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길 속 이웃 살리고 '식물인간'

제313회 이달의 기자상 취재보도1 / 허욱 채널A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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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욱 채널A 기자

서울 마포구의 빌라에서 난 화재로 한 청년이 의식불명에 빠졌습니다. 어쩌면 단신 보도에 머물렀거나 애인의 이별통보에 격분한 20대 조선족 청년의 방화사건 취재에만 그쳤을 수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기자 스스로도 믿기 어려운 이야기를 접했습니다. 최초 신고자인 안씨가 신고 뒤 불이 번지는 건물 안으로 다시 뛰어들었고, 혼자 의식불명 상태로 발견되는 비상식적인 이야기가 전개된 겁니다. 그렇다면 이웃 주민을 구하러 들어갔단 말인가?


취재 방향은 곧바로 안씨로 향했습니다. 안씨의 가족은 평소 안씨의 태도에 비춰 틀림없다고 했지만, 경찰은 고개를 갸우뚱하는 상황이었습니다.


며칠 간 안씨의 동선 파악과 이웃 주민 증언을 확보하기 위해 발품을 팔았습니다. 안씨가 ‘의인’이라는 확신이 생긴 다음날 보도를 결정했습니다.


보도 이후, 우리 사회의 분위기는 달라졌습니다. 안씨의 희생정신을 기리는 후속보도가 이어지며 큰 반향을 낳았습니다. 안치범씨는 결국 의사자로 지정됐습니다.


이뿐 아니라 이번 채널A 보도의 가장 큰 수확은 사건사고 현장마다 제2, 제3의 안치범이 등장했다는 점입니다. 의사상자 지원과 확산을 위한 민간 차원의 논의도 여전히 진행 중입니다. 안씨의 고귀한 희생이 어디까지 세상을 바꿀 수 있을지 계속 지켜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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