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기자들 징계 수순 돌입하나

기자 2명 인사위 출석 통보
지역총국 기자들 20일 총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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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가 자사 보도에 대한 기자들의 의견 개진에 잇따라 징계절차 수순의 행보를 보이면서 공영방송 내부에 암운이 가시지 않고 있다.


KBS는 최근 자사가 30억원을 투자한 영화 ‘인천상륙작전’의 리포트 지시를 거부했던 송명훈·서영민 기자에게 오는 22일 국장급이 참석하는 중앙인사위 출석을 통보했다. 언론노조 KBS본부 등에 따르면 이번 인사위 회부는 지난달 29일 통합뉴스룸 문화부 팀장과 부장이 영화 ‘인천상륙작전’이 관객과는 달리 평론가들에게 낮은 평점을 받은 것을 비판적으로 보도토록 지시했지만 “편향된 리포트를 할 수 없다” “개별 영화 아이템은 홍보가 될 수 있다”며 거부한 데 따른 것이다. 앞서 KBS보도본부는 지난 1일 ‘정당한 취재지시 거부에 따른 취업규칙 위반’을 이유로 이들에 대한 징계를 인사부서에 요청한 바 있다.


▲지선호·우한울 KBS기자가 16일 서울 여의도 KBS신관에서 정연욱 기자 부당인사 철회를 촉구하는 피케팅 시위를 하는 모습. KBS기자협회는 지난 1일부터 본관 등에서 3주째 피케팅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KBS기자협회)

KBS 한 기자는 “논란이 된 아이템은 다음날 뉴스 아이템이어서 불방 등 회사의 ‘로스(loss)’가 전혀 없었다. MBC가 29일 같은 내용의 리포트를 해 그대로 갈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며 “보도를 두고 이견이 있을 수 있지 않나. 이에 당일 저녁 기자협회에서 편성규약에 따른 보도위원회 임시회도 요청했지만 거부한 건 사측”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달 19일 ‘성주 사드반대 시위 보도’로 불거진 부당지시 논란과 관련해 KBS전국기자협회장 등을 대상으로 실시한 특별감사 역시 징계를 염두에 둔 움직임이라는 시선이 많다. 감사보고서가 나오면 이 역시 인사위 회부 등 절차를 따르게 될 것으로 보인다. 전국기자협회는 지난달 25일 성명에서 ‘팩트가 확인되지 않았는데도 성주 시위에 외부 세력이 개입했다는 리포트를 (본사에서) 요구했다’고 밝힌 바 있다. KBS는 이에 대해 ‘정상적인 취재·제작과정이 성명으로 왜곡됐다며 사실관계를 밝히기 위해 관련자 조사를 위한 감사 요청을 한 것’이라고 했다.


공영방송사의 이 같은 행보에 KBS 내부의 반발도 점점 거세지는 형국이다. KBS기자협회는 8월 첫 주부터 정연욱 기자에 대한 인사발령 철회를 촉구하는 피케팅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KBS전국기자협회는 오는 20일 서울 여의도 KBS신관에서 지역총국 평기자들이 주축이 된 총회를 계획하고 있다. 17일 한국기자협회 회장단은 정연욱 기자 인사발령 철회를 촉구하는 ‘사장면담요청 및 항의방문’을 할 예정이다.

최승영 기자 sychoi@journalist.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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