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닝맨' 등 간판프로그램 상품화 전략

[연속기획-언론사 비미디어사업] ④SBS 브랜드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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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런닝맨 운동화’ 첫 선
모자·티셔츠 확대…해외수출도


브랜드 파워가 기업을 먹여 살리는 시대다.
그동안 온실 속 화초처럼 커 온 언론사들은 브랜드의 가치를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하지만 상황이 달라지고 있다.


지난 3월 한국방송협회가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와 미디어크리에이트에서 취합한 자료에 따르면 2016년 1~2월 지상파 방송3사의 광고매출(TV, 라디오 합계)은 전년 동기대비 24%가량 하락했다. 1999년 1월 IMF 경제위기 이후 최악의 상황인 셈이다.


SBS가 브랜드 사업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재송신료 매출이 꾸준히 늘어나는데도 전체 매출은 제자리걸음을 면치 못하거나 오히려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자료에 따르면 SBS의 프로그램 판매 등에 따른 매출은 2013년 1794억원, 2014년 2970억원, 2015년 2668억원인데 반해 방송광고수익은 2013년 5474억원, 2014년 5254억원, 2015년 5258억원이다.


▲SBS가 지난달 18일 캐주얼 브랜드 NBA와 손잡고 선보인 런닝맨 모자와 티셔츠.

대안 중 하나로 시작한 게 인기 예능프로그램 ‘런닝맨’ 브랜드 사업이다. 실제로 SBS는 지난 3월 ‘런닝맨 운동화’를 첫 선을 보인데 이어 지난달 18일 엠케이트렌드의 캐주얼 브랜드 NBA와 손잡고 런닝맨 모자와 티셔츠 등 콜라보레이션 제품을 선보였다. 신발 제품 역시 해외수출에 힘입어 4가지 색상에서 5가지 색상으로 확대했다.


신발은 기획단계서부터 SBS가 직접 참여했지만 모자와 티셔츠의 경우 수익성은 떨어지지만 로열티만 받고 브랜드를 빌려 준 형태다. 유명 회사와의 협업을 통해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서다.


SBS의 전체 매출(7928억원 매출·2015년 기준) 중 런닝맨 브랜드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미미하다. 신발(7만9000원)만 놓고 봤을 때 3만 켤레 판매를 목표로 잡고 있다. 여기에서 나온 수익을 투자사 등과 나누는 방식인데 처음 하는 사업이다 보니 수익이 낮더라도 실패에 따른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인 셈이다.


하지만 SBS는 향후 발전 잠재력을 보고 이 사업에 뛰어들었다. 물론 ‘팬덤’에 의존해 판매가 이뤄진다는 한계도 있지만 백화점 ‘팝-업 스토어’ 등 오프라인 매장으로 확대할 경우 제품의 인지도가 확산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사업을 눈여겨봐야 하는 이유는 런닝맨의 성패 여부에 따라 사업 확대와 투자 규모 등이 결정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SBS 이주상 기획본부 미디어사업국 콘텐츠사업팀 부장은 “런닝맨 이미지에 맞는 신발, 모자, 티셔츠에 이어 선블락, 선글라스, 스파클링 워터 등의 제품 출시를 고민하고 있다”며 “나아가 궁극적으론 웨어러블 기기까지 검토해 볼 것”이라고 말했다.

김창남 기자 kimcn@journalist.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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