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소는 보통 자연과학, 인문과학, 사회과학 연구 및 연구 개발을 수행하는 기관으로 정의된다. 주로 국가, 대학, 기업, 재단 등이 설립하는데 언론사도 그 주체 중 하나다. 언론사는 미래 전략을 수립하거나 지향해야 할 가치를 정립하기 위해, 또는 콘텐츠를 통한 비즈니스를 구현하기 위해 연구소를 설립한다. 이 때문에 연구소를 보면 언론사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가 드러난다. 기자협회보는 5회에 걸쳐 각 언론사의 연구소를 들여다본다. 각 연구소의 사회활동과 생산하는 콘텐츠 등을 살펴보며 다가올 미래에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알아본다.
스마트폰과 인터넷 등 디지털 기술의 발달은 사회생활 전반에 걸쳐 다양하고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왔다. 그 변화는 개인의 능력을 극대화시킨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측면도 있었지만 부모와 자녀 세대 간 소통의 축소와 단절을 가져오고, 인간계발 측면에서 계층 간 격차를 오히려 확대시키는 부정적 결과를 가져오기도 했다. 한겨레가 2014년 초 사람과디지털연구소를 설립한 배경에는 이러한 역설적 상황이 있었다.
그가 이 분야에 관심을 가진 건 4~5년간 IT 분야를 취재했을 때다. 취재원이었던 통신회사 임원들은 디지털 기술을 무작정 사용하기보다 필요한 목적에 맞게 적정한 시간만 사용했고, 자녀들에게도 규칙을 정해놓고 지도하고 있었다. 그는 개발자 등 소수가 아닌 모두가 디지털 시대 새로운 시민의식, 시민교양을 함양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한겨레도 이 문제가 앞으로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보고 상근자 3~4명 규모의 연구소를 설립하는 한편 2014년 신년 기획 시리즈로 이 문제를 다뤘다.
연구소의 최종적 목표는 기술의 노예가 아닌 현명한 사용자가 될 수 있도록 인식을 확산시키고 각계의 전문가들과 함께 다양한 사회문화적 상황에 대한 대안을 모색하고 제시하는 것이다. 구본권 소장은 “인공지능 시대를 맞아 이 주제는 점점 중요해지고 있다”면서 “높아지는 수요에 따라 디지털 기술 사용자들에 대한 교육을 강화하고 지속적으로 캠페인을 벌일 것”이라고 말했다.
강아영 기자 sbsm@journalist.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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