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기택 전 산업은행장 단독 인터뷰 "대우조선 지원, 최경환·안종범·임종룡이 결정"

제310회 이달의 기자상 경제보도부문 / 박재현 경향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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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현 경향신문 기자

중국의 혁신 기업을 취재하기 위해 지난 5월 중국 베이징과 선전을 방문했다. 이 과정에서 홍기택 전 산업은행 회장을 만났다. 그는 지난 3년간 산업은행장으로 활동하다, 지난 2월 출범한 중국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부총재로 선임돼 베이징에 머물고 있었다.


환담 과정에서 최대 현안인 구조조정과 관련해 ‘국책은행 책임론’이 거세고 일고 있는 국내 상황을 전하자 홍 전 회장은 당시 상황들을 얘기하기 시작했다. 주요 내용은 지난해 10월 대우조선해양 지원은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안종범 청와대 경제수석, 임종룡 금융위원장 등이 참석한 청와대 서별관회의에서 결정됐고, 산업은행은 그 지시를 따를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었다.


홍 전 회장의 발언은 증거만 없을 뿐 금융계에서는 ‘공공연한 비밀’이었다. 산업은행의 대우조선 지원 등에 대해서도 그동안 고위관계자 등 익명으로 보도된 정도였다. 공공연한 비밀이 익명이라는 한계에 부딪혀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한 게 사실이다. 실명으로 기사를 쓰기로 했다. 이대로 가다가는 경제 위기는 시간문제일 수밖에 없다는 절박한 심정이었다.


보도의 파장은 예상을 뛰어넘었고, 그 여진은 지금도 진행 중이다. 국책은행의 역할론, 서별관회의의 비공개 운영에 대한 사회적 논란도 커지고 있다. 이 기사가 경제정책에 대한 투명성을 높이는 데 조그마한 역할을 했으면 한다.


마지막으로 출장을 함께하며 기사의 큰 줄기를 잡아주시고 기사 데스크까지 마다치 않았던 박용채 논설위원께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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