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들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반려배려' 연재하는 고은경 한국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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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들은 말을 하지 못하지만 아픔이나 고통은 모두 느낍니다. 문제는 사람들이 즐거움만을 위해 그들을 이용하면서 발생하죠. 대량밀집사육에 의해 고통 받는 농장동물들, 야생이 아닌 수족관, 동물원에서 생을 마감하는 전시동물들, 강아지 ‘공장’에서 생산되는 반려동물들까지 우리들이 먹고 키우고 보는 동물들이 어디에서 왔는지 생각해 봤으면 좋겠습니다.”


지난 2년 동안 온라인과 지면을 통해 칼럼과 기사로 꾸준히 동물들의 이야기를 전한 고은경 한국일보 기자는 동물들을 위해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고민해야 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2014년 7월부터 한국일보 홈페이지에 ‘고은경의 반려동물 이야기’를, 지난해 6월부터는 지면에 ‘고은경의 반려배려’ 칼럼을 연재하고 있다. 3주에 한 번 동물지면 기사와 한국일보에서 운영하는 반려동물 사이트 ‘동그람이’의 페이스북 페이지 운영도 그의 몫이다. 



지금은 디지털뉴스부 소속이지만 고 기자는 이전에는 산업부 등에서 유통을 담당하며 가욋일로 칼럼을 연재했다. 눈코 뜰 새 없이 바빴을 그가 시간을 쪼개 동물에 몰두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2003년 반려견 ‘꿀꿀이’를 입양하면서 개에 대한 애정이 깊어졌어요. 그러다 소나 돼지에 대한 생각으로 이어졌고 그들이 비인도적으로 도축되는 것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죠. 그때부터 고기도 먹지 않으려고 노력했던 것 같아요.”


그는 칼럼을 통해 사람들의 즐거움을 위해 희생당하는 동물들의 이야기를 전했다. 개고기를 먹으려는 사람들에 의해 쇠파이프로 매질을 당하다 구조됐으면서도 여전히 사람을 좋아하는 ‘복남이’의 이야기, 50년간 학대받다 구조된 코끼리 ‘라주’의 이야기를 비롯해 반려인으로서 궁금한 점이나 문제점이라고 생각되는 부분에 대해 칼럼을 썼다.


특히 그가 지난해 9월에 쓴 공혈견 기사는 큰 사회적 파장을 일으켰다. 공혈견의 존재조차 몰랐던 사람들은 그의 칼럼을 통해 국내 공혈견 실태를 알게 됐고 다른 매체에서도 이 문제가 보도됐다. 고 기자는 “일본 연수생활을 하면서 예뻐했던 강아지가 다른 개에게 피를 나눠줬다는 얘기를 듣고 관련 내용을 기사와 칼럼으로 전했다”면서 “정부에서도 공혈견 실태 조사와 문제 해결을 위한 대응책을 마련키로 해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동물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은 예전과는 많이 달라졌다. 고 기자는 애완견보다 반려견이라는 용어가 익숙해지고 강아지 공장에 대한 비판의 시선이 생긴 것만 봐도 많은 변화가 일어났다고 했다. 다만 아직도 방 안에서 키우는 개, 식용으로 기르는 개가 따로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고 전했다.


그래서 그는 기회가 된다면 계속 동물 관련 칼럼을 쓰고 싶다고 말했다. “앞으로 동물을 담당하지 않게 되더라고 꾸준히 쓰고 싶어요. 꼭 칼럼이 아니더라도 동물의 복지, 인간과의 공존에 도움이 되는 내용들을 발굴하고 독자들과 공유하고 싶은 마음이 있죠. 동물들 뿐 아니라 인간의 삶이 개선되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 싶습니다.”

강아영 기자 sbsm@journalist.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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