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담 과정에서 최대 현안인 구조조정과 관련해 ‘국책은행 책임론’이 거세고 일고 있는 국내 상황을 전하자 홍 전 회장은 당시 상황들을 얘기하기 시작했다. 주요 내용은 지난해 10월 대우조선해양 지원은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안종범 청와대 경제수석, 임종룡 금융위원장 등이 참석한 청와대 서별관회의에서 결정됐고, 산업은행은 그 지시를 따를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었다.
홍 전 회장의 발언은 증거만 없을 뿐 금융계에서는 ‘공공연한 비밀’이었다. 산업은행의 대우조선 지원 등에 대해서도 그동안 고위관계자 등 익명으로 보도된 정도였다. 공공연한 비밀이 익명이라는 한계에 부딪혀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한 게 사실이다. 실명으로 기사를 쓰기로 했다. 이대로 가다가는 경제 위기는 시간문제일 수밖에 없다는 절박한 심정이었다.
보도의 파장은 예상을 뛰어넘었고, 그 여진은 지금도 진행 중이다. 국책은행의 역할론, 서별관회의의 비공개 운영에 대한 사회적 논란도 커지고 있다. 이 기사가 경제정책에 대한 투명성을 높이는 데 조그마한 역할을 했으면 한다.
마지막으로 출장을 함께하며 기사의 큰 줄기를 잡아주시고 기사 데스크까지 마다치 않았던 박용채 논설위원께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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