기를 날 것 그대로 전달하고 있어요. 자신의 목소리가 편집 없이 바로 나오는 걸 보면서 박수쳐주는 것 같아요.”(오연호)


현장에 나갈 수 있는 카메라는 3대 뿐이다. 지상파나 종편에 비해 장비도 좋지 않다. 10여시간 지속되는 생중계지만 작가가 없으니 각본도, 인터뷰이 사전 섭외도 없다. 수차례 인터뷰를 거절당하는 모습이나 돌발 상황도 모두 방송된다.


그럼에도 시민들에게 사랑받는다는 자부심이 크다. 기자들을 다시 현장에 서게 하는 힘이다. 빈틈 하나 없는 곳에서도 “죄송합니다. 오마이TV 중계차입니다”라는 말 한마디에 홍해처럼 길을 내주는 시민들이 고마울 따름이다.


“볼 때마다 환호해주시고 먹을 것을 주기도 하세요. 경복궁역 대치 현장에 있는데 여고생들이 ‘아저씨 쓰러지지 마세요!’라고 말해준 게 참 고마웠어요. 춥다면서 목에 스카프를 둘러준 아주머니도 기억에 남고 장갑을 쥐어줬던 청년도 잊지 못합니다. 장갑을 돌려주겠다고 했는데…. 이 인터뷰 보고 그분이 연락 주셨으면 좋겠어요.”(박정호)


기자들은 현장에서 연대의식을 느꼈다고 말했다. 시민들은 직접 현장을 중계하고 동영상이나 사진을 찍었다. ‘모든 시민은 기자다’는 오마이뉴스의 슬로건이 실현되는 순간이었다. “예전 시민들은 ‘오마이TV가 우리 대신 현장을 전달한다’고 여겼어요. 하지만 지금은 ‘우리가 하고 있는 것을 오마이TV도 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시민들이 가장 현명합니다. 앞으로도 이들과 함께 해야죠.”(오연호)


오마이TV가 하나의 채널로 굳게 자리 잡길 기자들은 바라고 있었다. “진보성향인 분들만 볼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아니더라고요. 진실을 그대로 전하니까 진영, 지역은 중요하지 않았어요. 쌍방향 소통하는 인터넷 방송의 장점을 살려 시청자, 현장의 시민들과 늘 함께 호흡하고 싶습니다.”(장윤선, 박정호)

김달아 기자 bliss@journalist.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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