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소·카드뮴 침출수, 강으로 농경지로 '콸콸'

제311회 이달의 기자상 지역취재보도부문 / 서승신 KBS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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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승신 KBS전주 기자

국보 제11호 미륵사지 석탑으로 유명한 익산(益山), 지명의 한자를 풀이하면 산이 도움을 준다는 뜻이다. 실제로 전북 익산은 우리나라 3대 화강암 주산지로 예로부터 질 좋은 화강암이 많이 나 주민 삶에 큰 도움이 됐다.


그런데 요즘 이 익산의 산들이 아프다. 아낌없이 내어준 산을 제대로 보살피지 않아서다. 아니 오히려 해를 주는 해산(害山)이 되고 있다. 돈에 눈이 먼 일부 부도덕한 업자들이 돌을 캐낸 빈 석산에 전국에서 가져온 일반폐기물은 물론 지정폐기물까지 불법매립하고 있기 때문이다. 발암물질 침출수가 수년간 대량으로 무단 방류되는 현장을 포착하고 갖가지 의혹들을 제기할 수 있었던 건 일부 주민들의 용기 때문이었다. 업체 측의 조그만 보상에 눈을 감다 농경지와 지하수가 온통 오염될 위기에 처하자 생존의 위협까지 느낀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원상복구 등 해결책 마련은 쉽지 않아 보인다. 환경공학자들은 오염된 폐석산과 농경지, 지하수를 원상 복구하는 데 수백억 아니 천억 원에 가까운 돈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했다. 불법을 저지른 업체들로부터 복구비용을 얼마나 회수할지 불투명한 가운데 재정이 열악한 익산시는 환경부에만 매달려야 하는 상황이고 업체들만큼이나 잘못이 큰 환경부는 아예 강 건너 불구경 하듯 익산시에 모든 책임을 떠넘기고 있기 때문이다.


주민들은 오늘도 기자에게 전화를 걸어 “오염되지 않은 농산물을 양심껏 팔 수 있는 날이 언제냐”며 도와달라고 호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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