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 실사 보고서 단독 입수 분석

제312회 이달의 기자상 경제보도 / 김도년 이데일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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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년 이데일리 기자

제가 공개한 대우조선해양 실사 보고서는 작년 산업은행이 4조2000억원의 유동성 지원을 결정한 핵심 자료입니다. 올해 20대 국회 첫 정무위원회와 조선·해운 구조조정 청문회에서 여야 의원들이 정부에 자료 제출을 요구했지만 끝내 제출되지 않았던 극비 문건입니다.


이 자료가 제 손에 들어오게 된 연유에 대해 많은 사람이 궁금해합니다만 이를 자세히 설명하지 못하는 점은 이해해 주시리라 믿습니다. 취재원 보호는 기자의 생명과도 같은 것이니까요.


자료를 입수하게 된 것은 순전히 행운이라고 생각합니다. 취재원이 그 많은 기자 중 저에게 자료를 주기로 마음먹은 것은 제 이름이 특이해 기억에 남았거나 대우조선 회계절벽 문제를 다룬 제 기사가 우연히 그분 눈에 띄었거나…. 이는 복이 통째로 저에게 굴러들어온 것이겠지요. 자료를 받고 이 내용이 기사로 송고되기까지 느꼈던 심장박동수를 다시 느낄 기회가 올까요?


기사를 쓰면서 최근 읽은 ‘회계는 어떻게 역사를 지배했는가’라는 책이 생각이 났습니다. 프랑스 혁명 당시 재무총감이었던 네케르는 절대왕정의 회계장부를 대중에게 공개하면서 프랑스 혁명이 빨리 오는 데 기여했다는 대목이 나옵니다. 프랑스 국민으로부터 걷은 혈세를 왕정의 온갖 사치스런 생활에 쓰인 과정이 드러난 것이지요.


수조원에 달하는 혈세를 국회 동의도 구하지 않고 국민 모르게 집행하는 지금 대한민국의 현실은 앞으로 우리 사회가 더 투명한 회계 시스템을 만들 필요가 있다는 점을 일깨워준 것 같습니다. 제 기사가 그런 도도한 역사의 진보에 조금이나마 기여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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