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1면 전면 백지 발행…신공항 건설 백지화 거센 항의

  • 페이스북
  • 트위치

대구·경북 지역 매체 매일신문이 22일자 1면 전면을 백지로 냈다. 정부가 영남권 신공항 건설을 백지화한 데에 대한 항의 표현이다.

 

매일신문은 이날 1면에 기사와 광고 모두 싣지 않은 채 백지로 발행, 중간에 신공항 백지화, 정부는 지방을 버렸다는 한줄 제목만 덩그러니 실었다. 좀처럼 보기 힘든 파격 편집이다.

     

▲매일신문 22일자 1면.

매일신문은 2면에서 “2000만 남부권 시도민들이 그토록 간절히 염원하는 영남권 신공항 건설이 21일 정부 발표로 백지화됐다“20113월에 이어 5년여 만에 또다시 신공항 건설이 좌절된 것이다. 수도권과 지방이 두루 함께 잘 사는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한 최소한의 요건인 영남권 신공항 건설을 정부는 외면하고 말았다고 전했다.

 

이어 신공항 건설 백지화로 가슴이 무너지고 통분에 떠는 대구경북 시도민들의 마음을 헤아려 매일신문은 22일 자 1면에 기사광고를 싣지 않은 채 백지(白紙)로 발행한다신공항 건설 약속을 헌신짝처럼 버린 정부에 대한 시도민의 강력한 항의·규탄 뜻을 명확히 전달하기 위해서이다. 신공항 유치 실패에 대한 매일신문의 깊은 책임의식과 사과 반성도 같이 담겨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영남권 신공항은 절대 끝나지 않았다. 잘 사는 지방을 만들기 위한 꿈도 결코 포기할 수 없다. 신공항 건설을 통해 대구·경북 발전을 선도하려는 매일신문에 계속 힘이 되어달라고 촉구했다.

 

이날 이동관 매일신문 편집부국장은 기자협회보와의 통화에서 "그간 국토교통부에서 김해공항이 확장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해 신공항을 추진했고, 대통령도 대선 공약으로까지 내세운 문제였다"며 "10년간 신공항에 매달려 울고 웃게 했으면서 이제 와서 사과 한마디 없이 백지화하는 건 지역민들의 여론을 무시하는 것"이라고 호소했다. 그는 "오늘 신문이 나오고 격려 전화를 여러 통 받았다. 대부분 속을 끓인 지역민들이 덕분에 마음이 풀렸다고  감사의 메시지를 전했다"고 설명했다.

 

▲매일신문 22일자 2면.

매일신문의 파격 발행을 두고 언론계에서도 설왕설래가 오간다. 10년째 기대만 모았던 신공항이 백지화된 데 대구시민의 분통을 표현한 게 지역지로서 용기있는 선택이었다는 평가가 있는 반면, 대구의 지역 이기주의를 언론이 나서서 표명한 건 과하다는 지적도 있다.

 

한 방송사 기자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불의는 참아도 불이익은 못 참는 저항언론으로 평하며 비판했고, 대구 지역방송사의 한 기자는 "지역민들이 오랫동안 기대한 건데 그 허탈한 마음을 언론이 아니면 전할 길이 없지 않나"고 반문하며 "통쾌하다는 반응이 많다"고 평가했다.

 

이진우 기자 jw85@journalist.or.kr

 

이진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배너

많이 읽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