삭발식 현장을 보도한 첫 기사는 약 400만명에 도달했다. 댓글도 수천개 달렸다. 많은 이들은 열악한 처우를 증언하는 청소노동자들의 모습에서 자신의 어머니를 떠올렸다. 특히 성추행·성희롱에 관련된 대목에서 분노가 폭발했다. 경향신문은 이후에도 보도를 이어가, 정치인들이 현장을 방문해 문제 해결을 약속했으며 국정감사로까지 이어졌다.
그렇지만 경향신문의 연속 보도가 ‘운 나쁜, 일부 비정규직 여성 노동자들의 이야기’, ‘김포공항 청소노동자들만의 이야기’로 남지 않았으면 좋겠다. 매번 재계약을 걱정해야 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는 언제든 부당한 대우를 받게 될 위험이 있고, 여성 노동자라면 누구나 일터에서의 성추행·성희롱에 노출된다. 이들의 이야기가 ‘전체 비정규직 노동자’ 혹은 ‘전체 여성 노동자’들의 이야기로 남아야만 ‘제2의 김포공항 청소노동자들’과 같은 슬픈 사례가 발생하지 않을 수 있다.
부족한 보도였지만 청소노동자들에 힘이 된 것 같아 기쁘다. 하지만 아직 문제가 완전히 해결되지는 않았다. 이번 수상이 그들에게 또 다른 응원이 된다면 더 바랄 것이 없겠다.
Copyright @2004 한국기자협회.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